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업체를 설립한 뒤 고수익을 미끼로 거액의 투자금을 가로챈 금융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3일 '호주 원어민과 대화하는 화상교육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어학교육업체 I사를 설립한 뒤 금융 피라미드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아투자금 75억원을 가로챈 혐의(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 회사 회장 민모(46)씨를 구속하고 김모(44.I사 이사)씨 등 9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불법적으로 투자금에 대해 카드할인을 도운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A백화점 이사 오모(37)씨를 구속하고 H은행 직원 천모(37)씨 등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민씨 등은 지난 3월 I사를 설립한 뒤 '호주 명문대와 커리큘럼인수계약을 체결, 원어민과 대화하는 화상교육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연말까지 코스닥시장에 등록해 수십배의 투자이익을 남겨주겠다'며 투자자 1천여명을 끌어모아 7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일반회원에서 이사로 올라갈 수있고 이사가 되면 주당 배당금 400만원과 회사 매출 3% 지급을 보장받는다고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교회 목사들을 끌어들여 이사직에 앉힌 뒤 사업설명회를 열도록 해수백명에 이르는 교회 신도들에게 투자를 유도하는 수법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이와 함께 투자자로 하여금 투자금을 카드결제케 한 뒤 백화점 직원과 속칭 '카드깡' 업자 등과 짜고 물품 구입을 가장해 15억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외국어 교육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 어학교육업체를 가장한 신종 금융사기조직이 적발됐다"며 "비슷한 금융 피라미드 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금감원과 연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