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키 고등부, 처음부터 강팀만나
인하대 야구도 막강 홍익대 격돌
국내최강 女핸드볼등 건재 위안
‘전력 누수’ 감안 8위 안팎 전망


국내 최대 스포츠 대제전인 제96회 전국체육대회(10월16~22일 강원도 일대, 이하 전국체전)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특히 배드민턴·복싱·볼링·요트·체조·펜싱·하키·핸드볼 등 8개 종목의 경우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예선 등으로 대회 개막 전에 사전 경기를 치러 일찌감치 전국체전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인천은 시 재정난에 따른 체육 예산 삭감과 선수 구조조정 등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펜싱 등 일부 종목이 사전 경기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해 주고 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인천 선수단의 사전경기 성과와 대회 막바지 준비 상황 등을 들여다봤다.

■ 역경을 딛고…기분 좋은 출발!

인천에 전국체전 첫 금메달을 안긴 것은 국내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는 인천시청 여자핸드볼팀이다.

인천시청은 지난 13일 강원도 삼척체육관에서 열린 여자일반부 결승에서 강원 대표인 삼척시청을 27-20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전국체전 결승에서 삼척시청에 1점 차 패배를 당했던 터라 확실한 설욕전이 됐다. 지난해 대회 초반 탈락했던 남자핸드볼팀인 인천도시공사도 귀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전경기 효자 종목은 금 2, 은 1, 동 2개로 859점을 획득한 펜싱이었다. 애초 목표였던 700점대 초반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특히 지난 21일 열린 여자일반부 플뢰레 단체전과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2개나 따낸 인천 중구청의 역할이 컸다. 펜싱 단체전 우승은 개인전보다 배점이 2배 이상 높다.

기계체조에선 여자고등부에 출전한 인천체고 여학생들이 유일하게 은 3, 동 1개를 수확하며 선전했다. 인천 체조는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1천점 이상을 획득했으나 올해는 우수 선수 이적 등으로 목표치를 크게 줄였다.

전국 최강인 인천 복싱은 아쉽게도 종합 우승을 내줬다. 특히 고등부에서 노메달이란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국제복싱협회(AIBA) 징계로 국가대표 은퇴 선언까지 하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신종훈(26·인천시청)이 우여곡절 끝에 전국체전에 나가 대회 4연패를 일궈내며 감동을 선사했다.

또 올해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오연지는 전국체전 5연패의 대기록을 써냈다.

■ 하늘도 도와야 할 텐데…

전국체전 성적은 대진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대체로 대진운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를 들어 하키 고등부(계산고, 부평여고)는 1회전부터 올해 각종 대회 4강 이상의 강팀들을 만났다. 럭비 고등부에 출전하는 인천기계공고는 징크스라고 할 정도로 수차례 맞대결에서 패했던 부산체고를 상대하게 됐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대회 기간 중 비가 내려 두 번의 ‘제비뽑기’로 얼떨결에 준우승까지 차지한 야구 대학부(인하대)는 1회전부터 막강 전력인 홍익대와 싸워야 한다.

■ 티끌 모아 태산이다!

전국체전은 메달 집계로 순위를 가리지 않는다. 1회전에 통과만 해도 일정한 점수를 주는데, 이렇게 합산한 종합 점수로 순위를 매긴다.

인천시체육회는 ‘티끌 모아 태산이다!’는 각오로 각 종목의 선수와 지도자들을 독려하는 데 힘쓰고 있다. 체육진흥부 등 사무처는 물론 체육시설관리부 직원들까지 동원해 1인당 1~2종목씩 담당자를 지정했다.

또 경기장마다 인천 선수단의 선전을 바라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지난 22일부터는 전국체전 사전경기 진행 상황과 선수단을 격려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각 종목 지도자와 언론 등에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 모두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일이다.

노경우 시체육회 체전지원팀장은 “각 종목 담당자들은 전국체전 전까지 수시로 훈련 현장을 찾아 간식 등을 지원하는 등 선수와 지도자를 격려하고 사기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며 “시체육회 직원들부터 ‘일단 힘이 닿는 데까지 뛰어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천 선수단에는 누가 있을까.

인천은 핸드볼, 스쿼시, 태권도 등에서 종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당구, 카누, 육상(트랙), 배드민턴, 조정 등도 효자 종목이다. 배구, 탁구, 볼링, 산악, 댄스스포츠, 수영 등의 선전도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의 최고 스타로 떠오른 ‘국내 최강 스프린터’ 여호수아(인천시청), 올해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며 나날이 발전하는 지난해 전국체전 3관왕 양정두(인천시청, 접영 50m 등), 박진영(작전여고, 접영), 고미소(인천체고, 자유형), 조은비(인천시청, 다이빙)·문나윤(〃) 등에 거는 기대가 크다.

‘소년신궁’ 이우석(인천체고), 최근 국제대회에서 선전하고 있는 김용민(인천환경공단), 한국 여자테니스를 대표하는 간판선수로 우뚝 선 한나래(인천시청) 등도 인천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 예상 종합 성적은?

인천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역대 원정 대회 최고 성적인 종합 5위를 달성하며 광역시 중에서 부산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시 재정난 탓에 우수 선수들을 타 시도로 내보내고, ‘마린보이’ 박태환은 도핑 파문으로 인천시청과의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등 여건이 좋지 않다.

상대적으로 부산은 전력 보강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홈그라운드 이점을 톡톡히 볼 강원도(지난해 전국체전 9위)는 순위 상승이 예상된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하면 인천은 8위 안팎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