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교 리얼리티-성공, 그 이후]게임콘텐츠특구·AI클러스터… '지속성장 밑그림' 쏟아진다

    [판교 리얼리티-성공, 그 이후]게임콘텐츠특구·AI클러스터… '지속성장 밑그림' 쏟아진다 지면기사

    성남시, 규제완화로 문화축제 활성道,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화등 전략경기남부권TV 동반발전안은 '미흡'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중심지로 거듭난 판교테크노밸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청사진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다만 판교의 지속 성장이 경기남부 테크노밸리 전반의 동반 성장을 촉진한다기 보다는 '판교의 더 큰 성공'으로만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판교를 품고 있는 성남시는 지난 6일 이곳을 '게임·콘텐츠 문화특구'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구가 되면 게임업체들에 적용되는 규제가 완화되는 한편 이곳에서 게임 축제·문화 행사 등을 진행할 때 도로 점용도 가능해진다. 옥외광고물에 대한 제약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판교테크노밸리에 다수 입주한 게임업체들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곳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야간·주말 상권 공동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다. 3월부터 기본계획을 마련, 6월에 중소벤처기업부에 특구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경기도에서 판교테크노밸리를 총괄하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선 이곳을 AI클러스터로 거듭나게 한다는 방침이다. AI 관련 산업체·연구기관 등을 집약한 공간으로 조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중심지로서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김기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판교테크노밸리를 대한민국 최고의 혁신 중심지로, 글로벌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AI 클러스터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그에 앞서 경기도는 올해 미국 테크스타스 등 세계적인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 기관·기업)가 판교에 입주하는 것을 계기로 이곳을 국내 스타트업의 세계 시장 진출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총선과 맞물려 판교의 지속 성장을 위한 안이 꾸준히 제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판교의 성공이 다른 지역 테크노밸리의 동반 성장으로 이어지게끔 하는 방안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모두 판교·광교·안산 등으로 이어지는 첨단연구개발벨트를 조성, 시너지 효과를 창

  • [판교 리얼리티·(4·끝)유산]첨단산단 그후… '3기 신도시' 성공의 가늠자

    [판교 리얼리티·(4·끝)유산]첨단산단 그후… '3기 신도시' 성공의 가늠자 지면기사

    접근성·목적의식·집적효과·재투자 '성공공식''3기' 자족시설용지 판교 8배… 공급과잉 우려"서울 마곡·성남 판교이외 성공사례 거의 없어"올해부터 입주기업 '전매제한' 본격적 해제시세 크게 뛰어 '테크노밸리 생태계' 변수로10년뒤 업종제한도 풀려… '자생' 모색할때# 포스트 판교는 실현될 수 있을까판교의 성공은 신도시의 희망이 됐다. 판교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이후 등장한 신도시들은 하나같이 '자급자족'을 목표로 첨단산업단지를 유치하고자 했고 그 노력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들의 기대만큼 판교 이후 신도시는 '포스트 판교'가 될 수 있을까.제3기 신도시는 남양주, 하남, 인천, 고양, 부천, 과천이다. 판교가 힘겹게 정부와 싸워 '벤처산단용지'를 얻어냈던 과거와 달리, 이제 3기 신도시는 '자족시설용지(벤처기업 집적시설·소프트웨어 연구소·일반업무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업무지역)'가 처음부터 계획됐다. 용지 규모만 보더라도 그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쉽게 알 수 있다.남양주 왕숙(140만㎡)·하남 교산(92만㎡)·인천 계양(90만㎡)·고양 창릉(135만㎡)·부천 대장(68만㎡) 모두 판교 테크노밸리(66만㎡)보다 넓은 면적의 자족시설용지를 가지고 있다. 과천은 신도시 대상 부지에 자족시설용지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과천 지식정보타운(22만㎡)과 가깝다. 3기 신도시의 자족시설용지를 모두 합한 면적은 525만㎡인데 판교의 8배 가량이다. → 그래프 참조여기에 기존의 광명·시흥테크노밸리(202만㎡), 일산테크노밸리(85만㎡), 구리·남양주테크노밸리(22만㎡), 양주테크노밸리(30만㎡)가 조성 중이고 판교에는 제2테크노밸리(43만㎡)와 제3테크노밸리(58만㎡)가 후속으로 조성 중이다. 이들 테크노밸리를 모두 합하면 여의도 3개를 합친 면적에 달한다. 과연 이들 신도시의 계획대로 자족시설용지 모두에 판교처럼 빽빽하게 규모 있는 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까. 3기 신도시의 계획이 확정되기 전부터 의문부호가 제기되는 건 이른바

  • [판교 리얼리티·(3)실패]화려한 판교의 초라한 밤… '상권 공동화'

    [판교 리얼리티·(3)실패]화려한 판교의 초라한 밤… '상권 공동화' 지면기사

    판교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출퇴근 시간이 지나면 어둠 속에 갇힌다. 하루 7만명의 직장인이 오가고 1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지만 밤이 되고 주말이 되면 판교의 상가는 불이 꺼진다.바닥을 치는 매출과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상인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판교 테크노밸리 인근 상가에는 공실이 넘쳐난다. 판교역이라고 상황이 다른 것은 아니다. 역 주변의 대형 복합쇼핑몰에도 '임대 문의' 전단이 붙은 텅 빈 가게들이 곳곳에 보이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마트가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철수를 결정했다.'상권 공동화' 현상은 곧 판교의 위기다. 상권은 기업환경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다. 기업 구성원들의 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프라가 무너지면 판교를 탄탄하게 지켜 온 기업들의 이탈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2018년 판교 테크노밸리 매출 87조원. 반짝이는 성공에 가려진 판교의 어둠을 들여다봤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판교리얼리티' 바로가기 ※기획취재팀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 사진: 임열수부장, 강승호차장, 김금보기자 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평일 저녁과 주말이면 텅 비어버리는 판교 테크노밸리 중심가. /김금보 기자 artomate@kyeongin.com

  • [판교 리얼리티·(3)실패]어둠속 상권

    [판교 리얼리티·(3)실패]어둠속 상권 지면기사

    판교역 광장에는 출퇴근 직장인들만 오간다. 판교는 평일 저녁과 주말이 되면 어둠에 잠긴다. 7만명 직장인이 오가고 1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지만 밤이 되면 상가에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상권 공동화'가 심각하다.주말이던 지난달 21일 저녁 판교테크노밸리 내 U스페이스를 찾아 가보니 10개 가게 중 2곳만 영업 중이었다. 그나마도 식당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건물 1층 카페 2곳만 겨우 문을 열어 놓은 모습이었다. H스퀘어도 상황은 마찬가지. N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식당 주인은 "대부분 너무 장사가 안되고, 평일에도 밤 10시 이후면 아예 손님이 끊긴다. 그래도 장사를 해야 하니까 주말에도 열고 평일에도 새벽 5시까지 영업하지만 매출은 바닥"이라며 "이 곳 식당 상당수가 부동산 중개업소에 가게를 내놨는데 너무 안 빠져서 마지못해 운영하는 곳이 많다. 우리 가게도 중개업소에 내놓은 지 5년이 지났다. 유럽에서는 밤 10시면 문 연 식당이 없다고 하는데 판교가 딱 그런 상황"이라고 씁쓸하게 웃었다.김동욱 와이즐리 대표도 "1년 이상 판교에서 사무실을 운영했는데 회식은 고작 2차례밖에 안 했다. 직원들이 회식하자는 이야기가 없어 싫어하는 줄 알았다"면서 "서울 왕십리로 회사를 옮긴 뒤 회식이 부쩍 많아졌다. 판교에선 직원들이 퇴근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삼삼오오 모여 저녁도 먹고 얘기도 하다 퇴근하는 문화가 생겼다. 회사 주변 상권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평일 저녁과 주말 공동화 현상은 판교를 품고 있는 성남시의 가장 큰 근심거리이기도 하다. 높은 지가와 임대료에 비해 매출이 신통치 않으면서 영세상점부터 대형 상가까지 공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전동억 성남시 아시아실리콘밸리 담당관은 "저녁과 주말의 공동화가 판교의 문제다. 판교가 오직 업무타운이 돼 버려 생긴 현상이다. 시도 상권이 붕괴되는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된 현상 한 가지를 증언했다. 그나마 유동인구가 있는 판교역 주변 상권만 활성화됐을 뿐, 판

  • [판교 리얼리티·(3)실패]신분당선 빨대효과

    [판교 리얼리티·(3)실패]신분당선 빨대효과 지면기사

    휴일 외지서 찾아오는 손님 적어공동화 심각… 대기업 점포 이탈직장인, 퇴근후 서울로 빠져나가업무지구로만 활용… 강남과 대조판교 상권은 크게 보아 '판교역'과 '판교 테크노밸리'라는 두 가지 범위로 나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판교 상권을 분석해봤다.판교테크노밸리 중심부인 '카카오 판교오피스'를 중심점으로 반경 700m를 상권으로 설정한 결과, 주말 유동인구는 9.9%(3만8천504명)이고, 주중 유동인구는 90.1%(35만2천286명)로 나타났다. 업무타운인 테크노밸리는 주말과 주중의 유동인구 차이가 극심했다. 판교역을 중심으로 한 상권은 어떨까. 테크노밸리보다는 상황이 나았지만, 판교역 반경 700m 상권도 주말유동인구 비율은 22.7%(18만4천603명)이고 주중은 77.3%(62만8천287명)로 차이는 매우 컸다. 판교에 10만명의 정주 인구가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주말에 일부러 외지에서 판교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판교의 상권 공동화는 '대기업 점포의 이탈'에서도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지난달 18일 판교역에 들어선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매장이 철수를 결정했다. 전자기기 전문매장인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의 철수는 전국 45개 매장 중 첫 사례다. 게다가 판교역에서 수십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초근접 역세권이다. 인근 P부동산 관계자는 "장사가 안돼 나간 것"이라면서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쓴 일렉트로마트는 1층 매장만 330㎡가 넘었는데 면적당 임대료가 40만원 이상이다. 임대료가 비쌌다"고 설명했다.판교 상권의 붕괴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손쉽게 알 수 있는 이유는 판교를 관통하는 신분당선의 '빨대 효과'다. 서울과 판교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뚫린 신분당선은 판교 상권 활성화가 아니라 판교 직장인의 강남 상권 이용을 늘리는 효과만 불러왔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로 신분당선 이용 통계를 보면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다. → 그래프 참조지난해 판교가

  • [판교 리얼리티·(3)실패]좌절된 '한국의 롯폰기'

    [판교 리얼리티·(3)실패]좌절된 '한국의 롯폰기' 지면기사

    투자자 조급함·결정권 쥐지못한 공공기관난관 맞물려 현재 모습 머물러지붕 덮는 초기계획 비용문제로 취소올해부터 '10년 전매제한' 해제인프라 악화로 기업들 외부이동 우려도판교 상권의 위기는 곧 판교의 위기다. IT산업 기반의 기업하기 좋은 곳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상권이 붕괴되면 곧 생활 인프라가 무너지는 것이고 기업환경도 덩달아 악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10년 전매제한이 풀리는데, 인프라 악화로 판교 기업들의 외부 이동이 현실화 될 수 있다. 이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두고 '문화'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개발 당시부터 벤처산단의 업무 효율성에만 매몰된 나머지 사람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을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람이 모여야 상권이 활성화되는데, 문화가 없는 판교는 일하는 시간 외에 사람을 불러모으는 데 실패했다.문화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지점에 '알파돔시티'가 있다. 판교역 알파돔시티는 판교 상권의 중심부에 자리한 5조원 규모의 매머드급 사업이다.알파돔시티는 축구장 16개를 모은 면적(13만7천497㎡)에 4개의 주축 건물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돔)을 덮는 프로젝트였다.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의 4배,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3배가 넘는 거대한 상업복합시설을 조성해 "강남 상권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목표에서 시작했다.이상후 전 LH 부사장은 "주말이면 강남역 뒷골목에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수도권의 젊은 층이 더 이상 강남을 가지 않고 판교로 모이게 하는 게 알파돔시티의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알파돔시티의 변천사는 판교 상권의 성공과 실패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영화 스튜디오와 K-POP 타운과 같은 콘텐츠 외에도 알파돔시티에서 '판교 문화'를 만들어 내려는 시도는 여럿 있었다. 알파돔시티에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을 유치해 발레 아카데미를 만드는 것, 실크로드가 경유하는 아시아와 유럽 국가를 묶어 나라별 공연을 연중 펼치는 구상이 그런 시도의 일환이었다.만약 발레 아카데미를 유치할 수 있었다면 최근 유아와 성인을 막론

  • [판교 리얼리티·(3)실패]봉준호·이수만 '입성' 무산

    [판교 리얼리티·(3)실패]봉준호·이수만 '입성' 무산 지면기사

    판교역 지하 '촬영 스튜디오' 최적지상설공연장서 1년 내내 행사 계획도한계 극복 못하고 '공영주차장' 활용백두산에 이어 한라산이 폭발했다. 한라산 폭발로 패닉에 빠진 대한민국을 묘사한 이 영화는 판교역 아래 꾸려진 지하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빛과 소음이 차단된 지하 스튜디오에는 늘어선 차량 위로 거대한 해일이 덮치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재현된 해안도로, 백록담을 묘사하기 위한 거대한 수조가 놓였다.밤샘 촬영을 마친 배우들은 판교역 옆에 위치한 호텔로 향했다. 숙소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아 부족한 잠을 자기에 판교역 스튜디오는 최상의 접근성을 가졌다. 배우들이 스튜디오를 떠나자 카메라 스태프는 촬영된 필름 원본을 곧장 영상 스태프에게 넘겼다. 스태프는 판교 알파돔시티에 자리 잡은 컴퓨터 그래픽 업체에 영상을 전달했고, 이 업체는 새벽부터 곧장 작업에 들어갔다. 영화와 관련된 컴퓨터 그래픽 업체만 스무 곳이 넘는다. 이들 업체는 모두 판교에 자리 잡고 있다. CG처리가 된 영상은 화면 톤과 사운드를 입힐 수 있도록 바로 옆 건물의 후작업 업체에 맡겨졌다.영화 촬영-그래픽-후작업-편집까지 한 번에 해결 가능한 장소가 바로 판교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지하 스튜디오 위 광장에선 연중 펼쳐지는 K-POP 공연이 한창이었다. 동시에 화려한 조명이 내리쬐는 K-POP 무대 옆에서 '실크로드'를 주제로 한 퍼레이드가 펼쳐졌다.물론 이 모든 이야기는 '계획대로 조성됐다면'이란 가정 아래 설정된 허구다.하지만 허구는 충분히 실현 가능했던 일이다. 봉준호 감독이 판교를 찾아온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설국열차(2013)를 성공시킨 봉 감독은 영화계 원로인 이장호 감독과 함께 판교 알파돔시티를 찾았다. 알파돔시티는 판교역을 둘러싸고 조성된 상업복합시설이다. 알파돔시티자산관리(주)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상후 전 LH 부사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봉 감독이 찾아와 판교역 지하에 영화 스튜디오를 지어보자고 했어요. 판교는 서울 강남과 가까워 배우들이 오가기도 좋고, 밤샘 촬영하고 근처 호텔에

  • [판교 리얼리티·(2)기회]대기업 사원도 스타트업 대표도 "판교는 기회의 땅"

    [판교 리얼리티·(2)기회]대기업 사원도 스타트업 대표도 "판교는 기회의 땅" 지면기사

    판교의 오늘은 곧 미래의 꿈이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판교의 발 디딜 틈 없는 출퇴근 버스에 올라타 몸을 부대끼고 커피를 마시며 틈틈이 대화를 나눈 끝에 얻은 결론이다.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대기업의 직장인, 이제 막 방구석을 탈출해 창업에 도전 중인 스타트업 대표 등 우리가 만난 '판교인'은 저마다 이력과 개성이 달랐지만 '판교는 기회의 땅'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자전거를 탄 채 스마트워치를 수시로 확인하며 이동하던 직장인은 "판교엔 구둣방이 없다"고 귀띔했고, 야심차게 판교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한 창업가는 "서울 강남과 가까워 접근성은 좋지만 교통체증이 심해 결국 떠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여전히 창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스타트업의 가능성을 분석하는 한 투자가는 "판교는 기업투자의 선순환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곳"이라며 "대기업 간부가 스타트업에 종잣돈을 투자하다가 발전 가능성을 보고 이직하는 일도 있다"고 희망을 이야기했다.부지런히 발로 뛰며 귀로 듣고 눈으로 본 판교, 판교에는 여전히 희망이 존재했다. /기획취재팀▶디지털 스페셜 '판교리얼리티' 바로가기※기획취재팀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사진: 임열수부장, 김금보기자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6일 아침, 판교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줄줄이 버스에 오르는 판교 직장인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 [판교 리얼리티·(2)기회]판교직장인의 기쁨과 슬픔①

    [판교 리얼리티·(2)기회]판교직장인의 기쁨과 슬픔① 지면기사

    순환 출퇴근 마을버스 602-1B·2B 정류장 22인승에 80여명 태우고 출발 '만원 행렬'■출근전쟁… 602-2B 버스 탑승기지난해 12월 23일 오전 8시30분. 판교역에 도착한 신분당선 출입문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뛰기 시작했다. 함께 달리며 "왜 뛰냐"고 묻자 "마을버스를 타야 된다"는 짤막한 답이 돌아왔다. 뛰는 이들을 쫓아가니 '602-1B·2B번 맞춤형 마을버스' 정류장. 판교역과 판교테크노밸리를 순환하는 출퇴근 버스 노선인데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602-1B번은 만원상태로 떠나는 뒷모습만 바라봐야 했고, 막 도착한 602-2B번 버스는 출입문 계단까지 가득 찬 앞문을 피해 뒤쪽 출입문으로 겨우 몸을 구겨 넣을 수 있었다. 이미 전 정거장(판교역 남편)에서 승객을 34명이나 태우고 온 이 22인승 버스는 기자가 탄 판교역 서편 정류장에서 46명을 더 태우고서야 출발했다. 몸과 몸이 밀착한 버스 안에 뒷사람의 숨소리를 피해 나갈 공간은 없었다.다음 정류장인 'H스퀘어'에서 40명 가까이 내린 뒤에야 간신히 숨통이 트였고, 여러 기업이 입주한 '이노밸리' 앞 정류장에서 20명 넘게 더 내리자 비로소 빈자리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버스는 마지막 역인 판교테크노밸리 서북쪽에 있는 '세븐벤처밸리'를 돌아 다시 판교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막 신분당선에서 내린 승객들로 금세 다시 만원이 된다. 쉼 없이 달리는 만원 마을버스의 행렬 속에 판교의 아침이 지나갔다. 구독경제 기반 면도날 렌탈·판매 스타트업 '와이즐리''출퇴근 지옥'에 인력유출 막고자 이사… "돌아오고 싶어"■이탈… 나는 왜 판교를 떠났나 구독경제에 기반한 면도날 렌탈·판매 스타트업 '와이즐리'가 1년 반 만에 판교를 떠난 것도 출퇴근이 화근이었다.와이즐리는 2017년 3월 분당의 한 아파트에서 김동욱 대표와 친동생, 김 대표의 친구 이렇게 셋이서 의기투합해 출발했다. 이들이 방구석을 탈출해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입성한

  • [판교 리얼리티·(2)기회]판교직장인의 기쁨과 슬픔②

    [판교 리얼리티·(2)기회]판교직장인의 기쁨과 슬픔② 지면기사

    성남시, 지구단위계획으로 제한… 원룸 조성 못해 살 곳 모자란데 업무시설 계속 늘어 '악순환 반복'■오피스 타운… 무서운 집값판교 테크노밸리가 지닌 '옥에 티'는 주거다. '잠만 자는' 베드(Bed) 타운은 겨우 피했다지만 '일만 하는' 오피스(Office)타운 신세는 면치 못한 것이다.5년째 판교에서 근무 중인 박중혁씨는 첫 입사 시기였던 2015년과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원룸 전세를 구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판교테크노밸리 주변에 원룸은 아예 없었고 조금 떨어진 정자역이나 미금역 근처도 오래된 원룸밖에 없었다. 유일한 빌라촌인 백현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김모식씨의 설명을 들으면 판교테크노밸리의 주거 실태가 쉽게 이해된다. 김씨는 "백현동 카페거리에 있는 상가주택의 투룸 전세가격이 2억5천만~2억7천만원대이고 사실상 투룸만 있지, 원룸은 없다"며 "나머지 테크노밸리 인접지역이나 판교역 주변은 모두 주상복합이나 아파트 단지밖에 없어 최소 79㎡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판교신도시 내 원룸이 있는 상가주택은 전체를 통틀어 백현동의 2개 동이 전부다. 성남시가 지구단위계획으로 점포주택 1개 동당 3가구까지만 평면을 구성하도록 제한하는 바람에 사실상 원룸은 조성되지 못했다. 그나마 20~30대가 선호하는 상가주택의 투룸도 경쟁이 치열해 가격이 한도 끝도 없이 올라가고 그마저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다.좁은 면적의 아파트를 찾는 젊은 부부도 마땅한 집을 찾기는 쉽지 않다. 봇들마을 아파트단지 주변 공인중개사 이재순씨는 "판교역과 테크노밸리에서 거리가 좀 떨어져 있는 아파트단지 99㎡의 전세가가 6억6천만원이고 매매가는 11억원"이라며 "판교 직장인들이 집을 보러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판교테크노밸리 주거시설은 모자란 데 업무시설만 늘어나고 있다"며 "판교 부동산 시세는 계속 올라가고 직장인들은 다른 지역을 찾아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각 잡힌 정장과 구두 대신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