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생디칼리슴(syndicalisme)’부터 연상되는 게 강성노조다. 생디카(syndicat)는 그리스어가 어원인 프랑스어로 ‘국가 통제에 반대하는 노조의 무정부주의적 사회주의’를 뜻한다. 또한 노조가 무서운 건 연대(連帶)라는 뜻의 솔리대러티(solidarity)다. 1980년 전국적인 파업 중 결성된 폴란드 노조들을 가리키는 말로, 그 강성노조들은 거국적 연대파업도 파업이었지만 급진파의 주도로 ‘자주관리공화국’ 수립까지 기도했었다. 그런 1980년대의 강성노조 파업 병, 이른바 ‘영국병’을 뜯어고친 명의가 철의 여인 대처 총리였지만 강성노조 병은 기타 이탈리아병 프랑스병 서독병 일본병 등 나라마다 기승을 부렸다. 이제 노동력 갈취, 노동자 탄압 따윈 지상에 거의 없다. 그건 1851년 영국, 1884년 프랑스 등 노조탄생 이전의 전설 같은 얘기다. 하지만 강성노조는 아직도 지구 상에 흔하다.

지난 17일 서울 전경련회관서 열린 외국계 기업 CEO 좌담회에선 한국 강성노조에 쓴소리가 쏟아졌다. “현재 GM은 세계 26개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지만 매년 임금교섭을 하는 곳은 한국공장 한 군데뿐이다. 1년에 2~3개월씩 경영자가 임금교섭에 매여 있어서야 그 기업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겠는가”―세르지오 호샤(Rocha) GM 사장의 강변이었다. 그건 해외기업의 한국 진출을 막고 인력을 해외에 빼앗기는 요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로 한 외국투자기업은 한국의 강성노조를 꺼려 1억 달러 투자를 포기한 바 있다는 게 에이미 잭슨 주한미상공회의소 대표의 증언이었다. 현대 기아차만 해도 2002년 국내 생산비중 95%가 작년엔 45%로 역전했다는 거다. 그런데도 국내 현대차는 어제 23~25일의 부분파업을 선언했다. 4년 연속 파업이다. 어제 낮 BBC 등 유럽 TV들은 VW(폭스바겐)의 위기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배기가스량 조작 등 꼼수를 부린 결과다.

더욱 주목거리는 민주노총 파업이다. 어렵사리 합의한 노동개혁에 반대, 파업을 한대서야 누가 동의하겠는가. 걱정은 그들의 전국적인 연대―솔리대러티다. 강성(强性)이야 좋을지 모르지만 휠 줄 모르는 강성(剛性)은 부러지기 쉽다. 웬만큼 해 두는 게 어떨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