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자살을 계기로 정치권 등에서 정부 산하 공기업이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부 당국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재 고(故) 정 회장의 현대아산이 맡고 있는 대북 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지난 98년부터 시작된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개발사업, 그리고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사업 등으로 이중 현대아산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금강산관광사업.
 
금강산 관광사업의 경우 현대아산의 자본금이 거의 모두 소진되고, 관광객들의 경비로 겨우 버티고 있어 정 회장의 죽음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이 정 회장 부자의 유지를 감안해 육로관광 등에 편의를 보장해주거나, 올 들어 중단된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의 '금강산 관광경비 지원'이 재개될 경우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금강산 관광경비 지원 문제는 국회에 보고, 정치적 동의만 받으면 된다”고 말한 뒤 “그러나 현재 정부가 금강산 관광경비지원 요청을 국회에 보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달 초로 예상되는 '6자회담'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 경우에는, '북핵문제의 진전'을 이유로 정부가 관광경비 지원 검토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산하 공기업이 불쑥 금강산 관광사업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공기업의 금강산 관광 참여는 막대한 자금 투자를 수반하게 될 것이 뻔하며, 결국 국민세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의 소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 개발사업이나 철도·도로 연결사업에서 현대아산의 개입 정도는 미미해서 정 회장의 사망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의 경우 현대아산은 시공자로서 추후 공단 분양에만 관계하고, 사업은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가 주관하고 있는 만큼 걱정할 문제가 아니고, 철도·도로 연결 사업에서도 현대아산은 하청을 받아 북측에 단순히 자재·장비를 제공하는 수준이어서 3대 남북경협 사업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게 정부의 설명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