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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가이더 최원균의 영화폴더·세븐 파운즈 (Seven Pounds) 지면기사
세븐 파운즈 (Seven Pounds)2008년/ 미국/ 123분/ 드라마, 미스터리 감독: 가브리엘 무치노 출연: 윌 스미스, 로자리오 도슨, 우디 해럴슨 개봉일: 2009.02.05.목 홈페이지: http://www.7pounds.co.kr/ ★★★★★★☆ (6.5/10) 재작년 이맘때 개봉했던 영화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yness·2006)'는 무일푼 세일즈맨에서 주식중개인으로 크게 성공한 실존인물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휴먼 드라마로 기억되고 있다. 아들과 함께 노숙을 전전할 정도로 추락한 생활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 그의 기적 같은 이야기는 근래 할리우드 영화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정통 멜로 드라마의 기조 안에서 강렬한 교훈적 메시지까지 녹여내는 매우 독특한 결과물로 관객들을 감동시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모든 사람들에게 흔쾌히 '좋은 작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은 주지해야할 사실이다.'행복을 찾아서'의 '가브리엘 무치노(Gabriele Muccino)' 감독을 주축으로 한 중요 스태프들과 주인공 '윌 스미스'가 간만에 다시 모여 내놓은 '세븐 파운드'는 많은 부분에서 전작의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이다. 이번엔 실화까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한 순간의 과오로 인생의 나락에 떨어진 주인공이 최선의 선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짧은 여정은 아름다운 화면,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매우 섬세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앞서 언급한 '행복을 찾아서'와 마찬가지로 잘 만든 짜임새와는 별개의 상당히 회의적이고 논쟁적 결말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까지도 유사하다. 영화는 주인공 '벤 토마스(윌 스미스 扮)'가 찾아다니는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이들의 관계를 통해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이끌어내면서 동시에 사이사이 파편처럼 그의 과거를 삽입함으로써 해답을 위한 작은 단서들을 제공한다. 과연 그가 저지른 과오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가 이들을 통해 계획한 최후의 계획이 무엇인지 영화는 결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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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가이더 최원균의 영화폴더·잉크하트: 어둠의 부활 (Inkheart) 지면기사
잉크하트: 어둠의 부활 (Inkheart)2008년/ 미국, 영국, 독일/ 106분/ 판타지, 모험 감독: 이안 소프틀리 출연: 브랜든 프레이저, 엘리자 호프 베넷, 폴 베타니, 헬렌 미렌, 앤디 서키스 개봉일: 2009.1.29.목 홈페이지: http://www.inkheart.kr/index.html ★★★★★★ (6.0/10)먼 훗날 영화계를 되짚어본다면 아마 지금의 시대는 판타지 영화의 전성기로 회고되지 않을까 싶다.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등으로 불붙기 시작한 대형 판타지 연작의 대세는 동양권에서는 서사무협물의 다른 갈래로까지 확장됐는데, 중간 중간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 중세나 근대, 또는 이와 유사한 허구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런 작품들은 장르의 특성상 대규모 제작비의 투자를 기본으로 초호화 캐스팅을 동반한다. 또 가족단위의 폭넓은 관객 층을 타깃으로 하며 대부분이 성공한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전반적인 공통점. '잉크하트: 어둠의 부활' 역시 그와 같은 노선 상에 놓여있는 작품이다. '해리 포터'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과 비견되고 있는 독일의 여류소설가 '코넬리아 푼케(Cornelia Funke)'의 베스트셀러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무대를 현실공간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판타지 작품들과 차별되는 가장 두드러진 부분으로 보인다. 물론 그것이 실제 이야기의 전개방식이나 작품의 스타일에 있어 그리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최선의 오락적 요소란 판타지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보다는 문제의 책 '잉크하트'를 뺏고 뺏기지 않기 위해 주인공 일행들이 엎치락뒤치락 펼쳐내는 모험에서 더 크게 파생된다. 원작을 가진 작품들을 대할 때마다 매번 차이와 변화가 얼마나 클지 궁금해지지만, 우리는 그 상관성이란 게 둘을 비교하기 위한 작은 수고에 불과할 뿐, 결국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재미를 평가하는데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앞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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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가이더 최원균의 영화폴더·"자기야"…"얘들아"…'스크린나들이' 어때? 지면기사
과거로부터 설은 추석과 함께 한민족의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세계화라는 명목 하에 전통적인 것들이 차차 사라져 가는 풍경 속에서도 유독 양력 새해보다 음력 설의 비중이 나날이 커지는 것은 다소 의아한 풍경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연휴를 배정하는 정부의 시책이나 나날이 어려워지는 경제사정으로 둘 다를 즐기기엔 버거운 요즘의 사정도 무시할 수는 없는 이유일 것이다. 영화계 역시 계속된 불황을 피할 수는 없었는데, 그래서인지 최대의 대목을 맞이한 극장가의 풍경도 예년에 비해서는 상당히 시들한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다. 나름 관객들을 유혹할 최선의 작품들을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확실히 이렇다할 대작이나 이슈가 될 정도의 화제작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일단 전통적인 명절에는 한국영화가 좀 더 유리한 입장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이를 겨냥한 전략적 작품들이 늘 있어왔다. 올해는 과거 '두사부일체'팀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내놓은 '유감스러운 도시'(김동원 감독, 정준호·정웅인)가 구색 면에서 간신히 체면은 유지하고 있는데 그 완성도나 만족도는 상당히 유감스럽다. 일단 너무나 유명한 '무간도'를 연상케 하는 무책임한 설정도 그렇지만, 영화 전반의 억지스러운 전개와 코미디는 관객들의 공감대를 얻는데는 역부족이다. 아무리 가벼운 코미디가 제격인 명절 분위기를 겨냥했다해도 장르를 불문하고 영화가 갖추어야할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조차 미달된 작품이 온전히 유쾌할 리는 만무하다. 정히 한국영화에 대한 아쉬움과 욕구를 참을 수 없는 관객들이라면 앞서 개봉한 '쌍화점'(유하 감독, 조인성·주진모)이나 의외의 롱런을 하고 있는 '과속스캔들'(강형철 감독, 차태현 박보영)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듯싶다. 단순히 규모와 익숙한 극영화에만 집착하지 않는다면 의미도 있고 감동적인 한국영화들을 만날 수도 있다. 수시로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는 독도문제의 현재를 보통사람들의 시선에서 기록한 '미안하다 독도야'(최현묵 감독)와 소와 할아버지의 40년 동안의 우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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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가이더 최원균의 영화폴더·버터플라이 (Le Papillon/ The Butterfly) 지면기사
버터플라이 (Le Papillon/ The Butterfly)2002년/ 프랑스/ 83분/ 드라마 감독: 필립 뮬 출연: 미셸 세로, 클레어 부아닉, 나드 디유 개봉일: 2009.01.15.목 (전체 관람가) 홈페이지: http://www.prevision.kr/ ★★★★★★★☆ (7.5/10)무뚝뚝한 어른과 상대적으로 티없이 맑고 앙증맞은 꼬마. 티격태격 잠시도 편안할 수 없는 이 둘의 조합이란 게 그리 어울리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은막의 세계 속에서는 의외로 환영받는 익숙한 인물구도이기도 하다. 이제는 전세계 관객들의 마스터피스로 자리잡은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 1988)'으로부터 체코영화 '콜리야(Kolya, 1996)', '월터 살레스' 감독의 브라질 영화 '중앙역(Central Do Brazil, 1988)', 비교적 최근에 개봉했던 이스라엘 영화 '누들(Noodle, 2007)'과 이 영화 '버터플라이'의 주인공이기도 한 '미셸 세로'가 비슷한 캐릭터로 주연했던 '쁘띠 마르땅(Le Monde de Marty, 2000)' 같은 영화들은 생면부지의 어른과 아이가 만나 충돌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아기자기하게 그려낸 영화들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대개 이런 작품들에 등장하는 어른들이란 대부분 삶의 힘겨운 무게에 짓눌려 있거나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두고 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들의 일상에 끼여드는 순수한 -영혼을 지녔을뿐 아니라 깜찍한 외모까지 가진- 아이들은 편견과 고집으로 똘똘 뭉친 어른들의 건조하고 견고한 일상에 파고들어 균열을 만들고 딱딱한 껍질 속에 꽁꽁 감추어져 방치되었던 순수성과 인간애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당연히 그 과정에 있어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것은 극중 인물만은 아니다. 이 영화 '버터플라이' 역시 이런 전형적인 세대 차 커플이 우연찮게 여행에 동행하게 되면서 겪게되는 좌충우돌을 전면에 내세워 재미와 감동에 욕심낸 작품이다. 유사한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 과감한 생략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단숨에 진행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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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가이더 최원균의 영화폴더]워낭소리 지면기사
워낭소리 (Old Partner) 2008년/ 한국/ 78분/ 다큐멘터리 감독: 이충렬 출연: 최원균, 이삼순개봉일: 2009.01.15.목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warnangsori ★★★★★★★ (7.0/ 10) 특별히 이렇다할 긴박한 순간의 포착이나 핏대 세워 강요하는 주제의식도 없고, 언제부턴가 다큐멘터리라 하면 당연히 있어야할 것처럼 익숙해져버린 내레이션조차 없는 '워낭소리'는 참으로 담백하고 심심한 작품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주인공 노인 내외와 그들의 손을 거쳐가는 세 마리 소들의 일상처럼 영화는 욕심이나 조급함 없이 유유자적 흐를 뿐인데 그 느긋함과 녹녹함이 스며들어 흥건히 골을 이루는 감정의 깊이는 결코 범상치 않다. 감독이 작품을 처음 기획했던 때는 2000년 즈음이었다고 한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10년 만에 개봉이 현실화되었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제작과 개봉준비에 소요된 데는 구구절절 사연도 많았다. TV 방영을 목적으로 했던 처음의 소박한 기획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무산되었고, 점차 늘어난 기간과 이로 인해 불어난 제작비는 제작자와 감독을 애타게 했다. 하지만 당초 기획의도였던 쇠약해져 가는 '아버지'들에 대한 이미지를 남기고 싶다는 의도만은 끝끝내 지켜냈고 변할 수도 없었다고. 그 우직한 욕심은 우리가 숨가쁜 일상을 핑계로 내팽개친 아버지의 존재감과 더불어, 어쩌면 얼마 안 있어 동물도감 속에서나 흔적을 기억하게 될지도 모를 우리 소들의 정겹고 애틋한 모습까지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안 그런 영화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워낭소리'는 더욱 특별하게 작품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감흥의 폭이 온전히 관객 스스로의 몫인 작품이다. 지금처럼 수동적 영화보기가 익숙한 대부분의 관객들에겐 기대보다 특별한 사건도 없고 밋밋한 '이야기'로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더 적극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포착하거나 감정이입에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연출가가 의도한 것이나 화면 안팎으로 존재했던 사실보다 과잉된 감동과 교훈까지도 얻어낼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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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가이더 최원균의 영화폴더·쌍화점(雙花店) 지면기사
쌍화점 (雙花店) 2008년/ 한국/ 143분/ 드라마 감독: 유하 출연: 조인성, 송지효, 주진모 개봉일: 2008.12.30.화 홈페이지: http://www.ssanghwa.co.kr/ ★★★★☆ (4.5/10) 1970년대와 1980년대 거대 자본과 투철한 오락성으로 무장한 외화들이 절대적 흥행력을 장악하고 있던 그 시절, 열세의 한국영화가 그나마도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어필할 수 있었던 최선의 무기는 에로티시즘이었다.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중견감독들의 작품부터 작은 동시상영관으로 직행했던 헐렁한 B급 성인물까지 후끈한 입김과 살색이 넘쳐났다.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국영화들의 모양새와 경향들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아마도 짧은 태평성대를 뒤로 하고 하루가 다르게 위축되어만 가는 지금의 영화판세와도 무관하진 않을 것이다. 진실로 역사는 순환하고 반복되고 있다.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동성애와 파격적인 노출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는 '쌍화점'은 여러모로 바로 앞서 개봉했던 '미인도'를 연상시킨다. 역사 속에 존재하는 작은 모티브에 크게 의존해 상상의 나래를 펼친 작품들이라는 공통점부터 당연하겠지만, 그보다는 기본적인 사건을 이루는 삼각관계와 이를 형성하는 등장인물들 간의 형태가 더욱 그렇다. 소극적인 캐릭터들은 대의와 명분 앞에 숨죽이며 애증과 연민을 쌓아가지만 결국 열정을 향한 인간 본연의 나약함은 파국을 부른다. 유감스러운 것은 영화가 이런 작은 관계에 집착하는 것은 좋으나 상대적으로 축소되거나 배경에 머무르고 만 다른 주변인물들과 필요 이상으로 거대한 배경들은 되레 이야기를 공감하는 데 방해가 될 지경이라는 것이다. 영화는 갈팡질팡하는 캐릭터들을 따라 혼란스럽고 어렵게나마 잠시 이입되었던 감정들은 쉬 증발해 버린다.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리고 여전히 관객들이 이 영화를 마주하며 가장 궁금해 할 만한 것은 다른 지점에 존재한다. 과연 이 영화가 그렇게 야하단 말인가? 다행스럽게도(?) 초반 잠시 등장하는 동성애 묘사장면은 풍문에 비하면 턱없이 보잘것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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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가이더 최원균의 영화폴더·지구가 멈추는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지면기사
지구가 멈추는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2008년/ 미국/ 106분/ SF, 스릴러 감독: 스콧 데릭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제니퍼 코넬리, 제이든 스미스 개봉일: 2008.12.24.수 홈페이지: http://www.foxkorea.co.kr/DTESS/★★★★★★ (6.0/10)어떤 식으로든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을 새롭게 확장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단순한 속편이나 비교적 근래 인기를 얻었던 작품의 리메이크에 비해 오래된 고전의 리메이크는 더 큰 어려움이 따른다.아무래도 최첨단의 영상 기법과 테크닉에 산전수전(?) 다 겪은 관객들의 시선을 만족시키고 설득시키기 위해선 낡은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더불어 원작이 지니고 있는 매력도 결코 놓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또 과거의 작품들의 명성이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과장되게 기억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비교수위는 더욱 상승하게 되는 경우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엔간히 수작을 만들어낸다 해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까운 예로 흥행의 미다스 '스티븐 스필버그'가 새롭게 해석했던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2005)'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매력적인 요소들이 다분함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한계에 머무른 결말은 관객들의 질타의 표적이 되었고 영화 전체에 대한 평가와 만족도까지 동반 하락시키고 말았다. 1951년 발표된 원작영화 '지구 최후의 날'은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s·1953)'과 함께 50년대를 대표하는 SF고전 중 한 편이다.원작이 발표된지 어느 덧 반세기가 지났건만 오만하고 방자한 인간들에게 최후 통첩을 전달하러 온 외계인 '클라투'의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고 더욱 절절한 울림을 갖는 것은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영화는 우려했던 것에 비해 원작이 지니고 있던 단층적이고 표면적이던 드라마를 현대적으로 확장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는데, 새로울 것은 없지만 적절히 활용된 특수효과와 더불어 충분히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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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가이더 최원균의 영화폴더·벼랑 위의 포뇨 지면기사
벼랑 위의 포뇨 2008년/ 일본/ 100분/ 판타지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개봉일: 2008.12.17.수 홈페이지: http://www.ponyo.co.kr/ ★★★★★☆ (5.5/10) 역사라는 평행선 위엔 각기 다른 영역에서 인류 문명을 개척하고 주도한 수많은 천재들의 이름이 나열되지만 아쉽게도 그들이 일궈낸 성과나 삶 자체에 대한 대접이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는 여러모로 축복 받은 인물 중 한사람일 것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인 애니메이션,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 매김한 제작사가 '스튜디오 지브리'이고, -스튜디오 안에는 다른 감독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 대중들에게 유독 지브리와 동일시되는 이름으로 대접받은 것이 바로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이기 때문이다. 타고난 재능도 남다르지만 일찍이 그 재능을 널리 인정받아 이미 살아있는 전설로까지 대접받고 있으니 창작자로서 이보다 더한 보람과 기쁨이 있을까?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인 1997년, 하야오 감독은 돌연 은퇴를 공식 선언했었다. '원령공주'를 발표한 직후 공개된 그의 은퇴 소식이 가져온 충격은 꽤나 상당한 것이었는데, 전세계에 걸쳐 광범위하게 존재했던 하야오와 더 넓게는 지브리의 수많은 팬들의 존재를 고려하면 그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사연으로 인해 다행히 그의 은퇴는 실현되지 못했지만, 어떻든 쉽게 꺼낼 수 없는 말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결국 이를 번복해 버린 해프닝은 이전까지 확고부동하던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한 신뢰가 이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이후 발표된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은 흥행적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주인공과 설정만 달리할 뿐 특별히 다를 것이 없는 자기 복제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냄으로써 하야오는 자신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만 있었다. 하지만 이번 '벼랑 위의 포뇨'는 뜻밖에도 한동안 크게 매달렸던 컴퓨터그래픽과 서사적 스케일을 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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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가이더 최원균의 영화폴더·트와일라잇 (Twilight) 지면기사
트와일라잇 (Twilight) 2008년/ 미국/ 121분/ 판타지, 로맨스 감독: 캐서린 하드윅 출연: 로버트 패틴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빌리 버크 개봉일: 2008.12.10.수 홈페이지: http://www.twilight2008.co.kr/ ★★★★★☆ (5.5/10) 모든 것이 수치(數値)로 평가되는 작금의 시대, '트와일라잇'은 차갑고 전략적인 마케팅 소비문화시장의 최전방에 위치한 '대표상품'이라 할 것이다. 2005년 발간된 첫 번째 소설이 커다란 성공을 거두면서부터 이미 이 현대적인 로맨스 판타지의 영상화는 기정사실화 되었지만, 부지런하게도 매년 한 편씩 꾸준한 속편이 발표될 때마다 갱신된 새로운 기록들과 그만큼 집요해진 팬들의 날카로운 시선은 영화화에 있어 무시못할 부담으로 가중되어만 갔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확실히 자리매김한 인지도와 더불어 확실한 흥행성에 대한 반증인 것도 사실. 결국 모습을 드러낸 영화 '트와일라잇'은 예상대로 원작소설이 일궈낸 신드롬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기록들을 써 내려가고 있다. 국내 수입사 역시 이런 화제성과 성공의 데이터들을 최선의 홍보도구로 선택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유감스러운 사실은 그 화려한 기록들이란 게 국내 관객들에게는 그리 살갑게 느껴질 정도의 현실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영화의 개봉과 발맞춰 한 동안 뜸했던 원작소설에 대한 관심도 이전보단 커졌고, 더불어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번역서의 판매량도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평범한 주부였다가 처녀작 한 편으로 거대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원작자의 공통된 이력으로 더욱더 비교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해리 포터' 시리즈가 불러일으킨 정도의 대중적인 화제로까지 확장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이런 전반적인 배경과 원작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만약 흡혈귀라는 신비로운 소재나 예고편에서 잠시 엿볼 수 있는 긴박한 액션 신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관객들에게라면 이 작품은 더욱 실망스런 작품이 돼버릴지도 모른다. 나름 새롭게 해석하고자 노력한 흡혈귀에 대한 정의는 그리 신선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으며,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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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가이더 최원균의 영화폴더·쏘우 5 (Saw V) 지면기사
쏘우 5 (Saw V) 2008년/ 미국/ 92분/ 공포, 스릴러 감독: 데이비드 헤클 출연: 토빈 벨, 샤니 스미스, 스콧 패터슨 개봉일: 2008.12.03.수 ★★★★★(5.0/10) 2003년 불과 10분 짜리 단편영화 '쏘우'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이 정도로 대단한 히트상품(?)이 되리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1년 후 장편으로 확장된 '쏘우'는 경이로운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중소 영화사였던 '라이온 게이츠'를 단번에 메이저로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발판이 되었고, 제작진은 그 여세를 몰아 매년 할로윈 데이에 때맞춰 속편을 개봉해오고 있다. 처음보다야 많이 시들해졌다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쏘우'팬에게 이제 이것은 하나의 연례행사가 되어버렸고 과연 그 끝이 어디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쏘우' 1편이 기존 공포영화팬들을 넘어 광범위한 일반대중들에게까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키워드는 소위 말해 '충격적인 반전'이었다. 애당초 플롯의 정통성을 내던진 채 기괴한 살인장치와 고전적 밀실트릭을 교묘히 뒤섞은 90분 동안의 혼돈은, 뜻밖의 결말과 이를 극적으로 부각시킨 능란한 테크닉을 통해 폭력과 잔혹성을 뛰어넘는 카타르시스로 전환됐다. 능통한 기계공학을 활용한 독특한 부비트랩을 만들어 사람들을 시험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생명의 고귀함을 설파하는 전대미문의 연쇄살인마 '직소'의 캐릭터에 제작진은 특별한 애착을 지닌 것으로도 보이지만, 관객들은 오로지 더 강력한 결말에 집착했고 새로운 속편들은 어쩔 수 없이 이런 반전의 강박관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번 다섯 번째 작품은 이전 그 어떤 전작보다 반전이 약하다. 아니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 이는 4편에서 공식적인 죽음을 맞이한 '직소'의 생명력이 더 이상 유효할 수 없다는 한계성의 인정이자, 그럼에도 앞으로 계속 진행시켜야만 할 새로운 속편들의 포석을 마련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과정이자 희생이기도 하다. 그래서 '쏘우 5'는 전작을 기억하며 더 나은 것을 고대하는 관객들에게는 상당히 실망스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