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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의 참혹했던 일제 치하, 광복을 가슴에 안고 희망과 혼란이 공존했습니다. 전열을 가다듬을 새도 없이 벌어진 잔혹한 내전, 깊은 상흔만 남은 채 폐허가 된 한반도. 20세기가 시작된 후로 장장 반세기를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과 그럼에도 피어오르는 가느다란 희망이 교차되는 시대였다고 할 수 있죠. 감히 가늠해보건대 1950년대는 결국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공지영
202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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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20여년 전,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기차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름은 '경부선'. 세로로 길쭉한 우리 국토의 중추선을 따라 서울 용산에서 부산까지 연결된 길입니다. 경부선은 산넘고 물건너 걷거나 말타고 서울서 부산까지 가던 구시대의 종식을 의미했죠. 경부선을 따라 수많은 '교통 요충지'들이 탄생했고 요충지마다 행정이 커지고 상업이 융성...
공지영;김대훈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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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손 잡고 오던 꼬마가 훌쩍 커서 아이들 손 잡고 찾아오는 때가 많아요. 맛있게 먹고 돌아서면서 '이 맛이 그리워 왔다'고 말할 때 뭉클하죠. 우리 의정부 사람들이 임신했을 때 가장 생각나는 맛이라고, 그래서 왔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된장찌개 같이 누구에게나 '생각나는 맛'이 있습니다. 그리움을 담은 음식들이 그러하죠. 그 맛을 다시 맛보...
공지영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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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K : 보통의 역사-수원 남문편 일제강점기 설립 수원극장 시대 지고상권 중심부에 위치한 중앙극장 부상2009년 폐업까지 수원 대표극장 명맥"어디서 볼까.""일단, 남문 중앙극장 앞에서 보자."수원에 살았거나 화성, 오산 등 경기 남부 도시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이 누군가 만나야 한다면 두말 않고 외치던 그곳. 전국에서 서울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사...
공지영;김대훈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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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독 평범하게 사는 일, 보통 사람으로 사는 일에 인색합니다. 특별한 일이 있어야 할 것 같고 특별한 장소를 가야 할 것 같으며 특별한 사람과 함께 해야 인생을 '잘' 살고 있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나의 SNS에 그 특별함을 게시하고, 남의 SNS에 게시된 특별함을 소비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죠. 물론 평범한 건, 지루할지도 모릅니다만, 평범하...
공지영;김대훈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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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쏘아올린 '김포시 서울 편입' 논란이 난리다. 해묵은 논쟁인 줄 알았던 경기남·북도 분리 논의가 민선8기 들어 본격화됐고,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전보다 훨씬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와중이었다.예나 지금이나 행정구역 개편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특히 산업화시대가 종식된 후 보수·진보 할 것 없이 국토 개발에 대해선 '균형...
공지영
2023-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