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혈치료 기본… 뜸·교정 병행을

‘생리(生理)’는 한 달에 한 번 나팔관에서 난자가 배출돼 자궁 내에서 수정이 되기까지 2~3일 대기한 후, 수정이 되지 않았을 때 탈락해 체외로 배출되는 과정을 말한다. 이는 ‘달’과 관련이 있어 달이 차고 기우는 기간인 28일이 평균 주기가 되는데, 이 때문에 ‘월경(月經)’이라고도 한다.
난자가 자궁에 머무르며 수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궁벽은 착상에 대비해 두터워진다. 그런데 수정이 안 되고 난자가 자연 탈락하게 되면 주위의 자궁벽도 다시 원래대로 줄어들게 되는데, 이때 자궁벽에서 난자와 붙어 있던 작은 혈관들이 터져서 피가 난다.
자궁벽이 수축하며 떨어져 나간 세포들이 함께 핏덩어리 형태로 배출되기도 한다. 이때 자궁은 배출이 잘 일어나도록 스스로 움직이는데, 자궁벽 자체를 경련하듯이 떨게 된다.
칫솔질을 할 때 치약을 눌러 짜는 것처럼, 자궁벽 주위의 찌꺼기들이 잘 배출되도록 자궁벽 세포들을 하나하나 쥐어짜게 된다. 이것이 자궁벽의 경련이며,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통증이 심한 사람은 자궁이 깨끗하지 못해 경련이 심하게 발생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 ‘어혈(瘀血·탁한 피)’이 많다고 한다. 생리통이 심해 병원이나 약국을 가면 처방하는 약의 종류는 많지만, 그 성분은 ‘아세트 아미노펜’ 아니면 ‘이부프로펜’이 대부분이다.
즉 ‘진경제’ 아니면 ‘진통제’인 셈이다. 자궁이 경련을 못 하게 막아서 통증을 줄인다는 원리지만, 여기에는 큰 오류가 있다. 자궁이 경련을 하는 이유는 자궁 내 불순물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것인데, 통증이 두려워 이를 막아서야 되겠는가.
자궁 내에 찌꺼기가 쌓이면 냄새가 나고 ‘냉(冷)’과 같은 불순물도 나오게 되며, 건강한 임신·출산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당장의 ‘통증’ 때문에 자궁이 청소를 못하도록 해선 안될 것이다. 어혈이 자궁 내에 계속 쌓이면, 자궁근종·종양·물혹 등의 발생 확률이 높아져 장기적으로 볼 때 자궁의 건강에도 좋지 않다.
한의학에서는 자궁을 건강하고 깨끗하게 하는 ‘어혈(瘀血)’치료를 기본으로,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뜸’치료와, 뭉친 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교정치료’를 겸하고 있다. 통증 발생 시점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건강한 자궁으로 여성들이 아름다운 성생활과 건강한 임신·출산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이승현 경희부부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