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예정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실현될 수 있을까. 염려했던 대로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고 했다. 14일 북한 우주국 개발국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에게 “세계는 선군 조선의 위성들이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날아오르는 걸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호언대로 미주 대륙까지 사정권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다음 달 10일 전후에 시험 발사된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은 즉각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유엔은 가만있을까.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누누이 강조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경고도 허언이 아니었음이 증명될까. 무슨 일이 있어도 이산가족은 만나야 한다. 90세 이상이 절반이라는 이번 이산가족의 마지막 소원 성취야말로 하늘도 땅도 막을 순 없다.

그런데 북한 고위층에 경고라도 하듯, ‘너희들 좀 보라’는 듯한 뉴스가 지난 9일 자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에 떠 확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목이 ‘기적 겹친 80년만의 재회(奇跡重なり80年ぶり再會)’였다. 일본의 대만 통치(1895~1945) 막바지, 대만 소학교 교사였던 일본인 여성과 대만 제자가 인터넷 영상으로 만났다는 거다. 그런데 놀랍게도 장장 80년 만이었고 당시 일본 여교사 타카기(高木波惠) 할머니는 106세, 대만 제자 양하이퉁(楊海桐)은 90세라고 했다. 그것도 90세 제자가 죽기 전에 스승을 찾았던 게 아니라 106세 스승이 제자의 옛날 대만 주소로 무작정 편지를 띄워 본 결과였다. 그래서 지난 8일 일본 타카기 할머니의 쿠마모토(熊本)현 타마나(玉名)시 자택과 대만 중부 타이중(台中)시 우르(烏日)소학교 강당은 온통 흥분의 도가니였고 대만 쪽이 더했다. 80대 후반~90대의 대만 제자들 20여명이 린지아룽(林佳龍) 시장과 함께 강당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올렸다.

스승과 제자 간의 정도 그랬다. 하물며 혈육 상봉이랴! ‘헤어져 오래되면 반드시 만난다(分久必合)’는 게 삼국지 원본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흔하다. 신의 방해도 아닌 인간말종(末種)들이 오랜 이별 끝의 가족 만남을 방해할 순 없다. 북한이 그런다면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