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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책을 안 보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그럼 하루도 신문을 안 보면? 눈에 다래끼가 달릴지도 모른다. ‘신문’ 하면 매일 새벽 배달되는 신문(紙)이 우선이다. 영어의 news paper나 독일의 Zeitung(짜이퉁), 프랑스의 Journal(주르날), 러시아의 ‘가제따’도 그렇다. 그런데 중국 TV엔 뉴스 시간마다 크게 뜨는 글자가 ‘新聞’이다. TV에 웬 신문인가 싶지만 중국에선 ‘新聞’이 뉴스 페이퍼가 아니라 ‘뉴스’다. 하긴 ‘신문’이 매일 ‘새로(新) 듣는다(聞)’는 말이니까 ‘新聞→뉴스’가 맞다. 그럼 신문지는 뭘까. 그걸 중국에선 ‘빠오즈(報紙)’로 구분하지만 이 말에도 뉴스라는 뜻이 전혀 배제된 건 아니다. 신문사는 ‘報社’, 저널리스트는 ‘報人’, 특파원은 ‘특파기자’, 논설위원은 ‘평론의원’, 주필은 ‘총편집’, 사설은 ‘사론’이고….

어쨌든 아침 눈을 뜨자 펼쳐 드는 신문의 짜릿한 손맛과 눈맛이야 무엇에 비교하랴. 보고 난 신문지 용도도 깔개, 포장지, 제습지, 완충제 등 다양하고. 요즘이야 뒷간 휴지로는 거의 안 쓰지만…. 그런데 신문지의 힘이 얼마나 센가를 아는 이는 드물다. 일본 기후(岐阜)현 나카쓰카와(中津川)시의 토루(原亨)라는 건축사가 단 100g의 신문지를 말아 만든 다리(橋)가 어느 정도 무게를 견디나 실험했다. 그랬더니 무려 84㎏에도 끊어지지 않았다는 게 지난 3일 아사히신문 보도였다. 단 100g의 신문지 힘도 그렇거늘 매일 생생한 뉴스와 새로운 지식으로 넘쳐나는 신문의 위력이야 말할 것도 없다. 오늘이 경인일보 창간 70주년이다. 영국 더 타임스의 230주년, 뉴욕타임스의 164주년, 요미우리의 141주년 등에 비하면야 연천(年淺)하지만 오랜 세월이다.

종이신문! 과연 계속 안녕할까. 뉴욕타임스의 CEO 마크 톰프슨는 지난 1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시대가 변해도 신문의 본질적 역할은 변하지 않을 거다. 보다 중요한 건 기록하는 것”이라고 했다. 보스턴 레드 삭스―빨강 양말의 오너인 존 헨리가 최근 보스턴글로브 지를 인수했고 인터넷 통판(通販)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Bezos)가 워싱턴포스트를 매수한 것만 봐도 희망은 창창한 거 아닐까. 경인일보 100주년, 200주년 영원하기를….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