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행 4년째, 혁신학교를 가다·4·끝]그래도 희망이다 지면기사

    경기도교육청이 처음 시작한 혁신학교는 대권 후보들이 교육 공약으로 관심을 기울일 만큼 히트상품이 됐다. 기초학력 향상과 교육의 다양성 보장 등의 성과를 얻고 있다. 하지만 '무늬만 혁신학교', '일반학교 차별' 등은 시행 4년차를 맞아 개선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고양 '행복학교' 좋은 예중간평가후 퇴출장치 마련초중고 종합과정 구축도혁신학교가 공교육 정상화의 상징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혁신학교의 표준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우수 사례 발굴'과 '비혁신학교 걸러내기'는 이를 위한 필수작업이다. 김상곤 교육감이 내세운 5대 혁신인 수업·교실·학교·교사·제도별 우수 사례를 발굴해 일반화된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이같은 이유에서 나온다.고양교육지원청이 고양시와 협력사업으로 벌이고 있는 '행복학교'는 혁신학교에서 파생된 좋은 예다. 양 기관이 협력해 혁신 과제를 수행하는 학년·교과별 모임은 지원 혁신과제별로 학교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별도의 모임을 통해 혁신 과제의 성공사례를 서로 나누고 문제점을 개선한다. 혁신학교도 양적 팽창보다는 우수 사례별로 네트워크를 구축, 성과를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견해다.혁신학교로 지정된 후 혁신교육을 수행치 못하는 학교의 퇴출도 필수다. 혁신학교의 기본 지정기간은 4년으로 지정 2년후 중간평가를, 4년뒤에는 종합평가를 받게 된다. 부실 혁신학교에 대한 지적이 있지만 현재까지 퇴출된 사례는 전무하다. 김기철 학교혁신과장은 "혁신학교는 기존 취지와 부합하지 않을 경우 철회될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며 "내년 8월 첫 종합평가가 분수령이 될 수 있으며, 지정 학교들도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초·중·고로 이어지는 혁신학교 종합 과정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동일 지역에서 신규로 혁신학교를 신청하는 초·중·고교를 동시에 혁신학교로 선정, 그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장기적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아울러 대안학교와의 교류, 입시 위주인 고등교육과의 상충문제 해결

  • [시행 4년째, 혁신학교를 가다·3]지원 차별화 논란 지면기사

    시행 4년째 접어든 혁신학교는 2009년과 2010년 착근기, 2011년 성장기를 넘어 올해는 '확산기'로 혁신학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혁신학교의 양적 팽창을 꾀하고 참여확대를 위해 제공되는 것은 다름아닌 예산. 예산이 혁신학교 지정을 위한 '당근'으로 작용하면서, 예산 확보를 목적으로 '혁신학교화'를 꾀하는 학교도 일부 있다는 게 교육계의 지적이다. 특히 비혁신학교들의 '역차별'에 대한 피해의식마저 생기며 혁신학교의 궁극적 목표인 '일반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경기도교육청은 내년까지로 예정된 확산기중 혁신학교를 200개교로 늘리고, 혁신학교를 통한 교육공동체를 형성한다는 게 목표다. 이 과정에서 혁신학교에 대한 지원예산도 늘고 있다. 학교당 1억원 가량으로 책정된 혁신학교 예산은 혁신학교 수 증가에 따라 지난 2010년 50억원 규모에서 올해는 150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내년에는 2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원되는 예산의 사용 권한은 각 학교에 있다.대형 학교 등 학교 운영 여건상 혁신학교 운영이 적절치 않음에도 불구, 학부모들의 등살에 떠밀려 혁신학교 지정 운영을 고려하는 학교장들도 많다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A고 교장은 "혁신학교 지정이 학교 구성원의 선택이 아닌 교장 능력으로 치부되면서, '교장 주도형 혁신학교'라는 우스갯소리도 생겼다"며 "학교 발전과 직결되는 예산 때문에라도 혁신학교가 돼야 한다는 풍토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이런 상황 때문에 도교육청이 지자체와 손잡고 벌이고 있는 혁신교육지구사업도 표류중이다. 공교육 혁신을 위해 도내 6개 지자체가 혁신지구로 선정됐지만 사업 예산을 일반 학교보다 혁신학교에 편중 투입하는 문제점 등이 지적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최창의 경기도의회 교육의원은 "혁신학교의 일반화를 꾀하면서도, 혁신학교에만 예산을 집중시키는 것은 난센스"라며 "학교혁신을 '혁신학교'의 틀로 가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김태성기자

  • [시행 4년째, 혁신학교를 가다·2]혁신학교의 역설 지면기사

    윤모(40·여)씨는 서울에 거주하다 올초 고양시로 이사를 왔다. 그가 서울을 떠난 것은 비싼 집값도, 원거리 출퇴근도 이유가 아니다.주변 아파트 전셋값 들썩41곳 학급당 30명 넘어서도교육청, 중간점검 시급사교육 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초등학생인 아이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혁신학교로 전학시키는 '현대판 맹모'의 길을 선택한 것.윤씨는 "혁신학교의 특화교육이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게 엄마들의 생각"이라며 "아직 1년이 채 안돼 효과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혁신학교가 출범 4년째 접어들면서 교육의 한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는 혁신학교 지정이 주변 아파트 전셋값을 흔들정도로 영향력이 세진 것도 사실이다.각종 교육 커뮤니티에는 혁신학교로의 전학을 문의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혁신학교에 대한 열기는 곧바로 역설적 효과를 가져왔다.'작은 학교'를 지향하며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전파시키겠다는 것이 혁신학교의 미래였지만, 늘어나는 학생으로 학급을 증축하며 대형화의 길을 걷는 사례 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154개 혁신학교중 41곳이 학급당 인원 30명을 넘고 있다. 작은학교 및 학급조성으로 교육의 공공성과 창의성을 이뤄내겠다는 게 혁신학교의 목표였지만, 상당수 혁신학교는 밀려드는 학생으로 일반학교보다 못한 교육환경에 처해 있다.광명의 A초교의 경우 지난 2010년 개교와 동시에 혁신학교로 지정됐고, 우수교육모델 개발 등으로 교육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곧바로 부작용이 나타났다. 전학처리가 자유로운 초교의 특성상 인기학교가 되면서 전학생이 몰려 들었고, 올 1학기에는 학급당 학생이 50여명에 육박할 정도였다. 2학기에 8개 교실 증축으로 그나마 학급당 학생수가 30명대로 떨어졌지만, 학생 유입이 지속돼 이마저도 시한부 상태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회의에서 위장전입자를 적발해 강제전학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차원에서 학급 증설

  • [시행 4년째, 혁신학교를 가다·1]혁신학교의 명과 암 지면기사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2009년 '혁신학교'를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지 만 3년이 지났다. 기대와 우려속에 출범한 혁신학교는 현재 경기도내에서 154개가 지정·운영되고 있다. '미래교육의 대안'이라는 평가속에 한국의 혁신학교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유럽의 교육 관계자들이 줄을 이었다. 반면 당초의 취지와는 어긋나는 열악한 환경, 일반학교와의 격차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혁신학교의 실태와 문제점, 향후 전략 등에 대해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주경기도내 154개교 운영 급성장학생·학부모 만족도 증가지원몰려 콩나물 학급 발생성과위주 진행 부작용 우려최근 열린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국감에서 '혁신학교만큼은 잘하고 있다'는 칭찬이 자자했다. 도교육청 내부에서는 "원조 혁신교육이 체면을 세웠다"는 자평까지 나왔다. 지난 2009년 13개 학교로 출발, 154개교로 늘어나면서 외적 확대도 일궈냈다.혁신학교는 말 그대로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학교·학급의 형태다. 지난 2009년 혁신학교 도입시 학생들의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교장 주도의 혁신학교 신청, 협육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학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하지만 혁신학교가 나타내고 있는 성과 지표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도교육청이 최근 집계한 지난해까지의 혁신학교 평가 및 운영 현황에 따르면, 혁신학교에 대한 교육 만족도는 상승 추세다. 초등의 경우 2009년 출범 당시 65.4% 수준에 머물렀던 학생 만족도가 지난해 93.2%까지 높아졌다. 학부모 역시 74.8%에서 93.8%로 만족도 증가했다. 40%의 저조한 만족도로 시작된 중등의 경우도 지난해 학생과 학부모 모두 78.7%와 87.95%로 상승했다. 기초학력미달자 비율도 일반학교와의 격차를 오히려 뒤집었다. 초등의 경우 2009년 혁신학교의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2.92%로, 도 전체 2.22%보다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혁신학교의 미달자 비율은 0.85%에 불과,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