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연설도 가지가지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반세기 만에 유엔 연설을 한 건 2010년 7월이었다. 그런데 10분 연설 타이밍이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네덜란드:우루과이) 하프타임에 맞춰졌다. 그곳 축구광을 위해서였다. 아흐메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또 그 다음해 9월 연설에서 구미 제국을 ‘오만한 권력자들’이라고 맹비난, 미·영·프 등 대표단이 항의 퇴장하는 해프닝이 벌어졌고 리비아의 독재자, 속칭 ‘카다피 대좌’는 어땠던가. 2009년 연설에서 장장 96분간 유엔 타도 독설을 퍼부었다. ‘유엔본부를 리비아로 옮겨라/ 유엔 창설 후 65차례 전쟁에 너무 무능했다/ 안전보장이사회는 테러 이사회다’ 등도 모자라 유엔헌장을 찢어발기기도 했다. 그러나 멋지고 감동적인 연설도 있었다. 재작년 7월 ‘책과 펜이 세계를 바꾼다’는 평화 기조연설을 한 파키스탄의 16세 소녀 말랄라 유스프자이(Yousafzai)는 그 연설로 작년도 노벨평화상을 탔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번 70차 유엔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국제사회 역할을 강조, 큰 호응을 얻었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리아 문제로 의견이 상충했다. 유엔에 첫 진출한 시진핑 중국 주석도 “중국은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중국에선 유엔을 ‘연합국’, 유엔사무총장도 ‘연합국 비서장’이라 부르지만 중국 언론은 요새 며칠 뉴스 때마다 30분 이상 톱뉴스로 시 주석의 유엔 동정을 보도했다. 그의 유엔 행(聯合國之行)부터 ‘유엔에서 중국 목소리 내기(聯合國發出中國聲音)’ 등. 하지만 그에게 재를 뿌린 할머니가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힐러리(67)였다. 여성회의를 주재한 시 주석을 “수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난한 거다. 페미니스트(女權주장자)를 박해하는 사람이 어떻게 유엔 여성회의를 주재하느냐는 거다. 재미 화교들은 그녀의 낙마 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일본 아베의 관심은 독일 브라질 인도와 함께 안보리상임이사국 자리뿐이고 한심한 건 북한이다. 북한 외무장관 이수용은 27일 유엔이 채택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에 대해 “(북한에 대한) 제재 행위가 묵인돼서는 달성할 수 없다”고 했다. 제재를 말라는 거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