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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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인천시립교향악단 '음악으로 떠나는 유럽여행' 지면기사
정한결 객원 지휘… 부담 없는 곡 선곡어린이 동반 가족 등 다양한 사람 발길"클래식 몰라도 즐길수 있는 기회 좋아"'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쉽지 않은 요즘, 인천시립교향악단은 음악으로나마 여행을 떠나보자고 제안했고 관객들 또한 크게 호응했다.지난 9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인천시립교향악단의 기획 연주회 '음악으로 떠나는 유럽여행'은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 시민들의 답답함을 달래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연주회였다.인천시립교향악단의 이날 공연은 젊은 지휘자 정한결의 객원 지휘로 진행됐다.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은 1시간여 동안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연주를 들으며 스위스·이탈리아(로시니 '빌헬름 텔 서곡'), 오스트리아(요한 슈트라우스 2세 '빈 기질'), 덴마크·노르웨이(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 16' 중 1악장), 프랑스(포레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 Op 80' 중 제3곡 시칠리엔느), 러시아(차이콥스키 '1812년 서곡'), 체코(드보르자크 '슬라브 무곡 8번')까지 짧지만 알찬 유럽여행이자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기분 좋게 다녀올 수 있었다.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공연이다 보니 귀에 익숙하며, 감상에 부담스럽지 않은 곡들로 지루하지 않게 구성된 연주회였다.티셔츠를 맞춰 입고 공연장을 찾은 한 대학생 커플은 "제목에 이끌려 연주회를 찾아왔다"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해외여행을 가는 마음으로, 그동안의 답답함을 털어내고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도 많았다. 이날 공연의 포디엄에 선 정한결의 지휘 동작을 인상 깊게 봤는지 공연장을 빠져나오는 내내 지휘의 동작을 재현하는 어린이의 모습도 보였다.두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는 어머니 이은지(41·인천 남동구)씨는 "어린이들이 클래식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은 챙겨서 찾아온다"면서 "클래식 음악을 잘 몰라도 즐길 수 있는 기회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씨의 딸 예서(9)양은 "악기가 많아서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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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21세기 작곡가 시리즈' 지면기사
다양한 장르 접합… 한국전통음악 최선두반복·파괴 넘나든 곡, 정형 깨뜨리며 압도미래는 어떻게 오는 것인가. 지난 13일 오후 8시,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레퍼토리 시즌 2020 '21세기 작곡가 시리즈' 공연이 끝나자마자 이 질문이 날아들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원일이 연출하고 부지휘자인 장태평이 연주한 이날 공연은 짧았다. 한 시간 남짓 이어진 공연은 양지선의 곡 '아_에_이_오_우', 라예송의 곡 '먼 바당 작은 테우 위 Ⅱ', 아직(AZIK)의 공연창작·연주곡 '평온 속에서 눈을 뜰 때', 장영규의 곡 '수제천', 윤은화의 곡 '국악관현악을 위한 사이클'로 이어졌다. 몇 개의 단을 쌓아 계단처럼 배치한 무대 위에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동양고주파를 비롯한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다섯 곡을 소화했다. 가장 궁금한 것은 얼마나 새롭고 도전적인지였다. 전통 음악의 생성 원리이자 고유한 창작음악 개념을 동시대의 예술과의 만남에 창의적으로 적용하며 현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음악 행위를 하겠다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포부 때문이었다. 지금 한국전통음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용솟음친다. 새로운 팀들이 등장하고 전례 없던 시도가 이어진다. 대중음악과 만나고 다른 장르와 접합한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역시 그 길의 최선두에 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21세기 작곡가 시리즈는 그 도전의 일환이다.무대를 연 곡은 양지선의 '아_에_이_오_우'. 2007년에 작곡해 2008년 네덜란드 Orkest Ereprijs가 초연한 작품을 개작했는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와 아홉 명의 소리꾼이 협연했다. 단순한 구조의 음과 리듬을 계속해서 반복하며 상승하는 방식이었다. 음악을 구성하는 최소한의 요소만 남기고 모두 지워버린 다음 알짜들을 들이미는 것 같은 고집스러운 집요함이 돋보였다. 라예송의 '먼 바당 작은 테우 위' 역시 단순명료했다.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거나 단숨에 비수를 꽂듯 순식간에 치고 빠지는 곡은 군더더기 없이 명징했다. 소품처럼 느껴졌던 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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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新, 시나위' 지면기사
'이음소리' '장백이 유이문안' '아직'…작품 6편은 '공동체 음악만들기'의 결과연주자들 개성과 역량 마음껏 드러나경기도립국악단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로 이름을 바꾸었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은 의아했다. '시나위'와 '오케스트라'는 공존하기 어려운 음악개념이기 때문이다. 시나위는 연주자 개인의 감각적 즉흥 음악성 구현과 합주를 통한 이의 조화를 추구하는 음악이다. 그러나 오케스트라는 작곡가의 이성적 창작원리로 만들어진 작품을 연주자 집단이 이상적 소리로 재현하는 음악이다. 창작국악을 연주하는 국악오케스트라가 시나위를 추구한다는 모순이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시나위는 굿판의 음악이라는 원초적 종교성과 더불어 고유한 음악적 존재양식을 갖는다. 시나위는 개인의 음악적 역량 구현과 합주를 통한 조화이다. 시나위 연주자들은 함께 어우러져 즉각적인 합주를 할 수 있는 뛰어난 음악적 역량과 서로 간의 음악적 협업이 가능한 공동체 정신을 공유한 집단에 속한다. 시나위의 즉흥성은 악기라는 매개물을 통해 개인의 삶을 통한 음악 만들기의 창조적 역량이 발휘되는 장이다. 그리고 합주를 통하여 개인의 음악적 다양성이 하나로 융합되는 시공간이 시나위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신(新), 시나위' 공연을 보면서 시나위의 전통적 개념과 미래적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6편의 작품은 음악감독이 '창작'한 작품이 아니라 음악감독과 연주자들이 함께 모색한 '공동체 음악 만들기'의 결과였다. 그러다보니 연주자들의 개성과 음악적 역량이 맘껏 드러날 수 있었다.이런 점에서 개인의 솔로 연주를 부각시키면서도 시나위적 합주의 조화를 추구한 'DO-시나위'의 무대는 시나위의 기본정신에 부합하는 음악이었다. '시나브로 위'의 '무위(無爲)시나위'는 시나위의 종교성과 음악성을 잘 표현했다. '고뇌-무상-자유'의 불교적 테마가 법고춤, 싱잉볼(singing bowl), 생황 등의 불교음악적 요소와 어우러진 시나위의 조화는 무교와 불교의 불가분의 관계를 음악적으로 녹여냈다. 악기의 반복적인 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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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인천시립극단 창작극 프로젝트 '거대한 뿌리' 지면기사
굴절된 현대사속 김수영의 삶 그려혁명·쿠데타 등 고통의 시절 공감예리한 풍자 탁월 박근형 객원연출이범우 등 배우들 호연에 관객 갈채인천시립극단이 정기적으로 진행 중인 '창작극 프로젝트'의 네 번째 결과물로 관객과 만난 '거대한 뿌리'가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8월 31일부터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시작된 공연의 마지막 무대였다.김수영(1921~1968)이 쓴 시의 제목이기도 한 '거대한 뿌리'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노래한 김 시인의 삶을 그렸다. 인천시립극단은 극작가 겸 연출가인 박근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객원연출로 초빙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창작극을 완성했다. 예리한 현실풍자와 조롱으로 충격을 던지며 한국사회 문제들을 날카롭게 진단해 왔던 박근형 연출과 인천시립극단의 만남은 공연 전부터 연극팬들의 관심을 끌었다.이 작품은 1968년 6월 15일 늦은 밤 교통사고를 당한 시인이 사경을 헤매는 몇 시간 동안을 담았다. 적십자병원 중환자실에 누운 그는 세상을 떠나기 까지 굴곡진 인생을 되돌아본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던 시기와 해방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 시작된 미 군정과 한국전쟁,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경험,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시작된 현대사를 거쳐 마지막까지 그를 붙들고 있던 것은 4·19혁명의 정신이었다. 작품은 시인 김수영의 삶과 예술을 생생하게 압축해 표현했다. 그와 함께 굴절된 대한민국의 현대사도 무대 위에서 흥미롭게 펼쳐졌다.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현재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세대간, 지역간의 진통과 청산되지 못한 그릇된 역사를 떠올리게 만들었다.극에서 김수영은 "죽음을 눈 앞에 둔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게 다 부질 없는 세월이었다. 그러나 3·15 부정선거에 맞서 시위를 하던 김주열 학생이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마산 앞 바다에 떠오르자 시대와 반역의 세월에 분노하며 울분을 토했던 1960년은 내 인생에 가장 뜨거웠던 인생의 황금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본다.그 후 김수영은 현실과 정치를 직시하는 적극적인 태도로 문학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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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경기도문화의전당 '2019 단원창작 프로젝트-턴어라운드' 지면기사
"그날도 아침 8시에 일어나기 힘든 몸 상태였다."한 여인이 대사를 읊으며 무대에 등장한다. 꿈과 현실을 오가는 내레이션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관객들은 언어가 아닌 몸짓으로 그 의미를 이해한다. 여인을 둘러싼 다른 여자들이 일렬로 서서 줄곧 따라다니며, 동작을 만들기 때문이다. 마치 주인공의 심리를 몸으로 묘사하듯이.연극인지 무용인지 구분이 안가는 이 작품은 경기도립무용단의 단원 김혜연이 만든 '상태가 형태'다. 지난 달 30~31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 '2019 단원창작 프로젝트-턴어라운드'에서 김용범·이주애 단원도 각각 안무작을 선보였다. 춤언어의 경계를 파괴한 신선한 도전들이었다. '턴어라운드'는 단원에게 안무의 기회를 주었다는 점 외에도, 한국전통춤을 춤언어로 사용하는 무용단에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인 것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몇가지 질문들이 떠올랐다. 무용단원의 본업은 춤을 잘 추는데 있는데, 왜 안무를 했을까. 피아니스트에게 작곡을 맡긴 격이니 무리한 기획은 아니었을까. 답은 한마디로, 아니다. 춤을 만들어본 무용수는 표현에 있어서 그 깊이를 더 한다. 한편 안무가가 직접 춤을 출 줄 안다는 것은 엄청난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아서 단원에게는 꼭 필요한 기회고, 무용단으로서는 꼭 수행해야하는 과제이다. 훌륭한 무용수는 넘쳐나는데, 정작 연출과 제작을 모두 아울러 고민할 줄 아는 안무가가 부족한 우리의 현실속에서 안무가 양성을 위한 필수 프로젝트다. 비록 초연에서 완성작을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미래의 레퍼토리를 개발한다는 차원에서 마음껏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세계적인 안무가의 대부분은 무용수 출신이다. 단원들에게 주어진 작은 일탈이 훗날 커다란 부메랑이 되어 멋지게 돌아올 것이다. /장인주 무용평론가장인주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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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독일 드레스덴 필하모닉 인천 콘서트 지면기사
교향곡등 명쾌한 표현 이끌며 오케스트라 앙상블과 하나된 '마지막 무대''현의 여제' 피셔 현란함·부드러움… 다양한 활 놀림 협연 '커튼콜' 잇따라 독일 남동부의 명문 오케스트라인 드레스덴 필하모닉. 드레스덴 필과 8년을 함께 한 수석 지휘자 미하엘 잔데를링의 고별 무대가 7일 오후 아트센터 인천(ACI) 콘서트홀에서 개최됐다.잔데를링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7월 한국 공연을 마지막으로, 20년 동안 쉴 틈 없이 달려온 음악 인생의 휴식기이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과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협연·율리아 피셔)을 선보인 잔데를링과 드레스덴 필은 자신들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며 공연장을 찾은 인천의 음악팬들을 열광시켰다. 드레스덴 필은 특유의 중후한 사운드를 뽐냈다. '미완성 교향곡' 1악장 저현의 피아니시모에 의한 개시 이후 1주제의 제시까지 유장한 현의 선율에 기반을 둔 균형감 잡힌 악기군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잔데를링은 적절하게 설정한 템포에 특유의 맨 손 지휘로 표정을 입혔다. 지휘자의 지시에 오케스트라의 반응도 매우 빠르고 정확했다. 이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기 충분했다.'운명 교향곡' 첫 악장은 빽빽한 악상으로 인해 지휘자의 개성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잔데를링은 유명한 '운명의 동기'에서부터 음의 여운을 최대한 차단했다. 전개부에선 묵직한 저현에 목관의 아기자기한 어우러짐을 통해 곡의 구조를 선명하게 해주었으며, 듣는 재미도 배가시켰다. 2악장에서도 서정성을 강조한 많은 연주들과 거리를 뒀다. 1악장의 변형된 4음 모티브가 3악장의 시작을 알렸다. 지휘자의 뛰어난 음 배분과 크레센도의 가감은 빼어난 오케스트라의 앙상블과 일체됐다. 특히 4악장을 암시하는 금관의 팡파르와 더블 베이스의 정확한 운지는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었다. 종지없이 현의 트레몰로로 이어지는 4악장. 금관의 포효와 어우러진 오케스트라는 베토벤의 뜨겁고 힘찬 웅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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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대한민국연극제 참가 극단 십년후의 '냄비' 지면기사
인천 대표로 경연무대 펼쳐군인·운전사·배우·기자…정치·언론등 다양한 인물들월드컵 보러 주점에 오는데사회 모순·혼란 극복해야만미래가 있음을 에둘러 표현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인천 대표로 참가한 극단 십년후의 경연 무대가 16일 오후 4시와 7시30분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졌다.극단 십년후는 올해 연극제 무대에 한국 근대사의 사건들을 모아서 마치 잡탕 찌개처럼 끓여낸 '냄비'(김명화 작, 송용일 연출)를 올렸다. 오후 7시30분 공연에 맞춰 찾은 공연장의 무대는 찌개를 주 메뉴로 하는 주점 '냄비'로 꾸며졌다. 이 곳은 서울에서 1시간 여 정도 거리의 경기도 어느 미군 부대 근처 변두리 술집이다. 원형 식탁 5개와 의자들이 있다. 무대 좌우에는 큰 나무가 있으며, 주점의 뒤 배경에도 여러 그루의 나무가 보인다. 주점의 앞쪽 무대는 어두운 숲을 지나 주점으로 오고 가는 길로 설정됐다. 시간적 배경은 월드컵이 한창인 때이다.등장 인물은 베트남 참전 용사였던 노인과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는 젊은 군인들, 변두리 극장의 연출가와 배우, 문화부 기자, 스파르타 학원 강사와 선거 후보자, 지역구 국회의원의 운전기사와 군수의 측근 등으로 다채롭다.정치, 교육, 언론, 문화 분야를 의미하는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주점 '냄비'(우리 사회)에서 술을 마시며 시끄럽게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주점으로 향하던 여배우는 길에서 한 소녀를 만난다.등장인물(혹은 그의 지인)들은 1949년 좌익세력에 대한 통제와 회유를 목적으로 조직된 국민보도연맹,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의해 압사당했던 여중생 2명, 1987년 구로구청 부정선거 항의 점거 농성사건 등과 연관돼 있다.작품은 현재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과 함께 수십 년이 지났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주점에서 나누는 대화로 불러낸다. 이 또한 월드컵이라는 스포츠 이벤트에 묻힐 수 있는 상황이다.작품은 작은 사건들이 모여서 큰 사건으로 마무리되는 구조다. 술을 마시며 월드컵을 보기 위해 주점을 찾았다가 떠든다고 핀잔을 듣고 쫓겨난 젊은 군인 중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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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선우예권 첫 전국 리사이틀 투어 '나의 클라라' 수원 공연 지면기사
노투르노 바장조등 슈만 작품 조명다양한 사랑의 감정 차분히 풀어내브람스 곡에선 '기교·격렬함' 선사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그가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자 객석의 시선은 그의 손가락에 집중됐다. 차분하게 연주되는 그의 음표는 자유롭게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그려냈다. 사랑을 노래하기도 하고, 아픔과 애통함을 그리기도 했다. 흑백의 건반 위, 그의 열 손가락이 그려낸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물했다.지난 18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첫 전국 리사이틀 투어 '나의 클라라'가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선우예권은 앙코르 무대까지 포함한 110분 동안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이며 국내 음악 팬을 사로잡았다. 클라라 슈만을 조명하는 색다른 레퍼토리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는 특유의 차분함으로 곡을 풀어나갔고, 관객들은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그는 가장 먼저 클라라 슈만이 1836년에 작곡한 '노투르노 바장조'를 연주했다. 기존 클래식 무대에서 접하기 힘든 클라라 슈만의 곡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관객의 이목이 선우예권의 손에 집중됐다. 그는 악장에 흐르는 슬프고 애절한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손가락으로 섬세한 감정을 그려내며 곡을 이끌어나갔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는 괴로움 속에서 작곡가가 담아낸 슬픔에 젖은 멜로디를 깊이 있게 표현했다. 이어 그는 클라라의 남편이었던 로베르트 슈만이 아내에 대한 사랑을 정열적 선율로 표현한 '판타지 다장조'를 연주하며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다. 대부분 슈만의 작품에는 곡의 아름다움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이를 끄집어내기 힘들다는 평이 있지만, 선우예권은 구조와 형식보다 '사랑'의 감정에 중점을 둔 작곡가의 내면 세계를 섬세하게 읽어내며, 사랑을 갈구하는 아픔과 쓰라림, 애통함을 연주했다. 마지막은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3번 바단조'였다. 브람스가 슈만과 머물던 1853년 완성한 이 작품은 까다로운 기교와 격렬한 연주가 매력적인 곡이다. 앞서 특별한 강약 없이 연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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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인천시립교향악단 올해 첫 정기연주회 지면기사
채재일,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풍부한 선율 매료교향곡 5번 적극적 기조로 다가선 1악장 설득력 얻어거대한 작품 '묘미' 알리려는 이병욱 감독 의도 해석다소 과장되게 전해진 부분도 있지만 '환호' 이끌어내인천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이병욱)의 올해 첫 정기연주회가 지난 5일 저녁 아트센터 인천에서 개최됐다.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초에 있었던 인천시립예술단의 합동 공연으로 인해 예년보다 다소 늦어진 인천시향의 이번 연주회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있을 2019 교향악축제 무대를 대비한 것이기도 했다. 이번 공연의 메인인 말러 '교향곡 5번'으로 교향악축제 무대를 장식할 예정이며, 아트센터 인천을 택한 것도 서울 공연을 앞두고 자신들에게 익숙한 문화예술회관이 아닌 다른 무대에서 청중과 만나려는 것이었다.이병욱 감독의 지휘봉이 움직이자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K.622'가 시작됐다. 인천시향의 정돈된 현의 선율이 공연장을 메웠다. 국내 정상급 클라리넷 주자 채재일이 연주하는 1악장 1주제 또한 적절한 타이밍과 리듬으로 구현됐다. 이 감독과 인천시향도 솔리스트를 배려하며 세밀하게 서포트했다. 영화음악에도 삽입돼 유명한 2악장에서 채재일은 클라리넷 최저음의 음역대를 충분히 울리면서 풍부한 뉘앙스로 곡에 다채로운 표정을 부여했다.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주고받는 대화에선 인천시향 목관주자들의 밝은 색채가 곡에 아기자기함을 불어넣기도 했다. 3악장에서도 독주자는 상체에 반동을 주면서 여러 방식으로 노래했다. 높고 낮음의 음역에 따라 음색과 표현 또한 바뀌면서 모차르트 목관 음악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알려줬다. 유명한 트럼펫 솔로에 의한 셋 잇단 음으로 말러의 5번 교향곡이 시작됐다. 이 셋 잇단 음은 '운명 교향곡'의 동기와 박자 면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성격은 다르다. '운명'에선 상당히 도전적이지만, 말러의 경우는 단지 체념적이며 비관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 감독과 인천시향의 시작은 '운명'과 닮아 있었다. 얼마 전부터 해외 지휘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담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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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경기도립국악단 k-오케스트라 챌린지 지면기사
전 세계 작곡가에 '창작곡' 공모여섯 곡 전곡 초연, 새로운 도전하와이대 교수의 가야금 협주등韓전통음악 '완성도+특색' 무대도립국악단 '저력 확인'도 성과경기도립국악단은 지난 17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여섯 곡 전곡 초연이라는 자칫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완성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 세계 작곡가를 대상으로 국악관현악 창작곡 공모를 진행하는 획기적인 아이디로 진행되었다. 드디어 막이 오르고 경기도립국악단은 선정된 여섯 곡을 하나씩 차분히 초연했다. 2시간을 초집중 연주를 끝낸 연주 단원들은 발그레한 볼과 흥분된 표정으로 빙그레 웃었고, 함께한 동지들만이 느끼는 행복한 기운이 객석으로도 전해졌다. 힘든 고비는 뿌듯한 성취감을 선사한다는 불변의 이치를 확인했다. 이번 음악회의 성과는 크게 둘이다. 먼저 K-POP, K-드라마가 중심이 되는 소비중심의 한류 열풍이 예술 음악으로, 특히 한국전통음악 관현악 음악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이번 사업으로 세계의 작곡가들이 한국전통음악 오케스트라에 관심을 갖고 한국음악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조만간 서양 현대음악계에도 한국음악의 미학과 매력이 소개될 전초전이 되기 때문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초연된 여섯 곡의 음악이 모두 특색이 있어서 좋았던 음악회이다. 하와이대학교 교수인 작곡가 Donald Womack(도널드 워맥)과 Thomas Osborne(토마스 오스본)의 한국음악 사랑은 고스란히 음악 속에 담겨있었다. 토마스 오스본의 거문고 협주곡 '환생'은 거문고를 사랑하는 작곡가의 마음을 담은 곡이다. 논리적인 점층적 구조의 관현악 속에서 넘나드는 거문고 연주자 허익수(추계예대 교수)의 연주가 압권이었다. 한국 사람보다 한국음악에 대한 이해가 높은 해외 작곡가 도널드 워맥의 가야금 협주곡 '무노리(Mu Nori)'는 한국의 무속 장단과 에너지를 극대화한 작품으로, 응집된 장단과 에너지의 폭발을 국악관현악과 가야금으로 실현하였다. 가야금 연주자 정길선의 작고 가녀린 왼손은 다소 과하다 싶게 강한 농현으로 모든 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