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 아테네 출장 때다. 굵고 기다란 쇠꼬챙이에 겹겹이 꽂아 쌓은 거대한 고기더미를 숯불에 굽고 있는 노포 앞에 발걸음이 절로 멈췄다. 주인장이 장검으로 훑어내린 고기 조각들을 빵에 채워 건넸다. 저렴해서 반가웠고, 맛이 기막혀 뒤로 넘어갔다. 30여년 전 늦저녁 아테네 노포에서 만난 그리스 케밥 수블라키는 지금도 파르테논 만큼이나 강렬하다.튀르...
윤인수 2024-11-13
윈스턴 처칠의 전용차가 신호위반을 하다 교통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기사는 뒷좌석에 수상이 타고 있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교통딱지를 발급했다. 법이 제대로 작동하는 현장에 흡족했던 처칠은 경찰청장에게 그 경찰의 특진을 요청했다. 이번엔 청장이 '교통위반 딱지 발급은 승진 사유가 아니다'라며 거부했다. 처칠은 또 감동했다. 영국의 법치를 기리는 유명한 일화...
윤인수 2024-11-10
한 청년 작가가 처녀작인 '낙엽(La hojarasca)'의 원고를 출판사에 보냈다. 출판사는 "소설가로서 미래가 없다"며 퇴짜를 놓았다.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콜럼비아의 대문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등단 실패기다. 공포소설의 대가인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은 출판사들이 '캐리'를 줄줄이 퇴짜 놓자 원고를 쓰레기통...
윤인수 2024-11-06
11월이다. 우리를 둘러싼 불온한 국내외 정세의 실체와 윤곽들이 속속 드러날 한달이다. 미국 대통령선거가 5일(현지시각)이다. 10월 러시아 동쪽에서 출발한 북한군은 이달 중에 서쪽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본격적으로 참전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이슬람 무장단체 소탕전은 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확대됐다.미국 대선 결과는 꼬이고 뒤틀린 국제정세에 영향을 미친다. 영...
윤인수 2024-11-03
라면은 포장지에 표준 조리법이 인쇄돼 있다. 라면 제조업체 연구진이 심혈을 기울여 찾아낸 물의 양과 끓이는 시간이 핵심이다. 그대로 따라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국민 1인당 1년에 77개의 라면을 먹는 나라다.(2022년 기준) 국민식품 라면을 표준 조리법에 가둘 국민이 아니다. 유튜브엔 최고의 조리법을 자랑하는 라면 고수들이 즐비하다.그런데 저마다 추억하는...
윤인수 2024-10-30
역대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는 '회장님네'와 '일용이네' 두 집안 이야기다. 회장님네는 3대에서 4대에 이르기까지, 대가족이 엄부자모인 김 회장 부부를 중심으로 양지바른 마을 '양촌리'를 이상향으로 만드는 이상적인 가족이다. 반면에 보따리 장수로 마을을 찾았다 회장님네의 도움으로 양촌리에 모자 가정을 꾸린 일용이네는 결핍과 상처투성이 가정...
윤인수 2024-10-27
2024-11-14 18면
2024-11-11 18면
2024-11-07 18면
2024-11-04 18면
2024-10-31 18면
2024-10-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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