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료 남부구간 보다 최대 10배나 비싸
국감서 여야의원들과 문제점 개선 강력 촉구
국민연금공단 “연구용역 추진” 약속 받아내

최성 고양시장
최 성 고양시장
서울외곽순환도로는 수도권 동서남북을 원형으로 연결한 서민들의 생활도로다. 그 중 북부 구간은 일산IC~퇴계원IC로, 당초 재정에서 민자사업으로 전환돼 남부구간에 비해 통행료가 2.64배에서 많게는 10배나 높다.

할인 혜택에도 지역별 편차가 심하다. 남부 구간 나들목은 무료 구간이 많이 있지만, 북부 구간은 모든 나들목에서 통행료를 징수한다. 남부 구간과는 달리 북부 구간에는 출퇴근 할인 혜택도 없다. 같은 도로에서 차별적인 통행료가 부과되는 것이다.

그 원인은 (주)서울고속도로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민간투자를 빙자해 통행료와 국민의 혈세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데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36%의 고이율로 지난 4년간 5천500억원에 달하는 이자 수익을 올렸다.

투자금 수익의 회수가 어렵다는 핑계로 최대 48%의 고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주)서울고속도로는 지난해 1천284억원의 영업 이익을 올렸지만 6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 손실은 다시 국민의 혈세로 채워진다.

기본적으로 서울외곽순환도로는 정부가 재정구간으로 매입해 통행료를 평등하게 조정해야 하지만, 우선 국민연금공단의 과도한 채권이율을 조정해 통행료 인하에 반영해야 한다.

일례로 민자도로인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지난 9월 1일부터 통행료를 1천원 인하했다. 주주들과의 합의를 통한 자금 재조달로 가능했던 일이었다. 공공성이 짙은 국민연금공단 역시 시민들의 통행료 인하 요구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고양시는 5년 전부터 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고, 지난 8월에는 15개 자치단체장과 25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서울외곽순환도로 공동대책협의회가 출범했다. 대책위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그간 국회·국토교통부 등에 ‘북부 구간의 재정사업 전환으로 통행료 인하’ 등의 사항을 촉구했다. 그리고 통행료 개선에 대한 제언을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과 해당 지역 25명의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

그간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영의 안정성 확보를 들어 통행료 인하를 반대해 왔다. 하지만 최근 고양시를 비롯한 15개 지자체와 국회의 압박으로 미온적인 입장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8일 나는 공동대책위원장 자격으로 국토교통위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더불어 정성호 국토교통위원장과 김태원 의원(간사), 이노근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통행료 문제와 이에 대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희망적인 부분은 이날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서울외곽순환도로 통행료 문제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연구용역을 추진하겠다고 확답한 것이다. 함께 출석했던 국토교통부 김일평 도로국장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570만 경기북부 시민, 15개 자치단체, 여야 국회의원, 관계기관이 함께 통행료 인하운동에 적극 나섰고, 300만 서명을 목표로 현재 180만 시민들이 동참해 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추석을 앞두고 고양 톨게이트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내게 한 시민께서 차를 잠시 멈추고 응원을 해주셨다. 나는 꼭 통행료 인하를 이뤄내겠다고 감사와 다짐의 인사를 마음으로 건넸다. 그렇게 힘이 될 수가 없었다. 오로지 시민들의 권익만을 위한 초당적인 움직임은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다.

/최 성 고양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