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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엄마는 늘 죄인이다. 정확히 말하면 죄인이 된 마음이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아침 일터로 향하지만, 사랑하는 아이 때문에 무거운 마음으로 종일을 보낸다. 희준이(가명) 엄마도 그랬다. 희준이는 나보다 나은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학원 한 곳이라도 더 보내고 싶어 엄마는 아침마다 아이 손에 돈을 쥐어주고 일터로 떠났다....
공지영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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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가기 싫어 느릿느릿 움직이는 아이들이 토요일 아침, 가장 먼저 일어나 옷부터 챙겨 입는다. 평일 내내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던 일하는 엄마의 손을 붙잡고 제일 좋아하는 센터(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에 가고 싶어서다. 아이들만 북적대던 평일 센터와 주말 센터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잡고 센터 안, 센터 밖 놀이터 곳곳...
공지영
20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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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못 가는 기간 동안 혼자 남겨진 마음이 들었나요?""네…""코로나19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요…"아이들에게 '마음'을 물었다. 지금 네 마음이 어떠하냐고. 어른들은 생각했다. 학교 안 가서 공부도 숙제도 안 해도 되니, 얼마나 좋겠냐고. 마음껏 놀 수 있어서 좋겠다고, 속없는 어른들은 아이들에...
공지영
202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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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번째 이야기 - 어린이는 놀이의 스승 취재 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아직 아이들이 오지 않았겠다 싶었는데, 10살 하음(가명)이와 현주(가명)가 일찌감치 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반가운 마음과 동시에 혹시나 아이들이 점심을 먹지 못했을까 걱정됐다. "얘들아, 점심은 먹었어?"라고 묻자 다행히 하음이는 집에서, 현주...
공지영
202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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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다시 집으로 되돌려 보낼 때,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코로나와 함께 아이들 방학이 예고 없이 시작됐다. 급한 대로 아이들의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간식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한시름을 놓았다. 하지만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과 하려고 준비한 여름방학 놀이프로그램들도 모두 '일시정지'가 돼 버린 것.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할 수 있...
공지영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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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다어울림아동센터가 처음 시흥 정왕동 큰솔공원에 들어섰을 때 아이들에게 '동네에 살면서 무엇이 불편하냐'고 물었다. 애석하게도 아이들은 불편한 것에 대해 잘 말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불편하다는 의미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친구들이 많아서 좋다고 하기도 했고, 안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학년 아이들은 조금 달랐다. 우물쭈물하며 입을 ...
공지영
2021-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