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떳떳한 족속(族屬)이 ‘쌔씨(sassy)족’이라면 그 반대 족속은 ‘캥거루족’ 아닐까. 쌔씨족이 미혼(single)이면서도 경제적 여유(affluent)가 있고 자기 일에 성공적인(successful) 경력을 쌓는 멋스럽고(stylish) 젊은(young)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라면 캥거루족이야 다들 알듯 가정을 꾸린 후에도 부모의 경제력에 얹혀 사는 젊은 세대다. 캥거루라면 그 밖에도 나쁜 뜻이 연상된다. ‘the kangaroo closure(캥거루식 토론 종결법)’와 ‘kangaroo court(캥거루 법정)’다. 전자는 우두머리가 어떤 수정안을 선택, 토의에 부치되 기타 사항은 생략한 채 끝내는 토론 방식이고 후자는 한 마디로 인민재판이다. 범인을 군중 앞에 끌어내 엄혹하게 단죄하는…. 호주 남부엔 캥거루 섬도 있지만 흥미로운 건 중국에선 캥거루를 ‘큰 주머니 달린 쥐(大袋鼠)’라고 부른다는 거다. 하긴 쥐를 닮긴 닮았다. 어쨌거나 청년 캥거루족이 안됐고 캥거루족 줄이기→청년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중요하다.
유대목(有袋目) 캥거루과에 속한 캥거루의 특징은 육아낭(育兒囊)―육아 주머니를 달고 있다는 거다. 출산 후 그 하복부 육아 주머니에 새끼를 넣어 보호한 뒤 탈출―독립시키기까지는 6~12개월 걸린다. 그러나 성장하면 5~8m, 높게는 13m까지의 놀라운 점프 실력을 뽐내는 등 활동이 왕성하다. 원숭이처럼 나무를 타는 ‘나무타기 캥거루’도 있다. 사람 캥거루족도 부모의 육아낭―‘보호낭’에서 벗어나면 무섭게 도약하며 뻗치는 힘을 과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절로 되는, 공짜로 얻는 건 하늘 아래 없다. no pain no gain(고통 없이 소득 없다)이야말로 명언이다. 뿌린 만큼 거두는 거다. 부모의 보호 주머니에서 탈출한 청년들이 캥거루처럼 무서운 점프력을 과시하며 꿈을 실현하려면 피(코피?) 나는 노력이 필수다.
노사정이 노동개혁에 합의했다지만 민노총과 야당의 반대 등 입법과정은 험로다. 개혁이란 그 어떤 개혁이든 그만큼 어렵다. 글자 그대로 가죽을 바꾸는 게 ‘개혁(改革)’이다. 그처럼 고통은 크다. 하지만 개인의 삶 또한 끝없는 개혁과 개선의 연속이다. 그걸 안 하면 고루한 삶, 퇴행성 인간으로 굳어진 채 끝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