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밀한 정보 유출 소지
실제 日투자건도 금세 전파
주가영향·투자 철회 우려도


5개월여 만에 재개된 인천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가 기업투자정보 노출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인천시의 여러 투자유치기관을 총괄하는 기능을 하겠다며 올해 초 출범한 위원회가 ‘옥상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경인일보 8월5일자 1면 보도)과 함께 각종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개최된 인천시 투자유치기획위에서는 신규기업에 대한 투자유치 심의와 진행 중인 투자자에 대한 자문 등의 안건이 상정됐다.

문제는 이날 위원회 개최에 따라 기업의 투자계획 및 기업관련 정보가 외부로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위원회에는 당연직 위원 4명, 외부 위촉직 위원 15명이 활동하고 있다. 관련 업계 인사가 위원으로 다수 참여하면서 위원회 상정 안건은 외부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위원들은 위원회 심의과정에서 회사의 경영상태 등 기업의 내밀한 영역까지 물어볼 수 있다.

심의 안건에 상정된 일본 굴지기업의 송도 연구소 투자유치 건은 이날 회의를 통해 외부 부동산업계나 금융권에서도 해당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업은 일본 내 여러 계열사가 상장돼 있다. 기업에 대한 정보노출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투자유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보안이다. 하지만 20명에 달하는 위원이 참석하는 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되는 순간 외부에서 모두 알게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기업에서 이 같은 노출 사실을 알 경우 투자유치까지 철회할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했다.

투자유치기획위원회의 위원이 투자유치 분야의 이해 관계자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날 위원회에는 인천에 투자의향을 갖고 있는 A카지노복합리조트 업체에 대한 자문안건이 상정됐는데, 위원 가운데 이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기관의 소속 인사가 여럿 있었다.

위원이면서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등에 소속된 인사는 경쟁업체에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 A업체는 위원 명단을 보고 자신의 투자유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신화련 등 다른 카지노복합리조트 업체는 투자유치기획위를 거치지 않고 유정복 인천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유치 MOA(합의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복합리조트 건만 한정해 놓고 보면 인천공항공사, 인천도시공사, 미단시티개발,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 위원 대부분이 투자유치 건과 관련해 이해 당사자다”며 “특정 업체만 자신의 정보를 모두 공개해야 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