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 대란, 그 후·4·끝]우린 이렇게 하고 있어요

    [쓰레기 대란, 그 후·4·끝]우린 이렇게 하고 있어요 지면기사

    현 폐기물처리 구조상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는 그 모습 그대로 처리장으로 향한다. 그만큼 가정에서의 철저한 분리배출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각 지자체도 주민들의 의식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논현동 에코메트로 아파트하루 1번 배출법 안내방송엘레베이터 전단지 부착음식쓰레기옆 비닐수거함도무단투기 주민은 사진 게시망신 두려워서라도 구분시 살기좋은 아파트 선정도분리배출은 조금의 수고만 감수하면 어렵지 않다. 분리배출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이웃들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12일 오전 10시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화 에코메트로 아파트. 지난 2010년 12월 입주한 이 아파트는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 아파트의 분리수거장은 모두 4곳. 분리수거장은 여느 아파트와 다르지 않았지만 곳곳에 세심한 손길이 느껴졌다. 음식물 쓰레기 통 옆에는 쓰레기를 담은 비닐봉투를 버릴 수 있는 상자가 있었다. 분리수거함도 캔·병·종이류·스티로폼·폐형광등·플라스틱필름 등으로 세분화돼 있었다.주민 김유정(32·여)씨는 "전에 살던 아파트는 자세히 분리돼 있지 않아 불편했는데 이 곳은 세세히 분류돼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이 아파트는 하루에 1번씩 쓰레기 배출에 대한 안내방송이 나온다. 배출방법과 재활용되는 쓰레기 종류를 날마다 설명해준다. 또 각동 엘리베이터와 복도에 홍보전단지를 부착해 주민들이 쓰레기를 내놓기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한달에 두번씩 분리수거장을 청소하고 있다.관리소장 전진엽(45)씨는 "대표들과 회의를 통해 항상 새로운 방법을 찾고있다"며 "아직 100% 완벽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어느 곳이나 일부 비양심적인 이웃은 있는 법. 이 아파트는 쓰레기를 무단투기한 '양심에 털 난' 이웃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되면 정지화면을 출력해 아파트 곳곳에 게시한다. '공개망신'을 주자는 취지다. 덕분에 주민들의 무단투기도 거의 사라졌다.주민 강승혜(39·여)씨는 "사진을 보면 주변사람들이 누군지 다 안다"며

  • [쓰레기 대란, 그 후·4·끝]시민 의식·홍보가 관건 지면기사

    수도권매립지 감시활동 강화는 내년 3월 말 다시 재개된다. 수도권 각 지자체는 쓰레기대란을 또다시 겪지 않기 위해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수도권매립지에 쓰레기를 반입하는 지역은 서울(25개 구)·인천(9개 군·구)·경기(24개 시)의 58개 지자체다. 이들 지자체는 수도권매립지 반입기준을 맞추기 위해선 배출자인 주민들의 노력이 가장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때문에 지자체가 내놓은 해답도 '주민홍보'에만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기사 3면각 지자체는 쓰레기 대란이 본격화된 지난 9월부터 홍보 전단지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배부하거나 통장과 아파트 입주자협의회를 통해 분리배출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제도적인 개선도 고려했지만, 효율성이 떨어져 근본적인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인천시 남동구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인 1인 가구 음식물 혼배출을 방지하기 위해 1ℓ짜리 저용량 음식물쓰레기 봉투 제작 등을 고려해봤지만 단가문제 등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결국 직접 주민들을 만나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계양구 관계자는 "한동안은 환경미화원이 수거한 공공용 쓰레기 봉투를 열어 하나하나 선별작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그만두게 됐다"며 "인력과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선별할 때 악취가 나 민원이 우려된다"고 했다.홍보가 가장 중요한 수단이지만, 정작 예산과 인력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금천구 등 일부 지자체는 홍보예산을 세웠지만, 나머지는 증액 신청한 홍보예산이 삭감됐거나 아예 증액하지도 않았다.한 지자체 관계자는 "당장은 예산을 세우지 않았지만, 내년 3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경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홍보에 앞서 쓰레기 처리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전환 또한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1차적 요소는 성숙한 시민의식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관리사무소와 경비원, 주민들이 뜻을 모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 남동구 논현동 한화 에코메트로 아파트의 사례는

  • [쓰레기 대란, 그 후·3]수도권 제2매립장 가보니… 지면기사

    쓰레기대란은 수도권매립지 반입감시활동이 철저하게 진행되면서 시작됐다. 각 지자체는 '봐달라'고 아우성이었다. 하지만 지난 9일 둘러본 수도권매립지 반입현장에선 '봐주면 왜 안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관련기사 3면정밀·일반검사 차량 무작위 분류감시 중단 불구 불량쓰레기 여전꼼꼼히 조사땐 적발 안될 차 없어이날 오전 10시께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 2000년 10월부터 매립이 시작된 이곳은 6천700만t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추세대로면 2015년 2월 매립이 완료된다. 매립장 상부로 올라서자 수십대의 폐기물 운반차량들이 줄지어 매립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들 차량은 매립장에 들어오기 전 일단 계량대를 통과한다. 계량대에선 반입차량의 정보와 적재중량, 반입료 등이 자동으로 계산된다. 여기서 정밀검사 대상과 일반검사 대상 차량이 무작위로 분류된다.계량대를 통과한 생활폐기물 운반차량 1대가 일반검사 하역장소로 들어와 쓰레기를 쏟았다. 곧바로 매립지공사 반입관리실 직원 1명과 주민감시요원 1명이 짝을 이뤄 쓰레기를 뒤졌다. 쓰레기 더미에는 캔, 병 등 분리수거 대상 쓰레기가 그득했다. 부패한 음식물쓰레기 때문에 악취도 심했다. 의심이 가는 쓰레기는 봉투를 찢어 내용을 확인했다. 감시활동 강화가 중단된지 2주가 지났지만, 현재 매립지에 반입되는 쓰레기 상태는 변한 것이 없다는 게 매립지공사 직원의 설명이다. 이 차량은 재활용대상 쓰레기가 10%이상 혼합돼 벌점을 받았다.정밀검사는 일반검사와 달리 포클레인으로 쓰레기더미를 바닥에 고르게 펼친 다음 진행된다.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려 1천여대 중 70~80대의 차량만이 정밀검사 대상이 된다. 반입관리실 관계자는 "꼼꼼하게 따지면 적발대상이 안되는 차량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음식물이나 재활용쓰레기를 보이지 않게 숨겨서 반입하는 등 의도성이 있는 폐기물을 적발하고 있다"고 했다.수도권매립지 주민감시요원들이 지난 9월부터 50여일간 진행한 감시활동강화는 정밀검사를 넘어선 '초정밀 검사'였다. 당시 주민감시요원은 종량제

  • [쓰레기 대란, 그 후·3]소각·매립과정의 문제점

    [쓰레기 대란, 그 후·3]소각·매립과정의 문제점 지면기사

    배출, 수집·운반 과정을 거친 생활쓰레기는 매립되거나 소각 처리된다. 수도권매립지와 소각장은 저마다 불량쓰레기 반입을 막기 위한 기준을 정해뒀지만, 현실과 법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그래픽 참조매립지公 쓰레기 꼼꼼히 조사땐 하루 25%밖에 처리못해2차반출로 없는 송도·청라소각장은 어쩔수 없이 다 받아운반업체만 부과되는 벌점제도 문제… 지자체·가정 관심 필요■ 법과 현실 사이, 수도권매립지수도권매립지 반입 규정은 앞선 단계에서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분리배출과 선별수거, 지자체 관리감독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인력과 장비도 이를 전제로 운영되고 있다.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무분별하게 배출된 쓰레기는 그대로 수도권매립지로 향하고 있다. 매립지공사에 따르면 감시요원이 모든 차량을 '정밀검사'한다고 가정하면 하루(10시간) 260대만 검사가 가능하다. 전체 반입대수(1천대)의 4분의 1에 불과한 양이다. 매립지공사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 그동안 상대적으로 느슨한 감시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각 지자체와 운반업체도 이 같은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수집·운반 단계에서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다.운반업체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수도권매립지 벌점제도는 지자체의 무관심을 조장했다. 벌점은 업체별 월 단위로 산정된다. 매립지공사는 월 벌점 누계와 반입량, 반입단가를 계산해 업체에 가산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지자체에 부과하는 페널티는 없다.매립지공사 관계자는 "각 가정과 지자체부터 폐기물관리법을 철저히 따르지 않았음에도 매립지공사가 그동안 불법을 조장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지능적인 마약 밀반입과 범죄를 단속주체인 마약단속반이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반입 자유구역, 소각장인천지역 생활쓰레기의 90%가량은 인천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송도·청라소각장에서 처리된다.소각장에도 인천시 조례에 따른 반입규정이 있지만, 있으나 마나한 규정으로 전락했다. 올해 송도·청라소각장에서 반입규정 위반으로 적발된 차량은 41대에 불과하다.소각장에 반입된 쓰레기는 특별한

  • [쓰레기 대란, 그 후·2]수거현장 운반업체 동행해보니 지면기사

    가정에서 배출한 쓰레기는 각 지자체와 계약한 폐기물 수집·운반업체가 수거한다. 수집·운반은 소각장이나 수도권매립지로 가기 전 불량 쓰레기를 걸러낼 수 있는 유일한 과정이다. 하지만 수집·운반업체는 시간에 쫓기거나 주민민원에 못 이겨 무단투기된 쓰레기까지 전량 수거할 수밖에 없다.┃관련기사 3면담당구역 모두 치워야 일과 끝나불량 쓰레기 하나하나 확인 못해민원 못이겨 무단 투기까지 처리지난 4일 오후 8시께 인천시 남구의 한 주택가. 폐기물 수집·운반업체의 한 직원이 골목을 다니며 쓰레기를 손수레에 싣고 있었다. 이 직원은 음식물이 섞인 종량제봉투와 무단투기된 검정색 비닐봉투 등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손수레에 옮겨담았다. 그는 "담당구역의 쓰레기를 모두 치워야 일과가 끝나기 때문에 하나하나 확인할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직원 1명당 쓰레기 수거량은 하루 2~3t이다.좁은 골목길은 수거차량이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이날 수거한 쓰레기를 한데 모아 큰 길가로 내놓았다. 수집·운반업체는 지역주민을 설득해 동네 구석에 겨우 임시 집하공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하지만 쓰레기가 한 군데 모이다 보니 임시 집하공간은 자연스럽게 쓰레기 무단투기장이 돼버렸다.수집·운반업체 직원은 "쓰레기를 쌓아두고 운반차량이 수거해가기까지 1~2시간 사이에도 주민들이 쓰레기를 무단투기한다"며 "구청에서는 민원이 우려된다며 임시 집하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골목길 쓰레기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직원들이 쓰레기를 임시 집하장에 쌓아두는 1차 수거작업은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이어진다.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는 수거차량이 한데 모인 쓰레기를 싣고 서구 경서동 임시적환장이나 소각장, 수도권매립지로 간다.주택가와 달리 아파트 단지는 임시집하장이 필요없지만 시간에 쫓겨 일을 하게 된다. 세대수가 많은 만큼 주택가보다 쓰레기가 많다. 계양구 서운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선 수거차량이 1개 동에 1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만 정차한 채 쓰레기를 우겨넣고 다음 동으로 이동했다.주택가뿐 아니라 상업지구의 쓰레기도 선별없이 수거

  • [쓰레기 대란, 그 후·2]'묻지마 수거'의 불편한 진실

    [쓰레기 대란, 그 후·2]'묻지마 수거'의 불편한 진실 지면기사

    가정에서 배출한 생활쓰레기는 성질과 상태를 불문하고 전량 수거된다. 수집·운반업체는 민원과 지자체 압박에 못 이겨 '묻지마 수거'를 감행한다. 무단투기를 단속해야 할 지자체는 단속의 어려움만 호소하며 손을 놓고 있다. 하지만 해결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다.막무가내 배출현실 감안 않고올부터 만족도평가 '업체 울상'종량제봉투에 불량 섞어 방출안가져가면 욕하고 따지기도무단투기 단속 어렵다지만부평구등 적극 감시 단속실적↑■ 꼴불견 쓰레기도 치워야 하나요쓰레기 수집·운반업체의 '공공의 적'은 민원이다. 불량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고 길가에 버려두면 주민들이 구청에 항의를 하고, 구청은 거꾸로 청소업체를 압박한다.계양구의 한 업체 직원은 "주민들은 종량제 봉투에만 넣으면 다 되는 줄 안다"며 "불량이 섞여 있어 수거해가지 않으면 왜 안 가져가냐고 따지면서 무시하고 욕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이 같은 수집·운반업계의 어려움은 올해부터 '생활폐기물수집운반업체 대행업체 평가'가 제도화되면서 더 가중되고 있다. 막무가내인 쓰레기 배출현실은 감안하지 않고 수집·운반업체에 대한 주민만족도를 평가하는 제도라 업계는 울상이다. 시민편의 배려가 주요 항목이라 민원인의 항의에 꼼짝할 수 없다. 평가 결과에 따라 계약연장, 입찰제한, 계약해지 등 인센티브나 페널티가 부여된다.남구의 한 업체 사장은 "현장의 사정도 잘 모르면서 행정적으로 평가만 하려고 하는데, 결국 업계만 덤터기를 쓰는 것이다"며 "민원에 친절하게 대응하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해도 동기부여가 안 된다"고 말했다.■ 못 하는 것? 안 하는 것!지자체 청소담당자들은 무단투기 단속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의지에 따라 단속실적은 극과 극 양상을 보이고 있다.인천시 10개 군·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건수는 올해 모두 2천878건으로 과태료는 2억1천700만원이다. 적발건수는 부평구가 1천231건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중구(17건), 서구(29건)는 단속실적이 적었다. ┃표 참조한 지자체 관계자는 "영수증이나 편지봉투 등 신원

  • [쓰레기 대란, 그 후·1]생활폐기물 봉투 열어보니

    [쓰레기 대란, 그 후·1]생활폐기물 봉투 열어보니 지면기사

    생활쓰레기가 최소한의 분리수거조차 없이 버려지고 있다. 재활용 대상 쓰레기는 물론 불에 타는 쓰레기와 타지 않는 쓰레기도 구분 없이 배출되고 있다. 쓰레기가 수도권매립지에서 멈춰버린 이유는 이 같은 시민들의 무관심 때문이었다.음료캔·스티로폼·음식물 등 불량 쓰레기가 거의 절반심지어 니스·화공약품 용기 같은 지정폐기물까지 담겨가연성-불연성 분리 방출등 시민의식 개선 필요한 때■ 종량제봉투 열어보니경인일보는 인천지역 생활폐기물 배출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 2일 남구·남동구 지역 주택가, 상업지구에서 20ℓ들이 생활폐기물 종량제봉투 10개를 무작위로 수거해 내용물을 꺼내봤다.이날 수거한 생활폐기물 봉투에서 제대로 분리 배출된 쓰레기는 1개도 없었다. 음료수 캔,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 종이컵, 음식물쓰레기 등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따로 버려야 하는 쓰레기가 대부분이었다.심지어 니스 등 화공약품이 담긴 용기와 병원(피부과)에서 버린 듯한 의료용 장갑과 마스크 등 지정폐기물까지 담겨 있었다. 수도권매립지 반입 규정을 적용하면 최소한 벌점을 받거나 반출조치되는 쓰레기 봉투였다.취재진은 이날 수거한 쓰레기를 모두 바닥에 쏟아내고 재활용 및 불량 쓰레기를 따로 분류했다. 젖은 휴지나 작은 종이조각 등 분류가 애매한 것들을 제외했음에도 상당수의 쓰레기가 재활용 및 불량 쓰레기였다.재활용 및 불량을 빼고 남은 쓰레기를 모아 생활폐기물 봉투에 다시 담은 결과, 5개의 봉투가 꽉 차고 1개가 절반쯤 찼다. 10개의 봉투 가운데 4.5개의 봉투가 불량이었던 셈이다. 폐기물 수거업체가 선별수거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이유다.실제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되는 생활폐기물의 내용물을 살펴보더라도 분리배출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도권매립지통계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반입된 생활폐기물 가운데 음식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8.8%였다. 플라스틱도 24.1%나 됐다.자원순환사회연대 홍수열 정책팀장은 "시민들은 배출 기준을 알고 있어도 자신의 편의를 위해 쓰레기를 한곳에 모아서 버리고 있다"며 "이 것은 정부의 제도개혁이나 홍보에

  • [쓰레기 대란, 그 후·1]우리 집 앞 쓰레기 보고서 지면기사

    지난 9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 3개 시·도는 쓰레기 대란을 겪었다. 수도권매립지 주민지원협의체가 반입폐기물 감시활동을 강화하면서 빚어진 일이다.감시활동 강화는 내년 3월 말 다시 시작된다. 쓰레기 대란이 또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배출자인 시민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단속과 홍보활동 등 지방자치단체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경인일보는 몇 차례에 걸쳐 인천지역 생활쓰레기 배출·수집·운반·소각·매립 등 처리 실태를 살펴보고, 모범적인 배출 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감시활동 강화 끝나자음식물 섞여 뒤죽박죽배출규정 무시가 태반성숙한 시민의식 절실지난 2일 오후 2시께 인천시 남동구 간석1동의 한 주택가. 다세대 주택 앞에 주민들이 버린 생활폐기물 종량제 봉투가 잔뜩 쌓여 있었다. 봉투에는 페트병과 캔, 음식물 등 따로 버려야 하는 쓰레기들이 섞여 있었다. 모두 배출 규정을 어긴 쓰레기들이다. ┃관련기사 3면같은 날 부평구 부개동의 한 주택가 쓰레기 더미도 마찬가지. 종량제 봉투 주변 바닥은 봉투에서 흘러나온 물로 흥건했고, 그 곳에는 날파리가 잔뜩 있었다. 도둑고양이도 음식물 냄새를 맡았는지 봉투를 헤집고 있었다. 봉투를 열어보니 먹다 남은 주먹밥과 치킨이 섞여 있었다.주민 정모(78·여)씨는 "집 주변에 음식물 쓰레기가 섞여 있는 봉투를 버리고 가는 사람이 많다"며 "심한 악취가 나고 아무리 청소해도 깨끗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1인 가구가 많은 원룸촌 주변은 더 심각했다. 이날 부평동 빌라 앞에 버려진 한 쓰레기 봉투에서도 김밥과 떡볶이, 라면 찌꺼기, 페트병 등 생활폐기물 봉투에 담겨선 안 되는 쓰레기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봉투를 버린 황모(24)씨는 "혼자 살다보니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처리하기 귀찮아 그냥 검은색 봉지에 넣어 버렸다"고 말했다.남구 용현동 인하대학교 인근 원룸촌에 사는 유모(26)씨는 "혼자 살면서 쓰레기를 하나하나 분리해 배출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나뿐 아니라 인근에 사는 사람 모두 이런 식으로 배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