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플랫폼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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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을 낳는 몸짓'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에 눈을 뜨다 [ART-플랫폼, 인천·(8)] 지면기사
김성용 현대무용 '린치' '보이지 않는 폭력과 전이' 작품 인정받아5~7기 입주… 국립현대무용단 단장 취임하나의 동작서 뻗는 '연쇄적 움직임' 개발세계 유일… 최근 지역상생 프로젝트 진행서로 국적이 다른 여성 무용수 2명(박은영, 마리코 카키자키)이 '폭력'이란 주제를 갖고 몸으로, 움직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걸 표현해낸 현대무용 작품 '린치'(LYNCH). 무용수들은 둘이었다가 하나가 됐다가 다시 둘이 되고, 유연한 신체를 놀랍도록 구부렸다가 폈다가도 한다.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폭력과 그 폭력의 전이에 노출된 '나'와 '집단'과 '당신'의 욕망을 몸으로, 움직임으로 이야기한다.이 작품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5·6·7기) 입주작가로 활동한 안무가 김성용이 2015년 11월 인천아트플랫폼 쇼케이스로 첫선을 보였다. 3년 동안의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거친 김성용은 2017년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가로 발탁돼 2022년 임기를 마쳤고, 지난해 9월 국립현대무용단 단장 겸 예술감독에 취임했다.한국을 대표하는 안무가가 된 그는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린치'를 통해 비로소 작가로 인정받게 됐던 것 같다고 했다. '린치'는 김성용 단장의 폭력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었다."두 사람이 각자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감정이 될 수도 있고 하나의 인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움직임이 어떻게 나오는지 굉장히 실험을 많이 해봤던 작품입니다. 기량이 뛰어난 무용수들과 함께 저의 내면에 더 집중하고 제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이 사람은 작품을 잘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구나' 하고 인정을 받은 작품인 것 같습니다."'린치'는 서울에서 수차례 공연됐고, 일본, 베트남, 엘살바도르 등지에서 해외 관객들도 만났다. '린치'는 인천아트플랫폼에서 탄생했다. 김 단장은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무용가들이 자기 연습실을 갖기 쉽지 않은데,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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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장인가 일종의 무대인가… 상상 속의 '판문점' 절찬상영 [ART-플랫폼, 인천·(7)] 지면기사
공간 인식 재구성, 이병수 '임시극장' 11분5초 간 장소 3D 그래픽으로 구현'실재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것' 시각화작업 연장선 '벼룩유령'도 올초 전시'미술품이 든 상자' 자본가 독점 폭로판문점 내에 있는 회담장이 정돈됐다가도 난장판으로 어질러져 있는 가운데 '전쟁이 일어나면, 불바다가 되고 말아요'란 멘트가 계속 흘러나온다.(1막) 한밤중 판문점 건물 사이 의문의 자동차가 난수·암호 방송 같은 것에 맞춰 헤드라이트를 깜빡이다 군사분계선을 넘으려 하지만 방지턱에 걸려 버린다.(2막) 핑글핑글 돌아가는 회담장 안에서 헌병이 춤을 추고 있고 창밖은 클럽처럼 색색의 조명이다.(3막)2020년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11기) 입주작가로 활동한 이병수가 그해 8월7일부터 21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창고 갤러리에서 개최한 개인전 '임시극장(Temporary Fiction)'은 3막으로 구성된 11분5초 분량의 3D 컴퓨터 그래픽 비디오를 보여줬다.작품의 소재는 판문점이다. 남북관계를 비롯한 정치적 상황으로 잊을 만하면 뉴스 자료 화면 등 미디어에서 노출되는 장소. 남북 정상이 만나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보기도 했던 장소. '공동경비구역 JSA'를 비롯한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도 여러 번 주목한 장소. 이렇듯 우리에게 상당히 익숙한 장소지만, 실제로 가 본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견학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려 해도 각종 제약이 많아 막상 가면 낯설게만 느껴지는 장소다.이병수 작가는 우리가 익히 경험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의 그 장소는 안갯속에 갇힌 것처럼 뿌연 판문점에 대한 상상력을 펼쳐보자는 생각으로 '임시극장'을 시작했다고 한다. 판문점은 굉장히 정치적인 장소로 인식되곤 한다. 작가의 작업도 그 맥락에서 풍자의 느낌은 있으나,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진 않는다. '극장'이란 작품명이 의미심장하다."판문점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남북 관계가 서로서로 필요에 의해 상황극 같은 것을 만들었다가, 순간 그러고 사라지는 일시적인 쇼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극장에 '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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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품 같은 운동기구… '몸' 얽히고 '예술' 설키다 [ART-플랫폼, 인천·(6)] 지면기사
델핀 푸이에 'Gym Tonic' 프랑스 출신 작가 눈에 생소한 기구들그래픽적·구조적 흥미 '영감'으로 작용벤치·링 변형… '신체'에 새롭게 접근두 개의 평행 사다리와 미끄럼틀처럼 보이는 목재 구조물에 평평한 형태의 기나긴 조각을 끼워 넣었다. 두 장의 얇은 천 사이에 굳지 않은 발포제를 압축해 피부와 같은 물질감을 부여하고, 천 표면에는 다양한 낙서를 했다. 이 압축된 형태의 천 끝에는 두 개의 팔이 달린 듯하다. 평평해지고 확장된 '신체'가 운동기구에 끼어 있거나, 바닥에 널브러져 있거나, 혹은 몸을 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2017년 9~12월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8기) 국외 입주작가로 활동한 프랑스 출신 델핀 푸이에(Delphine Pouille)가 인천에 머물 당시 발표한 'Gym Tonic' 시리즈 가운데 조각 'Twists & Twists'다. 프랑스 파리와 오스트리아 빈 등 유럽에서 주로 활동한 델핀 푸이에는 '생명'과 '몸'을 주제로 한 드로잉과 조각 작업에 집중해왔다.그런데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처음 한국을 방문한 작가의 눈길을 사로잡은 사물이 있었으니, 바로 인천 자유공원에 일렬로 늘어선 수십 개의 야외 운동기구다. 작가는 자신에겐 무척 생소했던 자유공원의 야외 운동기구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곤, 프랑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와의 관계가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작가는 벤치와 링으로 이뤄진 운동기구를 변형시키고, 몸(전체 또는 일부)이나 근육 등과 얽히게 했다. 신체에 대한 또 다른 접근 방식의 발견이었다. 시리즈의 제목 'Gym Tonic'은 1980년대 프랑스 에어로빅 TV 프로그램 제목이라고 한다. 델핀 푸이에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당시 작업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인천 자유공원에 일렬로 배치된 운동기구들이 그래픽적이고 구조적 관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때론 그것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어 재밌는 모순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 운동기구들은 사회에 대한 은밀한 단서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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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면서 같은… 하나로 엮인 두개의 세계 [ART-플랫폼, 인천·(5)] 지면기사
협업展 '쇼케이스: 정원술' 임선구作, 흑연·종이 뭉치고 뒤엉켜 단단한 받침대 돼주고최가영作, 열대식물 이파리·열매 그린 캔버스 조각 올라타쇼윈도 같은 형태의 갤러리인 인천아트플랫폼 스페이스3의 한 벽면에 두 작가가 가꾼 정원과 그 정원을 만드는 기술이 전시됐다. 흑연을 칠한 종이가 오려지고 구겨져 바위나 절벽 같은 형상으로 뒤엉켜 있고, 열대 식물의 이파리나 열매처럼 보이는 캔버스 조각이 그 종이의 숲에 위태롭게 올려졌거나 뚫고 나와 있다. 이 벽면을 따라 돌면 또 다른 쇼윈도가 나온다. 흑연과 종이로 만들었다는 단단한 선반과 테이블 위에 정사각형의 열대 과일 이미지와 앞서 본 열대 식물 이파리 같은 캔버스 조각이 놓였다. 지난해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 14기 입주작가로 활동한 임선구, 최가영이 그해 10월17일부터 11월19일까지 개최한 공동 프로젝트 '쇼케이스: 정원술'이다.쓰는 재료와 표현 방식이 서로 다른 두 작가가 협업을 구상한 건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 '플랫폼 살롱'이었다. 작가들이 각자를 소개하고 작품 세계를 공유하는 '플랫폼 살롱' 프로그램에서 임 작가와 최 작가는 다르면서도 비슷한 서로의 작품 세계를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하나의 언덕을 올라가는데, 서로 다른 방향에서 그 언덕의 정상을 향해서 올라간다"는 게 두 작가의 생각이었다고 한다.흑연을 기반으로 납작하고 연약한 종이를 단단한 덩어리로 만드는 작업을 하던 임선구 작가는 '쇼케이스 정원술'에서 최가영 작가의 작업을 쇼윈도에 진열할 선반이나 바위를 만들었다. 최가영 작가는 자연 상태의 열대 식물처럼 보이나 실은 훨씬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작업들을 임선구 작가의 작업들에 올리거나 올라탔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전시 서문에서 "서로의 작업이 엇갈리거나 마주치며 만들어 낸 장면은 각자의 시간을 교차하며 쌓는 화음이자 함께 읽는 노랫말이 된다"고 했다.비교적 가까운 시기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경험한 두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인천아트플랫폼이라는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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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속 공간, 작품은 있는 듯 없다 [ART-플랫폼, 인천·(4)] 지면기사
문소현 '발견된 위치 없음' 레지던시 10기 입주작가로 활동 플랫폼서 영감교류 은신처 마련조르주 바타유作 '불가능' 모티브조각·드로잉·설치·영상 혼합展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 안에 전에 없던 통로가 생겼다. 아니다. 전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한 공간이다. 그 공간 안에 젤 형태의 인간 신체 일부가 꿈틀거린다. 멀리 드로잉도 보인다. 그런데 이 작품이 있는 공간은 실재하는 것일까. 아니다. 스크린 위에 영사한 '공간 속 공간' 속에 작품이 있다. 그 조형물에는 '주소'(위치)를 부여할 수 없다.2019년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10기) 입주작가로 활동한 문소현이 이듬해 8월11일~9월20일 '인천아트플랫폼 2020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로 선정돼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에서 연 개인전 '발견된 위치 없음'(Location Not Found).이 작업을 기억하는 사람은 미궁 같던 전시장 풍경부터 떠올릴 것 같다. 문소현 작가는 전시를 준비하며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 이곳저곳을 촬영했다. 젤 형태의 조형 작품을 그 장소에 두고 촬영하거나 드로잉 등을 여러 기법을 사용해 추후에 공간 속에 넣었다. 작가는 전시장 통로와 가벽 등에 스크린을 세워 작가가 '만든 공간'과 '그 속 작품'을 14개 영상으로 펼쳐 보였다. 조각, 드로잉, 설치, 영상 등이 혼합된 전시였다.착시 현상을 이용한 트릭 아트와는 다르다. 실재했던 공간 속 진짜 작품을 영상 안에 가두고, 그 공간 안에서 다시 펼침으로써 '실재했으나 실재하지 않는' 마치 유령 같은 '발견된 위치 없음'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전시는 에로티시즘을 정면으로 다룬 조르주 바타유의 소설 '불가능'을 모티브로 삼았다. 작가의 생각을 들어봤다."바타유의 '불가능'에선 밤(죽음과 쾌락)을 사랑하는 것을 삶의 동력으로 여기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어요. (발견된 위치 없음 같은) '불가능의 공간'에서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고, 밤을 사랑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전까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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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급' 인류기원무비, 현실을 비틀다 [ART-플랫폼, 인천·(3)] 지면기사
영화 '시발, 놈: 인류의 시작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한 백승기 감독 조악한 만듦새 속 세련미·진지함 등 담아중구 구도심·내항 등 촬영지 대부분 '인천'"과학·종교 등 주장 섞은 인류 화합 작품"촬영용 소품을 정말로 '소품'(호랑이 가죽을 인형으로)처럼 보이게 하고, 동네 야산임이 분명해 보이는 '원시림' 로케이션, 각종 패러디와 유머 코드 같은 능청스러움으로 인류의 기원을 탐구하는 독립 장편 영화 '시발, 놈: 인류의 시작'(2016년 개봉).자칭 'C급 영화'로 '백승기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는 영화감독 백승기가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5기, 6기) 입주작가로 활동한 2014~2015년 촬영하고 편집해 연출한 영화다. 이 영화는 유인원만 사는 시대 갑자기 나타난 호모 사피엔스로 보이는 인류가 먹고 싸고 입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성을 만나고 헤어지고, 권력을 쟁취하고 또 그 권력을 빼앗기고, 그 과정에서 행복과 좌절을 느끼고, 또 다른 생명의 탄생을 경험하는 이야기다.왜 'C급 영화'로 지칭하는지 영화를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초저예산 영화를 표방하는 조악한 만듦새, 그 가운데 불쑥 등장하는 세련된 영상미와 편집, 코미디 요소를 섞긴 했으나 영화 전반에 흐르는 진지함 등이 '시발, 놈: 인류의 시작'을 비롯한 백승기 영화의 특징이다.'시발, 놈: 인류의 시작'은 만듦새만 보고 가벼운 영화로 오해할 수 있으나, 그렇게 간단한 영화가 아니다. 우주과학과 인류학, 성경, 플라톤의 '향연' 등이 녹아 있다. 최초의 인류가 이미 죽어있는 호랑이의 가죽으로 권력을 쟁취하는 거짓 선동(혹은 가짜 뉴스)이 등장하고, 다시 맹수가 유인원 무리를 공격할 때 권력자가 된 최초의 인류가 지시하는 "가만히 있으라"는 세월호 참사를 연상하게 한다. 미술 전공자인 감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장면에서 현대미술의 개념을 생각했다고 한다."인류의 시발점이 무엇이었는지 과학계든 종교계든 저마다 방식으로 해석할 뿐이지 정답이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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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 위, 줄지은 인간 군상… 열차밖 스러지는 일상다반사 [ART-플랫폼, 인천·(2)] 지면기사
'1호선' 시리즈 노기훈, 노량진~인천역까지 걸으며 촬영멀리서 본 '도림천'·걷다 만난 '김문성' 등'사진 도큐먼트' 정의, '인천'서 작업 영향 흔하디흔한 도심의 풍경을 배경으로 어슴푸레한 공기가 감도는 가운데 조명을 켜기 시작한 신도림역 지상 승강장에 서 있는 사람들이 점을 찍은 것처럼 희미하게 보인다. 승강장 밑으로 흐르는 도림천은 정비공사 중이다. 불 켜진 승강장이 도시와 하천의 경계를 짓는 듯 보이기도 한다.2013년과 2014년 연이어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4기, 5기) 입주작가로 활동한 사진가 노기훈의 '1호선'(Line 1) 시리즈 중 신도림역과 영등포역 사이에서 촬영한 '도림천'(2015년)이다.노기훈 작가의 '1호선'은 그가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한 2013년 시작해 2016년 3월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에서 개최한 전시로 마침표를 찍은 프로젝트다. 경인선이라 부르는 수도권 전철 1호선 노량진역에서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가 있는 인천역까지 26개 역의 경로를 두 발로 걸으면서 본 것과 만난 사람들을 찍었다. '가족사진 찍는 카메라'를 떠올리면 되는 4×5인치 필름의 대형 카메라와 삼각대를 짊어지고 역과 역 사이를 걸었다. 사진에 담을 인물들을 현장에서 섭외하고, 카메라를 설치하고, 장노출로 촬영하는 느린 작업 방식으로 하루에 많으면 2개 정거장을 이동했다고 한다. 작가는 인천역~노량진역 선로 좌측과 우측을 모두 왕복했다. 1호선 선로는 도심을 좌우로 단절했으므로 그 좌우 풍경도 무척 다르다.'도림천'처럼 멀리서 응시한 풍경이 있고, 도화역과 주안역 사이를 걸으며 만난 주민을 찍은 사진('김문성', 2015년)이 있으며, 동인천역과 도원역 사이에 있는 가게 안 모습('채미전', 2014년)을 봤고, 인천역과 동인천역 사이 인천차이나타운 중화요리점 주방의 '중화팬'(2013년) 같은 오브제에도 집중했다. 작가는 “1899년 한강철교 준공 전 경인선 노선인 ‘인천~노량진’ 사이에 있는 26개 역을 걸어 다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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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 15주년… 레지던시 입주 작가 총 527명 [ART-플랫폼, 인천] 지면기사
다양한 장르 국내외 작품 재조명 개항기와 1930~1940년대 세워진 근대 건축물을 재생해 인천시가 2009년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간 인천아트플랫폼이 개관 15주년을 맞았다.디지털 시대에 그 의미가 지속 확장하고 있는 '플랫폼'(Platform)이 애초 가장 먼저 뜻하는 것은 정류장이다.인천아트플랫폼의 핵심 기능 역시 지난 15년 동안 국내외 예술인들이 정류장처럼 머물고 거쳐 간 레지던시 프로그램이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입주했던 예술인은 시각예술, 공연예술, 문학·비평·연구 등 장르를 망라해 총 527명(425개 팀)이다. 이 가운데 국외 작가는 80명(67개 팀)에 달한다.인천아트플랫폼을 거친 예술인들은 국내외에서 굵직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이 한국의 대표적 예술 창작 레지던시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 종료 후 아예 인천을 거점으로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작가도 있다.경인일보는 인천아트플랫폼 15주년을 계기로 10차례에 걸쳐 레지던시 입주 작가들이 당시 인천에서 남긴 작품을 재조명한다. 앞으로 소개할 사례들을 통해 인천아트플랫폼이 예술 창작 플랫폼으로서 그동안 어떻게 기능했는지 되돌아보는 일종의 아카이빙이다. 회화, 설치, 조각, 사진, 영상,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작가 작품을 소개한다. 첫 번째 작품은 2018년 입주 작가 신재은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 강렬한 이미지의 '가이아' 시리즈다. → 관련기사 (생명을 메워도 숨길수 없는 '인간군림 모순' [ART-플랫폼, 인천·(1)])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인천아트플랫폼. /경인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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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메워도 숨길수 없는 '인간군림 모순' [ART-플랫폼, 인천·(1)] 지면기사
9기 입주작가 신재은 '가이아'시리즈 돼지 사체가 깔린 '침묵의 탑' 주목인천 매립지서 보인 위선적 행위 시각화스티로폼·밀웜·닭 이용 먹이사슬 선보여"변형된 유기물·자연과의 관계성 고민"흙, 시멘트, 아스팔트 등을 약 3.2m 높이로 단단하게 쌓아 올린 지층. 그 밑바닥에 깔려 있는 돼지의 사체.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이 강렬한 이미지의 설치 작품은 2018년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 9기 입주작가 신재은의 것이다. 그해 6월16일부터 7월20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스페이스 3(옛 윈도우갤러리)에서 개최한 개인전 '가이아(GAIA) - 프롤로그'에서 선보인 '침묵의 탑 Pink'다.당시 관람객들은 지층에 깔린 돼지에 파리가 꼬이는 것을 보고 진짜 사체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침묵하는 탑은 땅 위로 솟구친 불편한 진실이기도 했다. 신재은 작가가 인천아트플랫폼에 머문 해는 경기도 김포 등지의 돼지 농가들에서 구제역이 발병해 어마어마한 규모의 돼지 살처분과 사체 매립이 행해지던 시기였다. 이 침묵의 탑을 지표면 아래로 눌러 넣으면 나타났을 바로 그 광경이었다. 작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레지던시 입주 당시 인천에 매립지가 많다는 사실, 그리고 인천아트플랫폼도 갯벌을 매립한 공간이라는 것을 새로 알고 신선하게 받아들이던 참에 한창 뉴스에서 나오던 살처분 광경이 겹쳐 생각이 났어요. '가이아' 시리즈의 시작점이 그 매립지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작가가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는 '가이아' 시리즈는 영국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주창한 '가이아 이론', 즉 지구를 환경과 생물로 구성된 하나의 유기체이자 스스로 조절되는 하나의 생명체라는 개념에서 착안했다. 인간이 스스로를 존엄한 존재로 격상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적이고 위선적 모습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돼지는 인간과 유전체가 매우 비슷하다. 지능도 높고, 피부의 질감은 물론이거니와 "외형적으로도 인간을 돼지에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작가는 생각했다. 돼지와 인간의 위상이 천지 차이인 이유는 누구에 의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