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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은 수원시 상수도사업소장
며칠 전 오랜만에 비가 조금 왔다. 요즘은 비 소식이 있을라치면 얼마나 반가운지, 나의 관심사는 온통 일기예보 뿐이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전국의 주요 저수지와 댐의 수위가 갈수기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해마다 1~2개 이상 한반도를 관통하던 태풍이 최근 3년 사이에 계속 비껴갔고 여름 장마에 비가 적어 중부 이남지역은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현재 충청권 주요 댐 담수율은 대청 40%, 용담 35%, 보령 30%로 담수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데다, 보령·서산 등 8개 시·군에 용수를 공급 중인 보령댐의 저수율은 평년의 57%에 불과하며 충남도는 지난 8월 19일부터 보령댐의 농업과 생활 용수 공급량을 줄였으며, 담수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태안화력과 대산석유화학단지에 대한 공업용수 10% 감량공급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지난 2012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50년에 OECD 소속 국가 중 ‘물 스트레스지수’ 1위가 될 전망이다.

물 스트레스 지수란 물의 총수요량을 1년간 쓸 수 있는 물 가용량으로 나눈 수치로, 이 수치가 40%를 넘을 경우 ‘심각한 스트레스’(severe stress)로 분류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에 속한 국가 중 유일하게 물 스트레스 지수가 40%를 넘는 국가로 기록됐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수자원 총량은 연간 1천297억㎥, 가용 수자원량은 753억㎥다. 이 중 420억㎥는 바다로 유실되고 333억㎥ 정도를 하천수, 댐용수, 지하수로 이용할 수 있다. 결국 수자원 총량 가운데 26%만 이용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급속한 경제성장과 산업구조의 변화, 좁은 국토에 비해 높은 인구 밀도 등이 물 스트레스를 높이는 주원인이다.

이상기후변화로 국지적 홍수와 가뭄 등 예측 불가능한 수 환경에 대비하여야 한다.

한정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스마트워터 시스템(물 수요량을 미리 예측해 수자원을 적정 분배 관리) 구축이 시급하다. 또한 댐수와 호소, 하천수, 지하수에 의존하는 현재의 수자원 개념을 해수와 하수 재이용수, 빗물 등으로 확대 관리하여야 한다. 수자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물 수요관리의 현실적 추진이 필요하다. 유수율 향상, 누수방지, 절수기기 확대보급 및 물 절약을 위한 수요자의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 등이 시급하다.

물은 순환하는 한정된 자원이다. 여름철 전기사용량이 피크치를 넘었을 때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듯이 물을 틀면 수돗물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제 물은 국가의 안보와 우리의 생존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될 것이다.

우스개 소리지만 지구 밖 우주인들은 식수로 자신의 소변과 땀, 피부 증발 수분을 모아서 정제하여 다시 마신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물 스트레스 국가에서 물 풍요를 누리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성경에 나오는 엘리야의 기도로 3년 반 이스라엘땅에 가뭄이 해소된 것처럼 그 단비가 소망하는 시기에 우리 위에 뿌려주길 기원해본다.

/신동은 수원시 상수도사업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