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비하인드

  • [사건사고 비하인드] 그날 밤 사망사고 '공범'은 불법주정차

    [사건사고 비하인드] 그날 밤 사망사고 '공범'은 불법주정차 지면기사

    성남서 늘어선 버스 피하다 참변 "야간엔 항상 있어"… 단속 전무대형차 주차공간 부족 근본 원인지난 5일 오후 9시께 성남시 수정구 수정대로 일대. 수인분당선 가천대역 4번 출구부터 약 200m 떨어진 지점까지 전세버스 4대가 도로변에 주차돼 있었다. 편도 5차선 도로인 이곳은 황색 복선이 그려진 주정차 금지구역이다. 불법 주차된 버스들이 5차선 도로를 가로막아 이곳을 지나는 차들은 4개 차로만 이용해야 했다. 인근 주민 신모(24)씨는 "야간에 이쪽 길을 지날 때마다 항상 버스들이 주차돼 있었다"며 "주말에는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4시10분께 전기자전거를 타고 자신이 운영하는 무인빨래방에 가기 위해 이곳을 지나던 A(37)씨는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11월5일 인터넷 보도=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낸 남성 “집에서 술 더 마셨다” 거짓말 덜미)했다. 당시 A씨는 5차선에 주차된 대형버스를 피해 4차선으로 달리다 변을 당했다. 이처럼 버스나 화물차 등 대형차량의 불법 밤샘 주차에서 비롯된 사망 사고가 잇따르지만, 단속 주체인 지자체는 제대로 된 단속은 물론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사고 발생 지점은 24시간 주정차 금지구역임에도 시는 올해 해당 구간을 단속한 적이 없다. 시 관계자는 "단속 전문 인력이 없어 한 달에 한두 번 단속한다"며 "시 모든 구역을 하다 보니 단속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고 했다.지자체의 안일한 단속도 문제지만, 불법 밤샘 주차의 근본적 원인으론 대형차량 주차공간 부족 문제가 지목된다. 현재 시내 대형차량 주차공간은 성남동 대형 공영주차장(579면)과 탄천변 공영주차장(42면) 등 총 621면이 전부다. 이마저도 매번 가득 차는 탓에 시는 내년 1월까지 성남동 대형주차장을 재정비, 주차면 101면을 더 늘릴 계획이다. 다만 시에 등록된 영업용 화물차만 5천여 대에 달해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지난 5일 오후 9시께 성남시 수정구 한 도로변에 대형

  • [사건사고 비하인드] 이삿짐 노동자 '에어컨 실외기 해체' 위험해도 거부 못해

    [사건사고 비하인드] 이삿짐 노동자 '에어컨 실외기 해체' 위험해도 거부 못해 지면기사

    작업 범위 불명확… 잇단 추락사집주인, 기술자 부르는 대신 요구"작업 중지권 없어… 위험 전가" 이삿짐센터 노동자들이 에어컨 실외기 해체 작업 중 추락하는 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불명확한 작업 범위와 거부권 없는 노동 환경 등이 노동자들을 위험한 작업 현장에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지난 19일 안양시의 한 아파트 8층 난간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를 해체하던 이삿짐센터 노동자 2명이 추락해 이중 1명이 사망(10월 19일 인터넷 보도=안양 아파트서 이삿짐 센터 노동자 2명 작업 중 추락…1명 사망)했다. 당시 이들은 아무런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작업을 하다 부서진 난간과 함께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남양주시 한 아파트 9층에서도 동일한 추락 사고가 있었다. 이때 숨진 노동자도 에어컨 설치 전문업체 직원이 아닌 이삿짐 노동자였다.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반복되는 에어컨 실외기 관련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 작업 가이드라인'을 배포했지만, 이는 에어컨 실외기 설치·수리 전문업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제 작업에 빈번하게 투입되는 이삿짐 노동자에겐 적용되기 어려운 실정이다.상황이 이렇지만, 이삿짐 노동자들은 여전히 작업 현장에 내몰리고 있다. 수원의 한 이삿짐센터는 이사비 견적에 에어컨 해체 비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해당 센터 관계자는 "에어컨 해체 작업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 센터 직원들이 짐을 옮기면서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업체 직원을 불러서 하면 추가비용이 들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많이 요구한다"고 했다.문제는 이삿짐 노동자 대다수가 해당 작업을 거부하지 못한 채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 난간 등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상당수는 낙하물 방지를 위한 공동주택관리법을 위반한 시설물인 경우가 많아 위험성이 크고, 안전장비 없이 해체하는 작업은 더 큰 위험성이 수반된다. 그럼에도 일당을 더 챙겨준다는 식의 회유 아래 노동자들은 여전히 위험한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 용인의 한 이삿짐센터 관계자는 "사고도 계속 발생하고 작업 자체도 위험하다 보니 인부들이

  • [사건사고 비하인드] 깜박하면 사망사고… '님아 황색점멸등 건너지 마오'

    [사건사고 비하인드] 깜박하면 사망사고… '님아 황색점멸등 건너지 마오' 지면기사

    교통량 적은 곳, 주의하며 통행4차로 이하·자정~오전 5시 운영기준 잘 안지켜져 노인 등 위험"상황 달라 경찰서마다 제각각""위험성 있는 곳 보수적 설정을"교통량이 적은 곳에서의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해 운영 중인 '점멸신호 구간'에서 최근 사망 사고가 발생(10월16일 인터넷 보도=남양주 교차로서 육군 장교가 몰던 차량에 70대 여성 치여 숨져)한 것과 관련, 보행 약자의 안전을 위해 점멸신호 운영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점멸신호등은 지난달 말 기준 경기남부경찰청에서 2천317개, 경기북부경찰청에서 450개를 운영 중이다. 경찰청은 점멸신호 구간 내에서 교통사고가 계속 발생하자 앞서 2019년 운영 기준을 강화했다. 점멸신호등은 4차로 이하에 설치하도록 했고, 통행량은 시간당 400대 이하로 규정했다. 운영시간 역시 종전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운영하던 것을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로 축소했다.하지만 도내 곳곳의 점멸신호 구간에는 이 같은 기준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남양주시 진접읍의 한 교차로에서 황색 점멸신호등을 보고 좌회전하던 차량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노인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곳은 왕복 5차로임에도 점멸신호 구간으로 운영 중이었고 이 때문에 사고 발생 당시 보행자 신호등은 꺼져 있는 상태였다. 남양주북부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구간이 교통량이 많지 않은 지역으로 신호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황색 점멸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사고 발생 이틀 뒤인 지난 18일 다시 찾은 현장은 여전히 점멸신호 구간으로 운영 중이었다. 이곳 인근에는 아파트 단지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도서관, 공원 등이 있어 평일 낮에도 횡단보도를 통행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공원을 하루에 두 번씩 찾는다는 김남욱(74)씨는 "근처에 교통사고가 난 줄도 모르고 있었다"며 "저녁까지 근처 사는 노인들이 돌아다니는데 위험하다는 생각은 못했다"고 말했다.통행량이 많아 항시 차가 막히는 수원시 영통구 법조타운사거리 인근에

  • [사건사고 비하인드] 사랑이 살인으로… 절벽 앞에 선 '노노 간병'

    [사건사고 비하인드] 사랑이 살인으로… 절벽 앞에 선 '노노 간병' 지면기사

    수원 70대 남성, 60대 아내 살해십수년 말기암 간병, 생활고 겪어안전망 부재속 신체·경제적 악화 지난 2일 0시30분께 "아내를 죽였다"는 외마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수원시 권선구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70대 남성 A씨가 자신의 집에서 잠자던 60대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를 시도한 뒤 스스로 신고한 것이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말기암을 앓고 있는 아내를 십수년간 병간호했다. 더는 할 수 없을 거 같아 범행했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암 환자인 아내를 오랫동안 간병하며 생활고를 겪었다고 털어놨다.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A씨의 아내는 심폐소생술(CPR)을 통해 호흡이 돌아왔으나, 다음날 결국 숨을 거뒀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안타까운 소식에 이웃 주민들은 씁쓸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웃 주민 유모(77)씨는 "A씨와는 마주칠 때마다 인사했고, 지난달까지 부부가 함께 외출하는 모습도 봤다. 간병과 생활고로 힘들어 한 것은 몰랐다"며 "이웃들과의 관계나 부부 사이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평범한 노부부였는데 이런 일이 생겨 마음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앞서 지난해 9월에도 도내 한 주거지에서 80대 남성 B씨가 70대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B씨는 2020년 7월부터 치매 진단을 받은 아내를 홀로 돌봤고, 아내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간병으로 인한 심리·육체적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이처럼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간병'은 신체·경제적 약화로 인해 간병하는 노인을 심리적 절벽 앞에 세우고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간병 살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간병 살인이 반복되는 이유로 가족 간병인들에 대한 빈약한 사회안전망을 꼽고 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노노간병은 신체·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배우자가 모든 간병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으며,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엽합 사무처장은

  • [사건사고 비하인드] 언제 차량 튀어나올지 몰라… 아찔한 이면도로

    [사건사고 비하인드] 언제 차량 튀어나올지 몰라… 아찔한 이면도로 지면기사

    부천 삼정동서 지게차 치여 숨져우회전하던 운전자 "사람 못 봤다"인도 확보 안되고 불법주차 가려주민 "처음 아냐, 한달전도 사고" 지난 27일 오전 10시께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의 한 간이버스정류장 앞. 교차로와 맞닿은 이곳에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위태위태하게 서있는 모습이었다. 차가 지나다니는 도로에 나와 있는 시민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이 차가 막고 있는 골목으로 다른 차량들이 지나갈 때마다 수시로 움직이며 몸을 피하는 시민들도 있었다.이날로부터 불과 3일 전인 지난 24일 이 장소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서 있던 70대 A씨가 지게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게차는 해당 교차로의 골목길에서 왕복 2차선 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전하던 중이었다. 지게차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대로변 안쪽으로 600m가량 이어지는 이곳 2차선 도로는 중앙선과 횡단보도까지 있고 버스도 다니지만, 인도는 확보돼 있지 않다. 다시 말해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다. 도로의 경계도 신호도 없는 탓에 차량과 보행자가 겹쳐 항시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곳에 불법주정차 차량들이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까지 가로막고 있어 사고 위험성을 더 높이고 있다. 이곳 일대 주민들은 보행 환경이 너무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민 정모(78)씨는 "큰 도로는 신호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동네 지리를 아는 운전자들은 다 지름길을 찾아 이 길로 들어온다"며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는 대로변에서 들어오는 입구까지 늘 차가 꽉 막힌다"고 토로했다. 사고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주민 윤모(67)씨는 "차량이 사람이나 정차한 차를 피하다가 접촉사고를 내는 경우도 많고 한 달 전쯤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차에 부딪쳐 머리쪽이 찢어진 채 구급차를 타고 실려가는 걸 봤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이면도로 보행자 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지만, 행정당국은 기존 도로의 폭 자체가 협소해 별도의 인도를 만드는 게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