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전쟁의 문을 열었다(日本開啓戰爭之門)’고 했다. 19일 안보법안이 통과되자 중국 CCTV(中央電視台)가 그랬고 ‘이제 헌법 수리(修憲)가 최종목적’이라고 말했다. 아베는 수만 명이 국회를 에워싸고 철야 반대시위를 벌여도 막무가내였다. 그는 그럴 사람이고 그렇게 준비된 사람이다. 지난달 종전 70주년 담화발표 직전 아베는 사흘간 일본 극우의 고향인 야마구치(山口)현을 방문, “외할아버지(岸信介)의 회고록을 다시 읽었다”고 했다. 기시(岸)가 누구던가. 대동아공영 논리에 공감, 그 실천에 앞장섰던 A급 전범으로 3년간 복역한 극우파 총리였고 그가 바로 아베의 정치적 롤(역할) 모델이다. 아베의 존경 인물로는 요시다 쇼인(吉田松陰)도 있다. 메이지 유신 전후의 군인정치가로 한반도 강점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해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縣有朋) 등 유신 주역을 길러낸 인물이고 이른바 ‘정한론(征韓論)’의 원조다.

전쟁 문이 열리면 전쟁은 터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베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전쟁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일본 내 반발도 거세다. 나가사키(長崎) 피폭(被爆) 5단체는 아베에게 항의문을 보냈고 아사히신문은 19일을 ‘헌법과 민주주의가 의문이 된 날’이라고 했는가 하면 마이니치신문은 ‘헌법을 비뚤어지게 한 죄’라는 사설을 썼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은 확 달랐다. 안보법안이 ‘(전쟁) 억지력을 높이기 위한 획기적 기반’이라며 찬성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커비(Kirby) 국무부 보도관도 ‘지역과 국제사회 안전보장을 위한 노력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해외전투 역할(overseas combat role), 군사역할 강화 등만을 간략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은 집체(集體→집단) 자위권을 맹비난했고 라브로프(Lavrov) 러시아 외무장관도 어제 모스크바를 방문한 기시다(岸田) 일본 외무장관에게 북방 영토문제에 강한 입장을 밝혔다.

북한에 이어 일본도 전쟁의 문을 열었다. 그럼 우리는? 어제 중국 언론은 조선반도에 ‘화약 냄새가 가득하다(充滿火藥味)’고 했다. 미·일 동맹과 중국의 동북아 패권 다툼도 격렬해질 참이다. 사방 눈치 보기에 목깨나 아플 한국이 걱정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