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talk)!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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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꿈꾸며 지면기사
일본에 살때 세습률 높은 직업군'정치인' 지역구 물려받고 당선'의사' 40%… 기여입학제도 한몫모두 공정경쟁이 더욱 요구되는'진입장벽 높은 직업' 현실 괴리일본에서 세습률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무엇일까요. 가끔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당' 혹은 '요리사'라고 대답을 하곤 합니다. 아마도 좋은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다니다가도 부모님의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요리사가 되는 만화나 드라마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요. 과연 '식당'이나 '요리사'가 정답일까요.2000년대 중반, 일본에서 살던 시절의 일입니다. 어느 날 지하철에서 포켓본으로 된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세습에 관한 이야기였는데요. 그 책에서는 세습률이 높은 직업군으로 두 가지 직업을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첫 번째로 정치인을 지목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정치인들의 세습률이 약 30%에 이른다고 합니다. 집권 자민당을 기준으로 하면 그 비율이 40%까지 올라가기도 하지요. 더 놀라운 것은 당선율인데요. 부모나 3촌 이내의 존속인 현역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한 경우 당선율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무려 80%에 이른다는 것인데요. 비세습 후보의 당선율이 30%라는 것과 비교해 보면 어마어마한 수치임에 틀림없습니다. 또 역대로 일본에서 내각을 구성하면 절반 정도의 각료가 세습 정치인으로 구성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두 번째로 지목한 것은 의사였습니다. 심지어 의사의 세습률이 40%에 육박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지요. 의사의 세습률이 높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기여입학을 허용하는 제도적 원인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돈을 내고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계열의 학교를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연이어 다니면 대학교에도 기여금 비슷한 것을 내고 입학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최근에는 정치인과 의사에 이어 새롭게 세습률이 높은 직업군이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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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인천관동갤러리의 특별한 전시 지면기사
'英영사관과 하나 글래버 베넷展'영사 계보·3대 건물 변천사 확인개항초~해방 서양인 가계사 조명1930년경 상공계 주름잡던 위세지난 기억 소환 아픔이 배어든다인천에서 '인천 영국영사관과 하나 글래버 베넷展'이 열리고 있다. 일본 나가사키종합과학대학 지역과학연구소가 주축이 되어 2023년 동 대학 공동연구중점 프로젝트로 기획된 성과물 전시다. 전시장에서 3대에 걸친 인천 영국영사관 건물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다. 1대 영사관 건물(1884년 이축), 2대 영사관 건물(1897년 신축), 3대 영사관 건물(1911년 신축)이 영국국립문서보관소(UK National Archives) 소장 도면 및 나가사키역사문화박물관 소장 사진 등을 바탕으로 건축모형으로 제작돼 시선을 모은다. 역대 영국 영사들의 계보도 확인할 수 있다. 1884년 6월 임시 부영사로 부임하여 1년간 재직한 제임스 스콧(1850~1920)은 한글연구의 권위자로 1887년 한국 최초의 한영사전을 발간한 인물이다.정작 이 전시의 중심인물은 하나 글래버 베넷이라는 여성과 그녀의 가계도에 등장하는 친인척들이다. 특히 전시 주인공 하나는 스코틀랜드 사업가 토마스 B. 글래버와 내연의 처 일본인 츠루의 딸로 1876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1897년 홈링거상회의 영국인 직원 월터 베넷과 결혼하였으며 그해에 남편과 함께 인천으로 이주하여 40여 년을 살며 2남2녀를 두었다. 이들은 1차 세계대전 발발로 인해 1915년 폐쇄된 인천 영국영사관 건물로 이사 들어가 평생을 살았다. 그곳은 개항장 인천에 살았던 한국인들의 현실 세계와는 거리를 둔 별세계의 공간이었다. 하나는 1938년 사망한 후 인천 외국인묘지에 묻혔고, 현재 그녀의 묘비는 인천가족공원 외국인 구역에 있다.남편 월터는 1909년 자신의 이름을 건 베넷상회를 설립하여 당시 인천 상공계와 사교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며 1925년 영국영사대리로 임명을 받기도 했다. 전시 패널에 등장하는 1935년경 베넷상회로 사용되었던 곳이 현재 옛 모습 일부를 간직하고 있는데 인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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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변수(變數)로 바라보는 삶 지면기사
학교·회사는 선택할 수 있지만함께하는 친구·동료는 미지수인간관계 변수는 결국 자기자신현재의 행동·결정 미래와 연결변수로 접근땐 기회 많아질것가고자 하는 학교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함께 공부할 선생님과 친구들은 선택하기 어렵다. 일하고자 하는 회사 역시 자신이 선택할 수 있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선택하기 어렵다. 이는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선택하기 어려운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다. 시간도 선택하기 어렵다. 특히 과거가 그렇다. 아쉬움이 있다거나 후회하고 있다고 해도 바뀔 것은 없다. 이미 지나왔기 때문이다.이처럼 스스로 선택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것을 상수(常數)라고 표현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와 같은 상수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상수가 바뀌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쉽게 바뀔 리는 없다. 오히려 불평과 불만이 가중될 뿐이다.하지만 상수를 바꿀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방법 중 하나는 변수(變數)로 접근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삶이 달라질 수도 있다. 변수는 상수와는 달리 자신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과 관련해서 쉽게 살펴볼 수 있는 변수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관계에 있어 자신이 상대방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는 변수에 해당된다. 예를 들면 상대방이 나에게 무뚝뚝하니 나도 무뚝뚝하게 대하겠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상대방은 나에게 무뚝뚝하지만 나는 친근하게 대하겠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만일 전자의 선택을 했다면 그다지 바뀔 것이 없지만 후자의 선택을 한다면 무뚝뚝했던 상대방이 바뀌게 될 여지가 크다. 이와 더불어 상대방을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지도 변수에 포함된다. 성악설의 관점에서 볼 것인지 혹은 성선설의 관점에 볼 것인지에 따라 같은 사람을 보더라도 달리 해석된다. 이는 같은 물이지만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른 견해를 갖는다는 일수사견(一水四見)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렇게 보면 사람들과의 관계적인 측면에서의 변수는 결국 자기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다음으로 하고 있는 일을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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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동구릉 건원릉(健元陵), 태조는 혼자 잠들어 있다 지면기사
이성계, 정릉에 묻히길 원했으나태종은 양주 검암산 기슭 능 조성왕릉 중 가장 크고 단순한 구조지만단순하지 않은 이야기를 품은 곳혼자있는 당신 우리가 위로할 시간갑자기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멈춘다. 기암괴석으로 우뚝 선 인왕산 선바위는 마치 장삼을 입은 선승의 모습이다. 세 사람이 걷고 있다. 침묵 속에 세 사람은 서로 얼굴만 보고 있다. 결정을 내려야 할 숙명의 시간이다. 한양도성 경계를 결정짓는 순간, 한 사람은 떠나야 한다. 600여 년 전 도성의 경계는 눈발이 날리는 인왕산에서 결정되었다. 무학대사는 선바위가 도성 안에 있기를 바라지만, 정도전은 도성 밖에 두고 싶었다. 운명을 가르는 결정은 이성계가 내려야 했다.개경에서 한양으로 도읍지를 잡고 세 사람은 삼각산에 닿았다. 삼각산 백운대에서 백악산과 인왕산 중 주산을 찾는다. 주산을 정한 후 종묘와 사직단 그리고 법궁인 경복궁도 짓는다. 그런데 한양도성 경계가 문제다. 태조 이성계는 자연의 힘으로 결정한다. 다음날 눈이 녹는 곳으로 경계를 삼았다. 최악을 막는 차선책이다. 그렇게 선바위는 도성 밖으로 밀려나고, 무학대사는 한양에서 점점 멀어졌다. 경복궁 설계도 정도전에게 맡겨졌다.경복궁 근정전에서 정도전은 재상의 나라를 꿈꾸며 세자도 신덕왕후 아들인 방석으로 세웠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정도전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신덕왕후 죽음은 태조 이성계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태조는 경복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신덕왕후 능을 만들고 싶었다. 도성 안 정릉이 있는 곳에 원찰 흥천사도 만들었다. 태조는 매일 경복궁에서 능과 절을 다녀온 후 범종 소리에 잠들었다. 이곳이 도성 안 정동이다.하지만 이방원에게 신덕왕후 정릉(貞陵)이 도성 안에 있는 것은 눈엣가시였다. 어머니 신의왕후 제릉(齊陵)은 개경 안에 추존된 능이라 더욱 가슴 아려했다. 1차 왕자의 난에 이복동생 방번과 세자 방석을 아버지 태조가 보는 앞에서 죽인다. 과연 이성계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는 절대권력, 형제간 피비린내 나는 골육상쟁 속 인생무상을 느꼈다. 2차 왕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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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좋은 학부모의 정서적 조건 지면기사
자녀 성적 올리려면 마음의 교류부모가 '안전 기지'로 활용 돼야기분따라 규칙 바뀔땐 신뢰 잃어어떤 관계보다도 길고 누적적 고려한팀 될때 경쟁 등 이겨낼 힘 생겨이제 3월이면 새 학기가 시작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새 학기를 앞두고 좋은 학부모란 누구일까에 대해서 정서적 관점에서 알아보고자 한다. 아마도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부모들은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면서도 긴장이 될 것이고, 대학 입시를 앞둔 학부모들에게는 마음이 다소 무거운 3월의 시작일 것이다.다양한 입시 전형이 생겨나고 진로 또한 다양해진 현재의 시점에서도 여전히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가 소위 좋은 대학에 가기를 원하고 성공적인 삶을 혹은 성취를 이루기를 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은 대학에 가거나 화려한 직업을 갖게 되는 것만이 절대적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이 이루어낸 작은 성공들의 맛을 알기는 나 또한 원하는 바이다.최근에 학부모들을 많이 만나고 입시에 관한 혹은 공부에 관한 고민을 듣다 보면 항상 자녀의 성적 그 자체나 주변 환경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즉, 외부적 요인 혹은 보이는 숫자에 집착하여 자녀가 갖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학교 성적이라는 것은 다소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로 이러한 접근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없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자녀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근원적인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점은 자녀와의 정서적인 교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서적 안정과도 연결되는 개념으로 생애 초기에 부모는 일관되며 민감한 양육을 통해서 자녀에게 부모가 일종의 '안전 기지(secure base)'로 활용이 되어야 한다. 즉, 아이와 모든 것을 단순히 하는 물리적인 가까움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그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아마도 아버지들 중에 이런 경험들이 다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명히 주말에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일상을 보냈는데도 자기 전에 아이가 하는 이야기는 "아빠, 우리 오늘 못 놀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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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투표로 복수합시다 지면기사
정당의 1차적 목표 '정권 획득'?국민 행복과 멀어보여 어리둥절우리 삶 사소한 곳까지 닿은 정치훌륭한 정치인 가릴 유권자 의무철저한 관심과 잘못된 것 감시를'정당의 목적은 무엇인가'. 중학교인지 고등학교인지 잘 기억나진 않지만 학창 시절 사회 과목 주관식 시험문제였습니다. 저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답지에 자신만만하게 답을 적어 넣었지요. '국민의 행복'이라고 말이죠.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훌륭한 분들인지, 얼마나 높은 분들인지, 정치라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평소 어른들로부터 귀가 닳도록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선거를 통해 이처럼 훌륭한 분들을 뽑는 이유는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을 하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따라서 당연하게도 정치의 목적은, 정당의 목적은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답을 적어 넣고서 뿌듯한 마음으로 답안지를 제출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쯤 후에 시험 성적이 발표되었습니다. 어라!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사회 과목의 점수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제 생각보다 낮은 점수가 나온 것이었지요. 저는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했습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정답이 제가 생각한 답과 달랐습니다. 정답은 '정권의 획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선생님께서 정답을 설명하시면서 정권 획득을 목표로 하지 않는 정당은 진정한 정당이 아니라는 말씀까지도 하셨다는 것이었지요. 저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저렇게 높은 지위와 고매한 인품을 가지신 분들이 모인 곳인데, 고작 정권 따위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 모인 것이란 말인가! 저는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사실 저는 지금도 정당의 목적이 '정권의 획득'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아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지요. '정치'란 '나라를 다스리는 일로서 국민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사전에 정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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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건축가 유동룡을 아시나요? 지면기사
1937년생 재일교포로 日 귀화 거부'이타미 준' 예명 양국 모두 '경계인'서귀포 수·풍·석미술관 명품 건축제주에 선생 이름 딴 미술관 탄생뿌리깊은 고향 생각에 가슴 뭉클아들 찬스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나와 집사람 공히 말년 복을 타고났다더니 그 서막의 테이프를 끊은 여행이었다. 지난달 1월 하순, 출발 하루 전까지 제주도에 폭설과 강풍으로 항공기 이착륙 지연사태가 벌어졌는데 다행히도 김포공항을 이륙하여 제주공항에 안착한 그날은 천지가 해맑았다.이번 집사람과 함께하는 제주투어는 건축가 유동룡(庾東龍) 선생을 답사 주제로 삼았다. 선생이 생전에 건축가의 이름으로 사용한 예명은 이타미 준(ITAMI JUN)이다. 유동룡과 이타미 준. 두 이름 모두 일반인들로선 낯설 터다. 선생은 1937년 재일 교포로 태어났다. 일본에서 자라났으나 끝까지 일본 귀화를 거부했다. 제도상 일본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본식 이름이 필요했다. 그의 성씨인 유(庾)는 일본에선 사용하지 않는 한자라서 본명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 배경하에 이타미 준이란 예명이 탄생한다. 이타미(伊丹)는 선생이 처음 한국 땅을 밟을 때 이용했던 오사카 이타미 국제공항에서 따왔고, 준(潤)은 일본에서 활동하던 절친 작곡가 길옥윤(吉屋潤, 요시아 준, 본명 최치정)의 마지막 글자 '준'에서 따와 만든 이름이다.선생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많은 작업을 했지만 이타미 준이란 일본이름 탓에 한국의 건축사회와 문화계에서조차 한국인 건축가의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일본에선 일본대로 재일 한국인인 그가 온전하게 발을 붙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그런 자신의 위상에 대하여 선생은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칭했다. 두 나라 중 어느 한 곳도 그가 뿌리를 내릴 만한 곳이 못 되었던 까닭이다. 그 사이 선생의 건축세계에 대한 평가는 서구사회가 앞장섰다. 선생은 2003년 프랑스 파리의 국립 기메 동양미술관 초청으로 개인전을 열었고, 2005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슈발리에 예술문화훈장을 수훈한다. 이후 2006년 국내에서 김수근 문화상,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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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성장을 위한 동력, 자기주도학습 지면기사
타인 주도 익숙해 쉽지 않지만자율성·주도성 확보된 상태에서'스스로 문제 출제' 효과적 방법개인 능력치가 조직 경쟁력 직결자발적인 배움 문화 북돋아 주길일상에서 마주하는 상황들이 있다. 이를테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 그리고 모르면 피해를 입을 수 있거나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경우 등이다. 개인이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학습을 하게 된다. 이른바 자기주도학습이다. 자기주도학습은 이처럼 개인이 상황을 인식해야 가능하다. 자기주도학습이 지향하는 바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개인적인 측면에서 보면 자기만의 브랜드(personal brand)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둘째, 업무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문가(professional)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셋째, 상황적인 측면에서는 개인과 조직의 성장 가능성(possibility)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다.그런데 자기주도학습은 생각만큼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먼저 지금까지 주로 타인주도학습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타인주도학습은 음식에 비유해보면 정해진 메뉴이고 만들어진 음식이다. 그런데 자기주도학습은 다르다. 자신이 직접 정해야 하는 메뉴이고 손수 만들어야 하는 음식과 같다. 그래서 자기주도학습은 개인의 자율성과 주도성이 확보되어야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자신에게 적합한 학습유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습유형은 다양하다. 크게는 소비자, 개발자, 추천자 그리고 전달자의 유형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소비자 유형은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학습유형이지만 익숙한 면이 있다.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된다. 학습에 있어 상호작용을 선호하지 않거나 내향적인 성격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발자 유형은 크리에이터로서 학습하는 유형이다. 예를 들면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문서나 영상 등과 같이 여러 가지 형태의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학습하는 것이다. 그리고 추천자 유형도 있다. 이들은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공유하는 활동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주로 SNS에서 접하게 된다.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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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삼각산 비봉(碑峰)에 감춰진 비밀은 무엇일까 지면기사
추사가 진흥왕 순수비 밝혀내기전무학대사비로 조선에 알려져세개의 소뿔처럼 보이는 삼각산대한민국 중심에 '우뚝'서해가 지척… 우리를 기다린다 햇살이 따뜻한 이른 아침 길을 나선다. 추위가 지나고 금방이라도 매화나무 꽃망울이 터질듯한 날씨다. 탕춘대성에서 바라본 북한산성은 구름 한 점 없이 삼각산 봉우리와 봉우리가 병풍처럼 이어져 있다. 산속에 벌써 입춘이 숨어있다. 추위가 가고 봄의 시작을 알리는 첫 절기다. 산에도 때가 있는 듯하다. 바람은 차지만 삼각산 가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백악산 너머 병풍처럼 펼쳐진 봉우리들이 눈앞에 선명하다. 족두리봉에서 향로봉 지나 비봉 위 비석이 햇빛에 반짝거린다.탕춘대성과 홍지문에서 삼각산 비봉 가는 길, 성벽 좌우 활짝 필 진달래와 개나리꽃이 기다려진다.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비봉과 보현봉까지 거리를 물어보니 슬며시 미소만 짓는다. 어디쯤에서 쉬어갈까. 탕춘대성 넘어 너럭바위에 걸터앉아 커피 한잔에 초콜릿 하나를 건네니 비로소 대답한다. 이곳은 연산군이 오가며 즐겁게 노닐던 '탕춘정'과 '탕춘대'가 있었던 곳이다. 한양도성 창의문 밖 세검정 옆 홍제천 지나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 있었다. 탕춘대에 북한산성과 이어지는 성곽을 쌓아 탕춘대성(蕩春臺城)이라 불렀다. 탕춘대성과 북한산성은 입술과 이와 같은 관계다.그렇다면 삼각산 비봉에 순수비를 언제 세웠을까? 삼각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활기찬 기운이 느껴지는 명산이자 신비로운 산이다. 고려시대 개경에서도 왕들이 가고 싶어 한 영산이었다. 조선 개국과 함께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칡넝쿨을 잡고 험준한 바위산을 올랐다. '우뚝 솟은 뫼는 하늘까지 솟았네'라며 삼각산 보현봉에 이른다. 우리도 간다. 무작정 푯말을 보고 비봉에 다다르니 높고 넓은 바위들만 무성하다. 순수비가 보일 듯 말 듯 하다. 한숨을 내쉬고 먼 산을 본다. 1시간 넘게 걸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비봉을 못 보니 안타까운 심정이다. 조금 더 올라가 보자.잡을 나무도 없고, 의지할 줄도 없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바로 이런 느낌일까. 풀린 다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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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한 일가족의 비극적 사건, 공공의 책임을 묻다 지면기사
1형 소아당뇨환자 국가책임 촉구우선 중증난치질환으로 인정상급종합병원서도 생애초기부터체계화된 진료 적극 검토하고가족 모두에 심리적 지원 필요지난 9일 태안에서 한 일가족이 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돼 사회적 충격을 안겨줬다. 이전의 글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미성년 자녀는 자살을 선택할 수 없으므로 이는 더 큰 비극을 의미한다. 이 사건은 기존의 사건들보다도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고 사회적 울림이 있는 사건으로 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이 가족의 자녀는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었으며, 유서에는 자녀가 아픈 것과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힘들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 놓여있지 않은 경우 자칫 당뇨병인데 치료받으면 되지 그렇게까지 힘든 일인가란 차가운 시선을 보낼 수도 있으나 1형 당뇨병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당뇨병(비만,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등으로 생기는 2형 당뇨병)과 다르게 체내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 평생동안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입해줘야 하는 질병이다. 특히, 일정 시간 인슐린 주입 시기를 놓치면 급성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케톤산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룰 수도 있는 심각한 병으로 볼 수 있다.2007~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서 제1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14세 이하의 소아청소년을 조사한 결과 그 발생률이 매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소아청소년 1형 당뇨환자는 전체 1형 당뇨환자 3만명의 10%에 해당하는 약 3천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매일 인슐린 사용이 필요한데 아이 스스로 혈당 관리가 어려워 정밀 인슐린펌프 지원이 필요하다. 일가족의 죽음이 하나의 이유만으로 이뤄졌다고는 볼 수 없으나 이런 질환의 경우 완치가 없고 평생 동안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 괴로움이 지속적이라 볼 수 있다.그렇다면 한 일가족을 죽음까지도 몰고 갈 수 있는 이 질병에 대한 공공의 책임은 무엇일까? 2021년에는 비교적 나이가 젊은 당뇨병 환자만이라도 정부에서 지원을 강화하자는 소위 '젊은 당뇨병 환자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