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찰은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은 대한민국의 치안력이 미치지 않는 중국·필리핀 등 해외에 속칭 콜센터를 만들고, 메신저로 점조직화된 하부조직을 운영하고 있어 검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든 범죄가 그렇듯 보이스피싱은 시민들의 불안한 심리나 취약한 사회구조를 파고들어 이를 악용하고 있으며, 최근 대포통장이 경찰의 대대적 홍보 및 단속으로 구하기 어려워지자 청년실업 문제로 낙심하고 있는 대학졸업 예정자 등 취업준비생까지 노리고 있다. 특히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찾는 청년취업자가 타깃이다.
인천에 사는 A씨는 군 제대후 취업을 준비하며 공부와 일을 병행할 생각으로 구직사이트를 찾았다. ‘오전·오후 시간을 정해 일하고 일당 10만원 가능’이라는 좋은 조건의 글을 보고 전화를 하게 되었고, 급여 입금과 신원확인을 위해 먼저 통장이 필요하다는 말에 속아 통장을 보내게 되면서 나중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입금된 돈을 찾아 주면 상당한 금액을 준다는 말에 현혹돼 속칭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어떤 경우는 구직사이트에 이력을 남긴 청년 구직자에게 취업이 됐다며 급여통장과 회사출입 보안카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로 속여 현금카드 등을 받아 챙기는 수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어처구니없는 피해사례는 참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하지만 비교적 간단한 예방법도 있다. ‘고수익 보장’ ‘면접없는 취업’ ‘현금카드 요구’ ‘통장대여’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 외 조건을 제시한다면 이건 100% 사기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의 인출책이나 송금책은 대부분 경찰에 검거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보이스피싱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즉시 신고해야 한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 선택으로 평생 전과자라는 낙인 속에 후회할 일이 되고 말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밝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 보자.
/이상길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돈 때문에 보이스피싱에 빠지는 젊은이들
입력 2015-09-3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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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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