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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5]조선왕릉 비상의 길 지면기사
[경인일보=김창훈기자]지난해 9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를 담당하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실사단이 내한, 우리 정부가 등재를 신청한 조선왕릉 40기를 모두 답사했다.실사단은 강원도 영월군의 장릉(莊陵)에서 능에 얽힌 역사를 듣고 입을 쩍 벌렸다. 장릉은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뒤 사약을 받고 세상을 등진 제6대 왕 단종의 무덤이다. 실사단은 "이런 이야기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거듭 놀라워했다. 조선왕릉이 가진 상품성이 실사단의 입을 통해 확인된 순간이었다.왕릉은 우리에게만 있는 문화유산이 아니다.이집트와 인도·중국·베트남 등 많은 나라에 왕릉이 있고, 이미 이 나라들의 왕릉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후발주자인 조선왕릉은 앞으로 이런 왕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관광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겨뤄야 하는 진검 승부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조선왕릉의 경쟁력은 무엇일까.많은 전문가들은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이유에 그 해답이 있다고 강조한다.조선왕릉 40기를 모두 측량해 도면을 제작한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일등공신 이창환 상지영서대 교수는 왕릉에 녹아있는 당시의 역사와 철학·기술 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교수는 "조선왕릉은 왕의 무덤이자 그 시대의 종합예술로, 조선의 역사와 건축·조각·조경·철학 등이 모두 담겨 있다"며 "세계문화유산이 된 것은 이런 가치들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여기에 600여년간 이어지고 있는 왕릉 제례와 이를 통해 유지되고 있는 유교 관습 등 무형의 유산은 세계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정종수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조선왕릉 보존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관광에 문화와 교육이 어우러질 수 있는 '왕릉 순례'같은 콘텐츠를 제안했다.정 관장은 "일본에는 평생동안 사찰 30곳을 다니면 극락에 간다는 풍습이 있고, 이는 차량으로 이동하는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사찰에서는 방문객에게 확인 도장을 찍어주는데 이런 방식의 순례는 사찰 입장에서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이어 "왕릉 크기나 위치, 주변 경관도 중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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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4]경기도 문화재 정책 과제는 지면기사
[경인일보=김창훈기자]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조선왕릉은 이제 한국인만의 유산이 아닌 세계인의 유산으로 가치가 수직상승했다. 이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조선왕릉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조선왕릉을 지켜온 문화재청은 물론, 조선왕릉 31기를 가진 경기도에도 새로운 과제가 생긴 것이다.■보존과 활용의 갈림길=현재 조선왕릉 정책의 핵심은 보존이다. 관람객들에게 개방되고 있지만 보존에 주안점을 둔 상태에서의 관람이지 국내외를 겨냥한 관광상품으로 왕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수준은 아니다. 관리청인 문화재청의 왕릉 관련 예산도 보존을 위주로 배정·집행되고 있다.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인 만큼 효과적인 활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유네스코 역시 세계문화유산 등재 조건으로 보존과 함께 종합적인 관광계획 및 안내해설 체계 마련 등을 권고했다.지난 10일 경기도 주관으로 경기문화재단에서 열린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김태진 도 문화재위원은 "보존해야 할 왕릉은 철저하게 보존하고, 도시의 왕릉은 더욱 적극적으로 개방하며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김남조 한양대 교수 역시 "경기도 왕릉 전체에 대한 종합적 비전을 마련한 뒤 개별 콘텐츠별로 상품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렇게 보존과 활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쫓기 위해서는 역시 '돈'이 문제다. 문화재청의 올해 본예산은 정부 재정의 0.16%인 4천544억원에 불과하다.이 예산에서 운영경비를 뺀 나머지가 문화재 보존에 사용되기 때문에 조선왕릉 관광상품화를 위한 추가 예산 투입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예산 확보 가능성=도는 조선왕릉을 문화 아이콘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경기관광공사 등 산하 기관들과 '조선왕릉문화관광자원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여기에는 도내 왕릉을 유명 사찰들과 묶어 남부권역(수원 화성, 화성 융·건릉 및 용주사), 북부권역(양주 회암사지 및 구리 동구릉), 서부권역(파주 보광사 및 고양 서오릉), 동부권역(여주 신륵사 및 영릉) 등 4개 권역으로 특성화시킨다는 구상도 포함된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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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3]왕릉 관광상품화 지면기사
[경인일보=전상천기자]베트남 왕조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가치를 인정받아 1993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후에'와 캄보디아 왕조의 영광을 전하는 앙코르와트는 동남아시아의 관광산업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히트상품이다. 조선왕릉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게 관광업계의 진단이다. 잘만 하면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소중한 관광자원인 것이다. 경기도내에 산재한 왕릉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왕릉 관광자원화 논의 급물살= 최근 경기도는 국립 조선왕릉박물관 건립 추진에 나섰다. 41개 왕릉에 대한 미니어처를 제작·설치하고, 문화유산을 체감할 수 있는 관련 기록물과 유물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조선왕조의 찬란한 문화 유산을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중국·일본·이집트 등과 연계해 왕릉문화 국제교류전을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정동일 고양시 전문위원은 지난 10일 도청에서 열린 '조선왕릉' 문화·관광자원화 방안 자문회의에서 "태실묘 54기가 소재한 고양시 서삼릉 495만㎡가 말목장(33만㎡)과 젖소 목초지로 이용되면서 보존 상태가 양호해 이 지역에 조선왕릉박물관 건립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도내 왕릉 소재 지자체간 왕릉박물관 유치전이 치열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도는 또 수원 화성행궁과 융·건릉(산릉제례), 용주사를 연계한 '효행' 테마코스를 비롯, 권역별로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왕릉 탐방로 및 산책로 설치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왕릉역사 다큐멘터리나 작은음악회 등 관광객을 흡입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왕릉 관광상품화 현황'=앞서 경기관광공사는 지난달 20일 조선왕릉 등 신규 자원을 연계한 상품 개발을 세일즈하기 위해 일본 도쿄 등지에서 도내 관광상품 세일즈 행사를 가졌다. '4일간의 가을, 경기도·서울 투어'란 관광상품을 개발, 9~11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한국관광공사 정진수 전략상품팀장은 "한국의 유일한 관광콘텐츠인 고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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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2]능제시설·경관 복원 지면기사
[경인일보=전상천기자]훼손된 조선왕릉의 능제복원·정비를 통해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등 체계적인 보존관리 기반구축이 시급하다.조선왕릉의 역사성을 훼손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9개 기관이 점유하고 있는 2천9만7천951㎡ 규모의 철거 혹은 이전해 왕릉의 능역 및 수계를 완전 복원해야만 한다.■'지속가능한 관광관리를 위한 개발지침 수립'=세계문화유산에 조선왕릉 등재시 세계유산위원회는 12개 능역의 완충지대에 대한 적절한 개발지침과 유산에 대한 지속가능한 관광관리 계획의 개발과 실행을 조건으로 내세웠다.또다른 하나는 김포 장릉에 위치한 군사시설의 이전 등이다. 우리나라가 지난 2월 추가 제출한 자료에 명시한 영릉의 복원공사와 태릉사격장(2008년) 및 선수촌(2014년) 이전, 의릉에서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철거(2014년), 서오릉의 서쪽 건물에 대한 환경개선 의지도 포함된다.이러한 세계유산위와의 약속을 진행키 위해 지난해 12월초부터 철거가 진행중인 태릉사격장의 완전한 철수와 선수촌의 이주가 이뤄져야 한다.또 의릉이나 서오릉 등에 있는 왕릉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부적절한 건물 철거도 수반돼야한다. 특히 훼손된 영릉의 왕릉복원공사도 오는 2011년까지는 반드시 이뤄져야만 세계유산으로서 조선왕릉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이와 함께 파주 삼릉 등 모두 12개 능역의 완충지역에 대한 적절한 개발지침을 세울 것을 강조한 바 있어 개발지침과 개발계획 등이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한다. ■'능역·원·제시설 복원'=조선시대는 능역을 조성하면 능침에서 보이는 모든 사가의 무덤과 마을을 다른 곳으로 이장 혹은 이전해 자연숲으로 조성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일제의 토지수탈작업 및 국유화 작업으로 많은 부분의 능역이 훼손됐다.또 조선왕실재단에서 국가로 관리가 이전된 1960년께 40개 능역의 면적은 7천785만9천190㎡ 로 줄었고, 1973년엔 4분의1 가량 줄어든 1천888만1천465㎡에 불과하다. 없어진 부지는 학교부지나 민간매각, 골프장, 국영기관 등에 의해 잠식됐다.수원 융건릉은 전체대비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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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1]잠에서 깨어난 조선왕릉 지면기사
[경인일보=김창훈기자]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를 머금은 왕릉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World Cultural Heritage)으로 등재되며 역사 속에서 걸어 나왔다. 경기도는 남한의 조선왕릉 40기 중 무려 31기를 가진 '왕릉의 보고(寶庫)'다. 경인일보는 5차례에 걸쳐 조선왕릉이 가진 관광자원으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짚어보고, 보전과 함께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관광자원화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지난 6월27일 유네스코가 조선왕릉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뒤 왕릉을 찾는 관람객의 발길이 급증하고 있다. 앞으로 조선왕릉 관람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보전에 치중했던 기존의 왕릉 정책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13일 문화재청과 동구릉관리소에 따르면 건원릉·현릉·목릉 등 9기의 조선왕릉이 있는 구리시 동구릉에는 지난 7월 1만7천여명의 관람객이 찾아왔다. 지난해 7월에 8천여명이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96%나 늘어난 셈. 여름이 왕릉 관람의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동구릉 뿐 아니라 경릉·창릉·익릉 등 5기의 왕릉을 가진 고양시 서오릉 관람객도 지난해 7월 1만9천여명에서 올 7월에는 2만8천여명으로 46% 증가했고, 남양주시의 광릉 관람객도 지난해 7월에 비해 62%나 많아졌다.이밖에 여주군의 영릉, 화성시의 융·건릉 등 도내 주요 왕릉들의 7월 관람객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정도씩 증가했다. ┃표 참조여기에 경기관광공사는 조선왕릉에 초점을 맞춘 관광상품으로 오는 9월부터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라 국내외 왕릉 관람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이같은 폭발적인 관람객 증가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때부터 예고됐다. 등재 소식이 전해진 6월27일부터 30일까지 3일 동안에만 서오릉에는 8천100여명, 동구릉에는 5천명 가까이가 몰려들었다.조인제 동구릉관리소장은 "등재 뒤 15일간 진행된 무료관람 효과도 있겠지만 최근의 관람객들은 지나다 들르거나 운동하러 왔던 이전과는 많이 다르다"며 "주말에 활동하는 문화해설사가 5명인데 이들의 설명을 듣기 위해서 줄을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