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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의 참혹했던 일제 치하, 광복을 가슴에 안고 희망과 혼란이 공존했습니다. 전열을 가다듬을 새도 없이 벌어진 잔혹한 내전, 깊은 상흔만 남은 채 폐허가 된 한반도. 20세기가 시작된 후로 장장 반세기를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과 그럼에도 피어오르는 가느다란 희망이 교차되는 시대였다고 할 수 있죠. 감히 가늠해보건대 1950년대는 결국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공지영
202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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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사동 234번지와 242번지 사이 100여척 배 오가던 안산 마지막 포구 이방인에게 보금자리 되어준 곳 저는 '안산토박이'입니다. 안산에서 태어나 안산에 있는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렇게 서른해 동안 안산 곳곳을 누비며 살아왔습니다. 덕분에 '안산의 아들'이라는 닉네임(?)을 얻었고, 그 덕에 레트로K 안산편 취재에 참여했습니다. 안산에 대해선,...
김동한;공지영;김대훈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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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20여년 전,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기차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름은 '경부선'. 세로로 길쭉한 우리 국토의 중추선을 따라 서울 용산에서 부산까지 연결된 길입니다. 경부선은 산넘고 물건너 걷거나 말타고 서울서 부산까지 가던 구시대의 종식을 의미했죠. 경부선을 따라 수많은 '교통 요충지'들이 탄생했고 요충지마다 행정이 커지고 상업이 융성...
공지영;김대훈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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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벌려고 서로 싸워 뭐해요" 그렇게 시간이 비켜간 그 골목 "어려웠던 시절 애들 공부시키려 시작""미군 햄 넣고 끓여보니 맛 괜찮더라고"88올림픽땐 '명물찌개'로 잠시 개명도가게들 수십년 한자리… 비결은 '상도의'클럽·양복점… 미군 관련 추억들 가득전성기 상징 향군클럽 '기억저장소'로촛불 효시 '미군 장갑차 사고' 아픔도두 사진...
공지영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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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손 잡고 오던 꼬마가 훌쩍 커서 아이들 손 잡고 찾아오는 때가 많아요. 맛있게 먹고 돌아서면서 '이 맛이 그리워 왔다'고 말할 때 뭉클하죠. 우리 의정부 사람들이 임신했을 때 가장 생각나는 맛이라고, 그래서 왔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된장찌개 같이 누구에게나 '생각나는 맛'이 있습니다. 그리움을 담은 음식들이 그러하죠. 그 맛을 다시 맛보...
공지영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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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독 평범하게 사는 일, 보통 사람으로 사는 일에 인색합니다. 특별한 일이 있어야 할 것 같고 특별한 장소를 가야 할 것 같으며 특별한 사람과 함께 해야 인생을 '잘' 살고 있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나의 SNS에 그 특별함을 게시하고, 남의 SNS에 게시된 특별함을 소비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죠. 물론 평범한 건, 지루할지도 모릅니다만, 평범하...
공지영;김대훈
202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