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사각 반지하

  • "내집이라 혜택 제외"… 정부 '반쪽짜리' 반지하 대책

    "내집이라 혜택 제외"… 정부 '반쪽짜리' 반지하 대책 지면기사

    반지하 대책이 연일 발표되는 가운데 반지하 자가 거주민은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다.전월세 세입자와 마찬가지로 지상층으로 이주할 여력이 없는데도 자가라는 이유로 주거 이주 지원정책 혜택을 받지 못할 처지다.정부는 주거 안정 목적으로 무주택 취약계층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세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주택을 제공하고 임대료를 저렴하게 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반지하 자가 거주민은 유주택자로 공공임대주택 입주 자격이 없다. 국민임대주택, 영구임대주택 등 여러 사업 자격 요건에 포함되지 않는다.같은 반지하 거주민이더라도 지상층 이주 기회가 적은 셈이다. 문제는 전·월세 세입자와 마찬가지로 저소득층·취약계층에 속하는 자가 거주민도 자력으로 지상층 이주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무주택 취약계층 공공임대 입주 지원시세 절반 이하·저렴한 임대료 방식수원 영화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거주하는 김모(62)씨는 지난 2012년 3천800만여원으로 자택을 매입했다.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지난 8일 내린 폭우로 집이 침수돼 가구와 옷가지, 가재도구를 버리는 등 고초를 겪었다.김씨는 "올해만 이런 고생을 두 번이나 했다. 그런데 이사 가고 싶어도 못 간다. 집이 팔려야 돈이 마련되는데 침수된 집을 누가 사겠나. 그렇다고 이 집을 놔두고 지상층에 월세로 거주할 형편도 안 된다"며 "나라에서 (이 집을) 매입해주면 거기에 대출을 받아 전세를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이 일대를 재개발해서 나갈 사람 나갈 수 있게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토로했다.식구가 많아 반지하를 선택한 자가 거주민도 있었다. 같은 가격대라도 반지하가 지상층보다 면적이 넓기 때문이다.이번 폭우 동안 침수 피해가 있었던 안양 박달1동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식구가 많아 반지하에 사는 분들이 있다. 지상 전세와 반지하 매매가 가격대가 비슷해도 평수가 4~5평 정도 차이가 나고 반지하가 방도 1~2개가 더 많기도 하다"며 "(이러한 점도) 반지하에 거주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자

  • "물이 무섭다" 반지하 트라우마… '고통 받는' 경기도 이재민들

    "물이 무섭다" 반지하 트라우마… '고통 받는' 경기도 이재민들 지면기사

    지난 폭우로 임시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이재민들은 무더위에도 샤워는 고사하고 세면대에서 겨우 세수 정도만 하거나 얇은 매트에 누워 잠을 청해야 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침수됐던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더 두렵다고 입을 모은다.18일 오전 안양 석수3동 행정복지센터 1층에는 양수기 50여대와 펌프, 장화가 어지럽게 놓여 있는 등 지난날 집중 호우가 할퀴고 간 후폭풍을 짐작게 했다. 임시거주시설내 텐트생활 불편"화장실 공동사용 코로나 위험""폭우때 죽을 고비" 귀가 꺼려마을회관 부족… 자녀 학교 '막막' 이곳 3층 강당에 마련된 임시거주시설에서 만난 이모(30대 후반)씨는 텐트생활이 "당연히 불편하다"며 고충을 이야기했다. 이씨는 "샤워부스까지는 없어서 어쩔 수 없이 15분 거리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 잠깐 샤워만 얼른 하고 다시 이곳으로 온다"고 했다.이씨는 현재 3.3㎡ 짜리 텐트에다 마련한 너비 30㎝ 남짓한 매트 위에서 잠을 자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차라리 이곳이 더 낫다고 했다. 이씨는 "화장실을 같이 써서 코로나 위험부담이 크지만,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오고 무엇보다 물이랑 곰팡이를 안 봐도 된다"며 "반지하에서 7년째 살고 있는데 침수를 직접 겪으니 물이 너무 무섭고 반지하층 자체에 트라우마가 생겼다. 어제는 막막해서 종일 울다가 수면제 두 알 먹고 겨우 잠들었다"고 토로했다.빗물을 퍼내느라 담이 결려 오른팔에 동전모양 파스 8개를 붙였다는 정재오(83)씨도 다시 집으로 돌아갈 걱정에 한숨을 내쉬었다. 4인 가구인 정씨의 가족은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져 2년 전 반지하로 이사했다. 정씨는 "아들 둘이 지금 청소하고 있는데 하수구 물이 역류했는지 아무리 닦아도 냄새가 안 빠지고 있다"며 "반지하가 싫어도 지금 경제적으로 다른 집을 구할 형편이 아니다. 다시 돌아가야 된다"며 눈물을 훔쳤다.상대적으로 쾌적한 환경인 기숙사 형태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은 다시 돌아갈 걱정에 눈앞이 캄캄하다. 군포 산본동 군포문화재단 수리산상상마을에서

  • 안전 사각지대 '반지하' 취약층에게는 이마저도 사치

    안전 사각지대 '반지하' 취약층에게는 이마저도 사치 지면기사

    역대급 폭우로 반지하 주택의 안전성이 조명받고 있지만, 정작 주거 취약층에겐 반지하 주택조차 점점 가기 어려운 곳이 되고 있다. 1년 새 경기도 반지하 소형 주택의 전세 가격이 2천만원 가까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보증금도 450만원이 올랐다.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7월과 올 7월 경기도내 전용면적 60㎡ 반지하 주택 전·월세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거래된 반지하 주택의 전세 보증금 평균은 9천601만원이었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에는 평균 7천860만원이었다. 1천741만원 오른 것이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수도권 전세 가격이 전반적으로 치솟은 가운데 반지하 주택도 이를 빗겨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1년간 경기도 전세 평균 1천741만원↑임대차보호법·금리 인상 등 여파 못피해1억 이상 반지하 거래 비중 늘어나기도지난해 7월에 비해 올 7월엔 전세 보증금이 1억원 이상인 반지하 주택이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점도 특징이다. 지난달 전세 거래된 도내 반지하 주택 중 보증금이 1억원 이상인 곳은 14곳으로, 전체 전세 거래의 40%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엔 19곳으로 전체 전세 거래의 31%였다.월세 보증금 역시 지난해 7월에는 평균 2천131만원이었지만, 1년이 지난 올 7월에는 평균 2천581만원을 기록했다. 450만원이 올랐다. 월 임대료 평균은 29만원으로 비슷했다.전세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 속, 반지하 주택 전·월세 거래 역시 지난해 7월과 올 7월을 비교했을 때 전세 거래 비중보다는 월세 거래 비중이 소폭 높아졌다. 지난해 7월에는 전세 거래가 63%를 차지했지만 지난달에는 61%로 조금 낮아졌다. 월세 거래는 지난해 7월 37%였지만, 올 7월엔 39%였다.한편 지난달 경기도내에서 반지하 주택의 전·월세 거래가 이뤄진 시·군은 모두 14곳이다.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성남시(12건)였다. 12건 중 9건이 중원구 은행동이었다. 그 뒤를 부천시(11건)가 이었다. 11건 중 3건이 원종동에서 이뤄졌다./강기

  • 서울은 반지하 '제로화'인데 경기도는 왜 '억제'일까

    서울은 반지하 '제로화'인데 경기도는 왜 '억제'일까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이른바 '반지하' 주택을 둘러싼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커지자 반지하 전면 불허를 내세운 서울과 달리, 경기도는 반지하주택 '신축 억제'와 '집중 관리'를 내놓아 대비된 행보로 이목이 쏠린다. 상위법인 건축법이 사실상 반지하주택을 허가하고 있어 서울시의 반지하 전면 금지는 현행법이 바뀌지 않는 한 현실화되기 어렵고 취약주거계층의 대체 거주지 등도 고려해야 해, '신중한' 접근을 필요하다는 게 경기도 대책의 배경이다. 도가 지난 12일 발표한 '경기도 수해복구 긴급대책'에 따르면 도는 집중호우 상황에 시·군이 반지하 침수를 방지하는 집중관리 매뉴얼을 마련한다. 또한 지난 2020년 도와 경기도건축사회가 반지하주택 건축계획을 중단하고, 시·군은 관련 건축 인허가를 최소화하도록 맺은 협약을 재확인하며 신축을 억제하겠다는 구상이다.서울시, 반지하 전면금지 폭우대책에 '갑론을박'경기도, '신축 억제'와 '집중 관리'로 신중한 접근현행법상 제한된 상황서만 건축 금지할 수 있어도 관계자 "법 테두리 내에서 현실적 대책 집중"전면불허를 내세운 서울시와 다른 행보를 보인 데는 현행법상 제한된 상황에서만 반지하주택 건축을 금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법 제 11조 4항 2호에 따르면 방재지구와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등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지역의 경우에만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하층의 주거용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그외 상황에서 지자체가 반지하 건축을 막을 경우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지자체가 신축을 불허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반지하 제로'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는 지자체가 법 테두리 내에서 당장 추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도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반지하주택 신축 허가를 제한하는 내용의 건축법 개정안을 제출했고, 지속적으로 법 개정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반면 서울시는 지난 11일 반지하를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의 폭우 대책을 내놓아 논란이다. 지하층은 주거용으로 허가하

  • "밥 한끼 못 먹고 수해복구 한창인데"… 추가 폭우 반지하 어쩌나

    "밥 한끼 못 먹고 수해복구 한창인데"… 추가 폭우 반지하 어쩌나

    지난 12일 수원 영화동과 고색동 일부 다세대주택 반지하층에 최근 수도권 집중호우 등 '물폭탄'으로 잠긴 빗물은 빠졌으나 주민들은 여전히 수해복구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오전 영화동 한 다세대주택 입구엔 조각 낸 장롱, 냉장고, 장판 등 집기가 쌓여 있었고 재활용품수집 트럭 두 대가 이를 싣고 있었다. 이곳에 거주하는 진모(65) 씨는 "지난 이틀 밥 한 끼 못 먹고 겨우 물만 마셨다. 계속 닦고, 버리고, 옷가지 솎아내도 끝이 보이지 않아 바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거처도 없는데… 주말 폭우 예보'워터밤'에 일부 불편한 시선도맞은편에 위치한 반지하 주택도 마찬가지였다. 10년 전쯤 베트남에서 귀화해 2개월 전 이곳에 자리 잡았다는 정지혜(47) 씨는 "빗물 빼내도 벽에서 자꾸 물이 나와 닦느라 수건이랑 걸레 40장은 쓴 거 같다"고 토로했고, 실제 안방으로 향하자 벽과 바닥에서 나오는 습기로 침대와 화장대가 축축했다.오후 찾아간 고색동 다세대주택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8일 쏟아진 폭우로 고현초등학교 인근 다세대주택 반지하층은 스물한 개 거주지가 침수됐을 정도였다.고현초 임시거주시설에서 가족과 머물다 퇴거날짜에 이르러 이날 짐을 챙겨 나온 박모(52) 씨는 "더운 여름이라 수해 잔여물 치우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지친다. 어차피 가구 같은 건 물에 젖어버려 말려도 냄새나서 못 쓴다"며 벽지와 장판을 다 뜯어낸 반지하층을 세제 거품을 묻혀 닦는 데 열중이었다.박 씨 부인인 김모(49) 씨는 딸과 함께 1층에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잠시 쉬고 있었다. 김씨는 "제일 문제는 못 씻고, 못 먹는 거다"며 "임시주거시설에선 기껏해야 세수 정도밖에 못 한다. 싱크대도 없으니 쌀을 얹혀서 밥 해먹을 데도 없다"고 이야기했다.이처럼 최근 수도권 집중호우 여파로 일부 주민들은 수해복구를 마치지 못한 건 물론 거처 마련조차 불투명하지만 주말 사이 또다시 적지 않은 비가 예고된 상태다. 기상청은 13~14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30~80mm에서 많게는 150mm 이상의 비

  • 경기도 9만 가구 '반지하 비극' 예약… "비주거로 전환해야"

    경기도 9만 가구 '반지하 비극' 예약… "비주거로 전환해야" 지면기사

    오늘도 9만 반지하 세대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유례 없는 폭우로 경기도 곳곳에서 반지하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자식들에게 말도 못했어요. 속상해할까봐…10일 오전 수원시 호매실동의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 거주하는 신모(70대)씨가 계단에 쪼그려 앉아 쓰레받기로 물을 퍼 나르고 있었다. 집 내부엔 침수 피해 흔적이 선명했다. 장판은 마르지 않아 축축했고, 접착력이 약해진 벽지는 부풀어 있었다. 젖은 곳을 닦는 데 쓰인 수건이 집 안 곳곳에 널려 있었다.신씨는 "자정부터 화장실, 베란다, 창문으로 물이 들어와 발목까지 찼다. 부인이랑 잠도 못 자고 어제부터 물을 퍼 날랐다"며 "한평생 남의 집 월세만 살다가 처음 생긴 내 집이다. 그런데 이 꼴이 났다. 속상해할까봐 자식들에게 말도 못했다"고 말끝을 흐렸다."한평생 처음 생긴 내 집인데…"수원 호매실 다세대 주민 망연자실축축한 장판에 벽지 부풀어 올라 같은 날 찾은 성남시 태평 2동의 한 반지하 계단, 흙탕물이 가득 찬 대야를 들고 계단을 오른 남정열(63)씨가 곧 물을 바닥으로 뿌렸다. 단칸방에서 작은 모자공장을 운영하는 박혜숙(60)씨가 남편 남씨와 함께 반지하 위로 빗물을 퍼내고 있었다. 박씨는 일하던 중 감전사고로 중증 장애를 얻은 남편 대신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15년간 공장을 운영해 왔다.그러나 폭우로 부부의 공장은 빗물에 잠겼다. 모자 재료로 쓰일 천은 물에 젖어 망가졌고 바닥은 흙탕물로 엉망이 됐다. 박씨는 "어제 저녁까지 물을 퍼내고 갔는데, 오늘 와보니 또 물이 발목까지 차 있었다"며 "적어도 한 달은 운영을 못 할 텐데 이걸 다 어쩌면 좋을지…"라고 한숨을 쉬었다. 물을 나르다 허리를 다쳤다는 박씨는 연신 절뚝거리면서도 물을 퍼냈다.우즈베키스탄 출신 노동자 하산(31)씨는 침수피해로 인해 반지하 방에서 1층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안양시 박달1동의 반지하 주택가에서 만난 하산 씨는 "어제 출근도 하지 못하고 물을 퍼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내가 임신 8개월인데, 많이 놀라서 걱정된다"며 "반지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