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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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들었다, 놨다… 열기 식지 않는 프랑스 [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끝)] 지면기사
당초 목표한 금메달보다 2배 훌쩍 에어컨 없는 숙소·부실 식단 불만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 '빈축'여러 '최초' 시도… 2028 LA 배턴'Au revoir, Paris(또 만나요, 파리)'.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성대하게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끝으로 전 세계인에게 아름다운 작별을 고했다.1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북부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2024 파리 올림픽 폐회식이 거행되면서 지난달 27일 밝혔던 이번 올림픽 성화의 불도 꺼졌다.이번 올림픽에선 예상을 뒤엎고 선전한 태극전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당초 5개였던 금메달 목표치를 2배 이상 훌쩍 뛰어넘었고, 역대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경기도 소속 및 출신 선수들도 올림픽 무대에서 기량을 뽐내며 대한민국 대표팀에 든든하게 힘을 보탰다.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한 사격 금지현(경기도청)이 스타트를 끊으며, 양궁 이우석(코오롱), 유도 이준환(용인대)·김하윤·윤현지(이상 안산시청)·김민종·김원진(이상 양평군청)·안바울(남양주시청), 태권도 박태준(경희대),역도 박혜정(고양시청) 등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특히 이번 올림픽은 파리 시내 주요 관광 명소에서 경기가 열리면서 전 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2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그랑팔레 박물관,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 광장에서는 각각 펜싱·태권도, 승마·근대5종, 비치 발리볼 등이 진행됐다.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수중에서 열린 개막식 퍼레이드와 시내에서 진행된 경기로 파리 곳곳에서는 여러 반응이 나왔다. 도로가 통제되고 주요 지하철역이 폐쇄되면서 파리지앵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센강 정화사업에 15억유로(약 2조2천368억9천만원)를 쏟아부은 데 대해서도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이어졌다.더욱이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친환경 올림픽'을 내세우면서 전 세계 선수단에서도 불편함을 쏟아냈다. 30℃가 웃도는 무더운 날씨임에도 숙소에 에어컨이 없거나, 채식 위주의 부실한 식단을 제공하는 등 생활 여건이 좋지 못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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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자전거 활주’ 바이커 되는 파리지앵의 일상 [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
'Ce métro ne s'arrête pas à cette station(이 역에는 정차하지 않습니다).' 2024 파리올림픽이 시작된 전후로 파리 시내 주요 지하철역들이 막혔다. 유동 인구가 많은 거리에 있는 지하철역을 이용할 수 없게 됐지만, 파리지앵들은 예상과 달리 평온하다. 큰 불만이 표출되지 않는 데는 파리 시내 곳곳에 배치된 공유 자전거가 한몫했다. 4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 데팡스역과 샤토 드 뱅센역을 잇는 지하철 1호선. 지하철에 탑승하자 노선도에는 'X'로 표시된 역들이 눈에 띄었다. 파리 시민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콩코르드역이 대표적이다. 개선문-샹젤리제 거리-콩코르드 광장을 잇는 해당 역은 명소 관람, 쇼핑, 휴식 등을 한데서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이렇게 주요 지하철역이 폐쇄되면서 목적지에서 한 정거장에서 많게는 세 정거장까지 떨어져 하차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의외로 파리 시민들은 동요치 않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대개 연두색(Lime·Velib)과 하늘색(Dott)의 공유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이동하고 있었다. 파리 17구의 포르테 마이요역 근처에서 만난 독일 출신의 파리 거주 시민 쿠사이 가라베(23)씨는 “하루에 한 시간 정도 공유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며 “파리에는 정말 많은 자전거가 돌아다니고 있지만, 시스템이 잘 돼 있어 바이커들이 도로를 다니기에 편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해진 자전거 주차 구역에서만 공유 자전거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공유 자전거를 도보 아무 데나 세워두는 등 어느새 골칫거리로 전락한 경기도내 주요 지자체의 모습과는 대비됐다. 자전거가 도보 한 구석에서 달리는 게 아닌, 엄연히 차도 옆의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만 오가는 점도 특징이었다. 파리 시민들은 수신호를 사용해 좌회전 또는 우회전 의사를 표시했으며, 검지를 뻗어 자동차 운전자에게 잠시 정지해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열렸던 이번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시내 곳곳이 통제된 상황에서 공유 자전거가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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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태극 귀걸이 걸고 시상대 오르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 “메달 색깔 바꿔서 영광” [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
메달 색이 빛나는 은색으로 바뀌었다. 맏언니 윤지수(31·서울시청)를 필두로 '새로운 피' 3명이 더해져 올림픽 2연패를 이뤄냈다. 피스트에서 내려온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표정에서는 기쁨보다 더한 후련함이 엿보였다. 한국 펜싱 사브르 여자 대표팀은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에서 만난 우크라이나에 42-45로 아슬아슬하게 승기를 내줬지만, 지난 2020 도쿄 대회의 동메달을 뛰어넘은 성과를 냈다.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팀에서 유일하게 올림픽 경험자인 윤지수는 이날 준결승에서부터 전은혜(27·인천 중구청)에게 검을 넘겨주고 피스트 아래서 마음 졸이며 동생들을 지켜봤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윤지수는 “프랑스 선수들이랑 저는 오랫동안 경쟁을 해왔기에 서로가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선수를 교체하면) 저희 선수를 파악하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작전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다고 밝힌 윤지수는 “(후배들의 자리를) 제가 욕심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도쿄 때 동메달을 땄었는데) 이번에 메달 색을 바꿨다. (펜싱의) 세대를 거슬러서 후배들과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8강전부터 활약하며 상대 팀과의 점수 차를 크게 벌려 팀에 든든한 역할을 한 전하영(22·서울시청)은 결승전 마지막 주자로 나선 데 부담이 있었다고 한다. 전하영은 “8강과 4강 경기가 다 좋았는데 제가 (결승에서) 마무리를 잘하지 못해서 아쉬웠다"며 “부담이 되는 자리지만 침착하려고 했다. 올가 카를란(우크라이나)이 베테랑이다 보니 많이 밀렸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준결승에서 깜짝 등장해 결승까지 숨은 역량을 뽐낸 전은혜는 벅찬 마음을 한껏 표현했다. 전은혜는 “언니(윤지수 선수)가 저를 믿고 '은혜야 네가 (나 대신) 들어갔으면 좋겠어'라고 얘기를 해줬는데 그게 너무 감사했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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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예술과 함께하는 올림픽… 파리를 수놓은 ‘K-도자기’의 향연 [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
한국 도자기가 파리지앵의 피사체가 됐다. 2024 파리올림픽이 어느덧 중반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한데 압축한 도예 작품이 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고전과 현대, 전통과 다양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K-도자기'는 그렇게 예술의 도시 파리를 물들였다. 프랑스 파리 14구의 메종 드 라 쉬미에 위치한 코리아 하우스 3층에서는 지난 1일(현지시간) 한국 도예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한국도자재단의 기획전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_한국도예'가 열리고 있었다. 윤호준, 맹욱재, 심다운, 홍근영, 고우정 등 경기도와 인천 지역 출신 다섯 작가의 도자 작품이 이번 올림픽 폐막식인 오는 11일까지 펼쳐진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외국인들의 통념을 비껴갔다는 것이다. 흔히 '한국 도자기'하면 쉽게 떠올리는 전형적인 호리병 형태의 작품이 아닌, 고전을 재해석한 도예 작품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윤호준 작가의 '토탈출 칠보 투각 향로(2021)'는 국보 '청자 투각칠보문뚜껑 향로(고려시대)'를 오마주한 작품으로,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작가가 새롭게 만든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캐릭터 '아'와 전통 도예가 어우러지며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스토리텔링을 더한 점도 작품 관람의 즐거움을 더한다. '청자 투각칠보문뚜껑 향로'의 하단을 천 년가량 받치고 있던 토끼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그 자리를 대신해 '아'가 향로를 떠받드는 재밌는 상황을 연출했다. 파리 현지에서 만난 윤호준 작가는 “원작이 존재하는 한국 고유의 도자기로부터 뻗어온 작품이다. 파리에 온 각국의 사람들이 해당 작품을 보고서 원작이 무엇인지, 한국의 옛 도자기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찾아보면 굉장히 뜻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우정 작가의 '나의 기도, 너를 위한 기도(2022-2024)'에서는 평화와 다양성 등 올림픽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여러 색상과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한 도자기는 각국의 문화와 공동체의 가치를 담아내고 있었다. 한국도자재단 수장고에서 어렵사리 공수해온 작품도 관람객을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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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찌른 k-검객, ‘뉴 어펜저스’ 감회 들어봤다 [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
대한민국 검객 4명이 합작한 금빛 찌르기가 프랑스 파리의 '거대한 궁전'을 정복했다. 이마에 헤어밴드를 두른 박상원(대전시청)과 짧은 머리의 군인 신분 도경동(국군체육부대), 그리고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상욱(대전시청)과 든든한 맏형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뉴 어펜저스(펜싱+어벤저스)'가 탄생한 순간이다. 한국 펜싱 사브르 남자 대표팀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상대로 45-41로 우승을 차지하며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상욱은 지난달 27일 수확한 개인전 금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오상욱은 “아시아, 한국에서 올림픽 사브르 2관왕으로 역사를 쓸 수 있게 돼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경기를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었기에 앞으로 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단체전을 준비하면서 흔들렸던 순간도 있다고 했다. 오상욱은 “'이렇게, 저렇게 해야 되는데….' 이런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머리가 너무 아프기도 했다. 결승전을 치르기 전 프랑스 경기 때부터 그랬다. 아예 백지상태가 됐다"며 “동생들이 '형은 그냥 형이야'라며 격려를 많이 해줘 제 동작을 찾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번 올림픽 2관왕을 달성하며 펜싱 사브르의 세계 최고가 된 데에 대해 오상욱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결승전 경기를) 더 수월하게, 기분 좋게 끝냈다면 30분 정도는 자만할 수 있었을 테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며 “메달을 따서 기쁨도 있지만 '다음에 저 선수를 또 만나면 내가 이길 수 있을까'하는 의심도 잠깐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피스트 아래서 후배들과 함께 오상욱에게 용기를 불어준 건 동료이자 든든한 형 구본길이다. 구본길 역시 8강전부터 관록을 보이며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또 한 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전이 치러진 이날은 구본길의 둘째 아이 출산예정일이기도 했다. 구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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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리단길 옮긴듯… 올림픽 관광객 사로잡은 '한국의집' [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 지면기사
'K-컬처'로 물든 생도미니크가 집대한체육회 무료 체험 발길 이어져떡볶이·맥주 즐기며 경기 야외관람고풍스러운 근대 건축물에 태극기가 걸렸다. 길게 늘어선 입장 줄에서는 한국어를 포함해 프랑스어, 영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들려왔다. 한복과 도자기, 그리고 포토부스부터 한국식 포차까지 들어선 이곳은 흡사 수원에서 한국의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행리단길'을 재현해놓은 듯했다.30일(현지시간) 오후 4시께, 프랑스 파리 14구에 위치한 생도미니크가의 메종 드 라 시메(화학자의 집). 2024 파리 올림픽 기간 '코리아 하우스(한국의 집)'로 잠시 탈바꿈한 이곳에는 올림픽을 관람하기 위해 파리에 방문한 전 세계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코리아 하우스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떡볶이와 한국 맥주를 먹기 위해 줄을 선 세계인들이 눈에 띄었다. 국적도, 인종도 다른 각국의 시민들은 한 손에는 떡볶이와 맥주를 들고서 이날 펼쳐진 파리 올림픽 유도 경기를 야외 잔디밭에서 관람했다. 한국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음악이 흘러나오는가 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식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는 부스도 마련됐다.자신의 이름을 잭 존슨이라고 밝힌 프랑스인 존슨(32)씨는 한국인 친구 이하빈(24)씨와 함께 어깨에 태극기를 두르고 코리아 하우스를 방문했다. 이하빈씨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파리 올림픽과 코리아 하우스에 대한 정보가 공유됐다. 특히 입장료가 무료라 더 많은 사람들이 오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잭 존슨씨는 "올림픽 출전 선수들과 (가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이즘 코너가 정말 마음에 든다"고 방문 소감을 말했다.내부로 들어서자 곳곳에서 카메라 촬영 세례가 펼쳐졌다. 한복을 입을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에서는 외국인들이 직접 전통 복장을 입어봤다. 다채로운 색감의 한복을 전시한 마네킹 앞에서는 기념 촬영이 이어졌다.프랑스인 리바나(24)씨는 "한국 배우 배수지와 김우빈이 나온 드라마를 정말 좋아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이곳은 너무도 아름다운 공간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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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즐기는 올림픽 경기… 샹젤리제 거리를 달리는 트라이애슬론 선수들 [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
“Bon courage(파이팅)." 31일(현지시간) 낮 12시. 한국 검객들이 금빛 찌르기를 펼칠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경기장 인근 거리가 또 다른 함성으로 가득 찼다. 샹젤리제 거리를 사이에 두고 만국기가 바리케이드를 수놓았다. 이날 오전 10시45분부터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여자부·남자부 경기의 달리기 주요 구간, 개선문-샹젤리제 거리-알렉상드르 3세 다리는 인파로 북적였다. 티켓을 소지해야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다른 종목과 달리, 마라톤과 트라이애슬론 등은 파리 시내를 가로지르는 코스로 구성된 덕분에 모든 시민이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나무 위, 쓰레기통, 지하철 입구 꼭대기 등 인파를 뚫고 선수들의 질주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 저마다 명당자리를 사수했다. 많은 인파로 발생할 사고 우려에 대비해 경찰이 구역마다 순찰을 돌았다. 이른 아침부터 무더운 날씨가 시작됐지만 전 세계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국 선수가 지나갈 때면 크게 환호했다. 국기를 등에 두르거나, 국기가 그려진 모자를 쓰고 오는 등 가지각색 응원 방식을 뽐냈다. 다만 한국 대표팀 선수는 트라이애슬론에 출전하지 않아 태극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은 앞서 '똥물 논란'이 있던 센강에서 1.5㎞를 헤엄친 뒤 사이클 40㎞를 타고 이곳으로 넘어왔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프랑스 정부는 센강 정화 사업에 15억 유로(2조2천412억원가량)를 투입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날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치르며 파리 시내 주요 거리는 '본식'을 치를 예열을 화려하게 마쳤다. 하계 올림픽의 꽃, 마라톤 결승전은 오는 8월 10일 오전 8시부터 진행된다. 마라톤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1789년 '베르사유 여성 행진(프랑스 혁명 당시 여성을 중심으로 파리 시민들이 베르사유 궁전까지 행진한 사건)'을 기념해 해당 행진 코스에 따라 질주한다. 오텔 드 빌(파리시청)에서 출발해 앵발리드에 위치한 결승선으로 들어온다. 한편, 트라이애슬론의 달리기가 펼쳐진 샹젤리제 거리 인근 그랑팔레에서는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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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속의 ‘행리단길’… ‘코리아 하우스’ 올림픽 흥행가도 [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
고풍스러운 근대 건축물에 태극기가 걸렸다. 길게 늘어선 입장 줄에서는 한국어를 포함해 프랑스어, 영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들려왔다. 한복과 도자기, 그리고 포토부스부터 한국식 포차까지 들어선 이곳은 흡사 수원에서 한국의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행리단길'을 재현해놓은 듯했다. 30일(현지시간) 오후 4시께, 프랑스 파리 14구에 위치한 생도미니크가의 메종 드 라 시메(화학자의 집). 2024 파리 올림픽 기간 '코리아 하우스(한국의 집)'으로 잠시 탈바꿈한 이곳에는 올림픽을 관람하기 위해 파리에 방문한 전 세계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코리아 하우스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떡볶이와 한국 맥주를 먹기 위해 줄을 선 세계인들이 눈에 띄었다. 국적도, 인종도 다른 각국의 시민들은 한 손에는 떡볶이와 맥주를 들고서 이날 펼쳐진 파리 올림픽 유도 경기를 야외 잔디밭에서 관람했다. 한국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음악이 흘러나오는가 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식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는 부스도 마련됐다. 자신의 이름을 잭 존슨이라고 밝힌 프랑스인 존슨(32)씨는 한국인 친구 이하빈(24)씨와 함께 어깨에 태극기를 두르고 코리아 하우스를 방문했다. 이하빈씨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파리 올림픽과 코리아 하우스에 대한 정보가 공유됐다. 특히 입장료가 무료라 더 많은 사람들이 오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잭 존슨씨는 “올림픽 출전 선수들과 (가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이즘 코너가 정말 마음에 든다"고 방문 소감을 말했다. 내부로 들어서자 곳곳에서 카메라 촬영 세례가 펼쳐졌다. 한복을 입을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에서는 외국인들이 직접 전통 복장을 입어봤다. 다채로운 색감의 한복을 전시한 마네킹 앞에서는 기념 촬영이 이어졌다. 프랑스인 리바나(24)씨는 “한국 배우 배수지와 김우빈이 나온 드라마를 정말 좋아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이곳은 너무도 아름다운 공간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조형물과 옷을 볼 수 있어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 등장한 코리아 하우스는 역대 올림픽 중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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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버스·채소식단' 부실한 친환경 선수촌 [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 지면기사
에어컨 없고 영양소 충분치 않은 식사 나와… 생활여건 불만 곳곳명분 좋지만 국가 재정따라 환경 '천차만별'… 한국팀 사비로 대응'40℃의 무더위에 에어컨 없는 숙소'.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던 우려가 다행히도 기우에 머물 전망이다. 한국과 달리 프랑스 파리는 습도가 낮은 데다, 개막식날 내린 비 덕분에 폭염이 어느 정도 누그러지면서다. 하지만 선수촌에서 나오는 채식 위주의 부실한 식사 등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29일(현지시간) 파리의 한낮 최고 기온은 31℃로, 온도로만 따진다면 한국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파리는 습도가 현저하게 낮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파리의 습도는 45%가량이다. 저녁에 건조대에 빨래를 널고 자면 얼추 다 마르는 수준이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에어컨이 없는 등 숙소 여건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A선수는 "걱정했던 것보다는 지낼 만하다"며 "파리는 저녁에 조금 쌀쌀한 것 같다. 에어컨을 굳이 틀지 않아도 지내기에 괜찮다"고 이야기했다.또 다른 B선수는 "버스 창문을 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맞다. 그래도 (찜통버스) 문제가 알려지고 나서 (선수촌에서 경기장을 오갈 때) 에어컨을 조금씩 틀어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올림픽 선수촌에서 나오는 식사는 선수들이 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어 B선수는 "삼시세끼 다 똑같은 음식으로 나오는데, (음식의 수준이) 너무 별로다. 고기가 있기는 하지만 채소와 빵으로 구성됐다"며 "한국 선수단에서 따로 도시락을 줘서 선수촌 밥 대신 이걸 먹는다"고 말했다.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대응은 이른바 '친환경 올림픽'을 내세우면서 시작됐다.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에어컨을 틀지 않는 것이다. 명분은 좋지만, 문제는 국가별 재정 여건에 따라 선수들의 생활 수준이 달라진다는 점이다.'친환경 올림픽'이 무색하게 이미 자비를 들여 휴대용 에어컨을 설치한 국가도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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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자 사브르 4위 최세빈 “그랑팔레 계단에 올라 바람 이뤄” [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 랭킹 1위 선수를 꺾었다. 홈팬을 등에 업은 프랑스 선수를 상대로도 선방했다. 펜싱 여자 사브르 동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최세빈(전남도청)은 “4등은 (오히려) 많이 얻어갈 수 있는 계기였던 것 같다. 랭커 선수들과 게임을 뛰어서 좋았다"며 씩씩하게 말했다.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최세빈은 올하 하를란(우크라니아)에게 14-15로 패했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최세빈은 “하를란이 (나에게) 밀리고 있다가 점수를 잡힌 거라 아쉽기도 하다"며 “결단을 내렸어야 했는데 마음이 급해졌던 거 같다"고 했다. 이날 치른 경기들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향해 “70점"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 최세빈은 “제가 저를 못 믿는 상황이 많았었다.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일부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랭킹 24위이던 최세빈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소소한 성과를 거뒀다. 1위 에무라 미사키(일본)를 제압하는가 하면, 든든한 홈팬의 지원에 힘입은 마농 아피티(프랑스)와 겨루기도 하고 같은 한국 대표팀 동료 전하영(서울시청)과도 접전을 펼쳤다. 준결승 진출자부터 오를 수 있는 그랑팔레 중앙홀 계단에도 올라섰다. 최세빈은 “어제 오상욱 선수가 계단 위에 서 있는 걸 봤었다. 나도 저기에 있으면 되게 멋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이어리에 바람을 적었는데 이뤄졌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치른 무수한 경기 중 최세빈은 전하영과의 결투를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꼽았다. 최세빈은 “서로 잘 알다 보니깐 (초반에) 점수 스코어가 많이 벌어졌다. 하영이가 워낙 잘하기 때문에 진짜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말했다. 개인전의 아쉬움과 소기의 성과를 뒤로하고, 최세빈은 다음 달 치르게 될 여자 사브르 단체전을 앞둔 각오를 이야기하며 마지막 말을 전했다. “저는 한국 선수들이 혼자보다는 다 같이 할 때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언니들도 서로 합심해서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옆에서 많이 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