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사람이 쓴다

  • [도시는 사람이 쓴다·(끝)] 주민이 앞장선 개발사업… 차별화된 도시정비 이룬다

    [도시는 사람이 쓴다·(끝)] 주민이 앞장선 개발사업… 차별화된 도시정비 이룬다 지면기사

    경기도형 도시재생 지속가능성 그리고 사람 국가 주도 획일적·예산중심 문제 발생지속적인 수익성 등 지자체 과제 남아경기도, 물량·사업비·면적 등 제한 안둬건물뿐 아닌 소프트웨어사업 지원 가능1기 신도시 재개발·3기 신도시 개발 등부수고 새로짓는 것만이 아닌 공존 필요 쇠퇴지역은 인구수 또는 사업체 수가 최근 5년간 3년 이상 연속으로 감소하거나 준공한 지 20년이 지난 건축물 50% 이상 되는 곳 중 2개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을 말한다. 경기도의 경우 쇠퇴지역은 전국에서 다섯번째로 많고, 쇠퇴지역 거주인구는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하지만 기존의 도시정비사업의 경우 사업 후에 주택가격이 오르거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기존 저소득층 원주민들이 재정착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정비사업 추진율이 낮아 많은 도시에서 지구지정이 취소되고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또 국가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은 지역 특성이나 요구사항 등이 적절하게 반영되지 못해 획일적인 사업이 되거나, 단기적 성과와 예산집행 위주 운영으로 만들어진 시설과 공간이 제대로 운영과 관리가 되지 않는 점들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지속 가능한 운영에 대한 지원이 지방자치단체의 과제로 남겨진 상황이다.현재 경기도의 도시재생 사업은 이러한 상황들의 비판에서 시작됐다. 경기도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절실함과 의지를 갖고 정부에 요구한 외국의 사례와 달리 그동안 우리나라의 도시재생 사업은 '탑 다운' 방식이 대부분이었다"며 "이제는 방향을 바꿔 차별화된 경기도만의 도시재생 사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이와 관련해 도는 공모 사업의 물량과 사업비, 사업면적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또 제안을 하는 주민들이 사업 기간을 제안하고, 물리적 사업비의 상한선을 60%로 정했다. 건물 하나 짓고 끝나는 것이 아닌, 사업비의 40%를 소프트웨어 사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또 기술적으로는 부족하지만 사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곳을 위해

  • [도시는 사람이 쓴다·(7)] 사람은 문화유산과 어떻게 함께 하나

    [도시는 사람이 쓴다·(7)] 사람은 문화유산과 어떻게 함께 하나 지면기사

    우리나라 '서울 공평동 룰' 대표적 사례문화재 전면 보존시 '용적률 상향' 적용'수원 화성' 세계유산 등재 후 규제 문제시민 중심의 '포용적 관계'… 변화 모범사람과 문화유산은 과연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 문화유산을 둘러싼 도시재생과 개발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우리나라에서 사유재산과 문화유산의 보존문제는 잘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과도 같다. 취재진이 '에든버러'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 중 하나도 바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도시의 방향성이었다. 에든버러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면서 긴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건물을 하나 세우는 데에도 명확하고 까다로운 기준들이 세워져 있다. 그렇게 도시가 가진 정체성을 지켜나가고 있는 에든버러는 관광객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실제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데 초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또 이곳의 시민들 역시 중요한 문화유산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염두에 둔 지역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고.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어떤 사례들이 있을까. 서울 종로구 공평동 개발지구는 개발과 문화유산의 공존을 잘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이른바 '공평동 룰'로 불리는 용적률 상향 인센티브가 적용됐는데, 문화재를 전면 보존할 경우 용적률을 허가 기준보다 높여주는 제도다. 지난 2015년 공평 1·2·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선 한양에서 근대 경성에 이르기까지의 골목길과 건물 터가 온전히 발굴됐다. 당시 시공을 맡은 포스코건설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공평동 센트로폴리스를 건축했고, 그 건물의 지하에는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들어서 유적과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공평동 15·16지구에서는 조선 전기로 추정되는 금속활자 1천600여 점이 발견됐는데, 건설을 담당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발굴 비용을 부담하고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박물관 등을 지어 기부채납하는 대신 기존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함께 살아가는 수원시는 어

  • [도시는 사람이 쓴다·(6)] 과거와 현재가 만나다… 에든버러에서 본 '도시의 미래'

    [도시는 사람이 쓴다·(6)] 과거와 현재가 만나다… 에든버러에서 본 '도시의 미래' 지면기사

    경기도 도시 재생에 빼놓을 수 없는 난제 중 하나는 '문화재'다. 예나 지금이나 조선의 수도 '한양'을 둘러싼 한반도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개발을 위해 땅을 파면 유물이 발견되고 보존해야 할 가치가 큰 만큼, 종종 공사가 멈추기도 한다. 그러한 배경으로 인해 우리의 인식 속의 문화재는 위대한 유산이기보다 부담스러운 짐처럼 여겨지기 일쑤다. 지난 9월 초,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스코틀랜드 대표도시 '에든버러'를 찾았다. 에든버러는 유럽의 중세 그 자체였다. 지은 지 몇백년도 더 돼 보이는 고전적인 건물들이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루에 한번 대포를 쏘는 고성(故城)의 풍경도 이색적으로 다가왔다.고성은 1437년부터 스코틀랜드 옛 수도 에든버러를 상징하는 에든버러 캐슬이다. 그 배경을 뒤로 버스와 트램이 정신없이 오가고, 사람들이 바삐 오가며 일상을 보내는 거리의 풍경은 생경할 정도다. 가장 인상 깊은 거리의 모습은 마차 시절 조성됐을 법한 울퉁불퉁 돌길과 자동차가 다니는 매끄러운 아스팔트 길이 공존한 것이다.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지정 '에든버러'고전적 건물 가득찬 중세 유럽 모습 그대로울퉁불퉁 돌길-아스팔트 길 공존 '깊은 인상'이같은 공존은 에든버러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에든버러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올드타운은 타운 전체가 타임머신과 같았다. 타운의 전체적인 모습과 건물, 사방으로 이어진 길 모두 700여년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이는 건물이 지닌 오래된 역사에 가치를 더 매기는 사회적 인식 덕인데, 이 곳 사람들은 지금까지 개보수를 하며 옛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우리의 역사를 간직한 건물을 보존하기 위한 중요한 개조 작업을 수행 중 - 기록보관소 보수작업 안내문 올드타운 중에서도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로열마일은 특히 옛 건물에서 식당과 카페, 상점 등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이러한 풍경이 비단 에든버러 핵심 관광지에서만 볼수 있는 특이한 장면은 아니다. 길을 걷다보면 개보수 중인 건물과 안내문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꼭 관광지에

  • [도시는 사람이 쓴다·(5)] 코인스트리트의 지속가능 도시재생

    [도시는 사람이 쓴다·(5)] 코인스트리트의 지속가능 도시재생 지면기사

    도시재생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이자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코인스트리트 지역은 런던 워털루 다리와 블랙프라이어 다리 사이의 템스강 남쪽 사우스뱅크에 위치한다. 대규모 사무공간으로 개발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1984년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만든 단체 '코인스트리트'는 어느덧 40년이 됐다. 이해관계가 많이 얽힐 수밖에 없는 도시재생 사업에서 수십 년의 세월을 굳건히 지켜온 단체의 역할은 생각보다 컸고, 우리는 이러한 '지속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렇다면 지역 주민과 지지자들의 캠페인에서 시작한 코인스트리트가 오랜 시간 꾸준하게 도시 재생을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매입한 건물에 필요시설… 수익 올려팬데믹 시기엔 주차장 사업으로 이윤아동·노인 등 대상 복지·교육사업도 코인스트리트 대외관계 책임자 케이트 손더스 씨는 이에 대해 '이득을 취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많은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낙후되고 버려진 산업 유휴지 13에이커(약 5만2천609㎡)를 복합용도의 근린주구로 탈바꿈시켰다. 세계적 미술관인 테이트 모던과 가까운 템스강의 오래된 랜드마크 '옥소 타워'를 비롯해 이 일대에 주택과 공원, 주민센터 등을 조성하고 주민 자산화했다. 런던 중심부의 땅을 소유하고 이곳을 개발해 얻은 이득이 코인스트리트를 운영하는 큰 추진력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건물을 매입해 필요한 시설을 만들고 이와 함께 수익을 올리는 구조로 간다는 것이다. 지난 팬데믹 시기에는 입점해 있는 식당이나 상점 등이 타격을 입었지만, 주차장 사업으로 이윤을 얻을 수 있었다.이들의 주요 사업은 협동주택 조성, 상점·갤러리·식당·카페 조성, 공원과 템스강 보행로 사업, 스포츠 시설, 주요 페스티벌과 이벤트 조직, 어린이와 노인 복지·교육, 사업보조 프로그램 영역 등 다양하다. 사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케이트 씨는 "코인스트리트의 장점은 항상 주민들의 의견에 잘 반응하고 귀 기울여 온 것"이라며 "주민들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 [도시는 사람이 쓴다·(4)] 코인스트리트 성공 비결

    [도시는 사람이 쓴다·(4)] 코인스트리트 성공 비결 지면기사

    주민 커뮤니티가 원동력이 된 런던 도시재생을 이야기하면 '코인 스트리트'를 빼놓을 수 없다. 런던 중심부에서 그리 멀지 않은 남동쪽에 위치한 코인 스트리트는 원래 공업지대였다. 80년대까지만 해도 공장과 창고가 많은 지역이라 산업화 시대가 저물며 함께 쇠락했다. 낡고 허름한 공업지대를 벗어나, 주민 친화적 도시가 된 지금에 이른 데는 주민들이 도시개발을 주도했고 나아가 주민의 삶도 도시와 함께 '재생'됐기 때문이다.또 30년 넘게 도시재생이 성공으로 이어진 데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그 수익을 주민들이 민주적 과정을 통해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주효했다.1970년 정부·민간의 상업지구 재개발반대 시민단체 결성… 7년간 캠페인 전개코인 스트리트는 지역의 이름이면서, 도시재생을 주도하는 '사회적 기업'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 출발은 주민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1970년대, 정부와 민간기업 주도로 코인스트리트를 상업지구로 재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을 무렵, 당시 주민들은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 목소리는 꽤 강력했다. 코인스트리트 대외관계 책임자 케이트 손더스씨는 "당시 노인·아이 할 것 없이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다 같이 참여해 상업지구로 재개발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977년 산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던 주민들은 코인스트리트 개발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결성했고 무려 7년간 캠페인을 벌였다고 했다. 이같은 움직임 속에 1984년 '코인스트리트'의 이름으로 주민들의 사회적 기업이 설립됐고 런던시가 당시 해당 지역의 시 소유 땅을 주민들이 직접 개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케이트씨는 코인 스트리트 도시재생의 성공에 "운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그는 "1984년에 시가 주민에게 도시재생을 맡기는 결정을 하면서 아무것도 없었던 땅(약 5만2천609㎡)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주민들이 원하는 용도대로 도시재생을 할 수 있었다"며 "보조금 등 당시의 정책은 가능한

  • [도시는 사람이 쓴다·(3)]  도시재생의 핵심 '소셜기능 강화'

    [도시는 사람이 쓴다·(3)] 도시재생의 핵심 '소셜기능 강화' 지면기사

    페캄과 킹스크로스를 통해 본 런던의 도시재생에서 우리가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특징이 있다. 이들 지역은 낙후돼 한물간 도심에 '랜드마크'를 만드는 데서 도시재생이 시작된다. 페캄은 이민자 등 비교적 소득수준이 낮은 이들이 자리 잡은 런던 외곽지역 중 하나였고, 킹스크로스는 물류 운송의 허브로 산업혁명시기 가장 잘 나가는 지역 중 하나였지만 변화에 뒤처져 런던의 대표적인 슬럼가로 악명이 높았던 지역이다.이러한 역사적 배경 위에 페캄은 페캄도서관과 레벨스가, 킹스크로스는 역세권 개발로 노후 도심의 상징이 생겨났다.하지만 랜드마크를 세워 도시를 되살리는 작업은 영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하는 방식이다. 랜드마크가 단순히 도시의 상징적 관광지 역할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공유공간으로 제 역할을 하는 데서 런던 도시재생의 특이점을 찾을 수 있다.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도시재생 시민단체인 소셜라이프(Social Life)는 런던 도시재생이 주목하는 핵심을 '소셜(social)'기능, 즉 사회적 지속가능성에 있다고 설명했다.소득수준 낮은 이들이 사는 런던 페캄독특한 도서관, 문화 커뮤니티로 활용변화에 뒤처져 슬럼화 된 킹스크로스역세권 개발로 주거공간 늘어나 활기니콜라 베이컨 공동대표는 "도시재생은 기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계속 살아가는 정주공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생각의 바탕에는 오랜 시간 숱한 부침을 겪어 온 런던 도시재생의 역사가 있다. 니콜라 대표는 "런던 도시재생도 정부 주도로 진행되며 주택 중심으로만 흐르다 실패를 겪었고, 정부가 각종 규제를 풀어 민간기업들의 상업 중심의 개발들이 도시재생의 동력이 되기도 했다"며 "몇십년 간 실수가 반복되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주민들이 모두 떠나며 지역사회가 해체되는 상황을 지켜보았고 이제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페캄의 경우 독특하게 지어진 도서관과 지역의 오래된 마트와 주차장을 리모델링한 영화관·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이 지역주민

  • [도시는 사람이 쓴다·(2)] 가치를 재창조한 런던의 도시재생

    [도시는 사람이 쓴다·(2)] 가치를 재창조한 런던의 도시재생 지면기사

    영국 런던 남부에 위치한 페캄은 런던에서도 가난하고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혔다. 이곳은 서민들을 위한 임대아파트가 노후화되면서 더 가난한 사람들이 들어와 살게 됐고, 쇠퇴해버린 지역경제와 치솟는 범죄율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도시 재생이 절실했던 페캄에 어느 날 등장한 이상한(?) 도서관은 그래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됐다. 잘 만들고, 잘 활용되는 공공건축물이 어떻게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지, '페캄 도서관'으로 잘 알 수 있다.알파벳 'L'자를 옆으로 눕혀 놓은 듯한 외관과 'LIBRARY' 글자 옆으로 솟은 둥근 주황색 구조물이 독특함을 자아내는 페캄 도서관은 뒤쪽까지 노랑, 파랑, 주황 등 색색의 유리로 이루어져 눈길을 끌었다. 'L'자 건물의 윗부분은 7개의 강철 기둥이 받치고 있고, 마치 우주선처럼 둥근 독립된 공간(파드·pod)이 자리한 도서관 내부에는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주민들이 곳곳에 보였다. 페캄 도서관 주변으로는 많은 주민이 이용하고 있는 페캄 레저센터와 그 뒤로 길게 이어진 공원이 있어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남부 '페캄 도서관' 독특한 구조 유명세레저센터·공원 연계… 주민 발길 이어져주차장 활용 '페캄 레벨스' 예술 허브로랜드마크 자리잡은 건물, 관광·일상 조화 이와 함께 페캄 도시재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페캄 레벨스'다. 핑크색 외관으로 강렬함을 내뿜는 영화관 페캄 플렉스의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노란색 페인트가 칠해진 담을 따라가게 되고, 쉽게 페캄 레벨스를 찾을 수 있다. 이곳은 재개발로 갈 곳을 잃은 수백 명의 예술가들이 하나둘 모여 작업하는 공동 창의공간이다.건물 안은 특이했다. 이상하리만큼 넓은 엘리베이터, 유난히 낮은 천장, 모퉁이마다 그려진 구획선. 익숙한 듯한데, 일반적인 예술공간과는 다른 이곳의 정체가 바로 콘크리트 주차장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고개가 끄덕여졌다. 4층까지는 아티스트들을 위한 작업실과 예술계 종사자들을 위한 사무실들로 만들어져 있고, 공동으로 쓸 수 있는 작업공간도 보였다.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