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대상 미분양 주택 기준
5개월후에나 마련 정책혼선
외국인용 기본 인프라 ‘미흡’
‘중국인 부정적 시선’도 영향

지난 1년간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내 미분양 주택까지 부동산투자이민제 적용 대상에 포함됐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은 철저한 준비 없이 제도를 운용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IFEZ 내 미분양 주택에 대한 부동산투자이민제 적용은 지난해 9월 시작됐지만, 관련 제도 미흡으로 약 5개월 동안은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관련 고시를 하면서 부동산투자이민제 적용대상 미분양 아파트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0조 제6항에 따라 선착순 방법에 의하여 입주자를 선정할 수 있는 주택’이라고 정의했다. 청약 등의 방식으로 입주자를 선정하고 남은 주택을 부동산투자이민제 적용을 받는 ‘미분양 주택’으로 정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고시는 현장에서 부동산투자이민제 적용대상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지 못했다. 건설사가 미분양 주택을 그대로 보관하는 사례가 적기 때문이다. 유동성 자금으로 운용하려고 대한주택보증 등에 환매조건부로 매매하기도 하고,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 등에서 대출을 받기도 한다.

건설사가 미분양 주택을 직접 임대한 경우도 있는데 안심 전세, 애프터리빙, 프리리빙 등 유형이 다양하다. 결국 건설사는 외국인의 투자문의가 와도 자신이 보유한 미분양 주택 유형이 부동산투자이민제 대상인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법무부가 미분양 주택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법무부가 올해 1월 말 부동산투자이민제 적용 미분양 주택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때까지 건설사에서 문의가 와도 답변을 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IFEZ 내 외국인(중국인) 정주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점도 부동산투자이민제의 성적이 초라한 이유다. 중국인을 바라보는 기존 입주자들의 부정적 시선도 부동산투자이민제 상품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분양 주택을 제외한 부동산투자이민제 상품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도 실적이 초라한 이유로 분석된다. 앞서 송도, 청라지구 골프장에서는 골프빌리지를 부동산투자이민제 상품으로 내놓을 계획을 세웠지만, 모두 무산됐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청라 베어즈베스트 골프빌리지 사업은 중국 기업과 MOU까지 체결했지만 무산됐고,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은 다른 고객이 싫어한다는 이유 등으로 중국인 대상 골프빌리지 사업을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했다.

인천경제청 등은 앞으로 인천 내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 등과 연계해 부동산투자이민제 상품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부동산투자이민제 적용 투자상품인 별장을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관련 제도개선에 나섰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투자이민제를 미분양 주택에 적용하면서 정책적 혼선이 있었고, 미분양 아파트로 대상을 정하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좁았다”고 했다.

또 “현재 부동산투자이민제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제주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부작용은 피하고 좋은 점을 받아들이려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