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301000828100044751

신문 하단의 광고문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국회의원이 나라에 해만 끼치는 ‘국해(國害)의원’이라는 시민단체 광고문이 뜬 건 지난 5월이었다. 놀고먹는 국회, 절뚝거리는 파행(跛行)국회, 비척거리는 낭창국회가 국민의 눈엔 ‘國害의원’으로 비친 거겠지만 ‘國害의원’ 사례는 더 있다. 게처럼 가로만 가는 ‘국해(國蟹)의원’, 뇌물이나 밝히는(바치는) ‘국회(國賄)의원’, 핑곗거리 찾아 (해외) 외유나 즐기는 ‘국회(國徊, 國廻)의원’, 나라를 그르치는 ‘국회(國誨)의원’, 나라를 훼손, 망가뜨리는 ‘국훼(國毁)의원’ 등. 그런데 그런 ‘국회는 즉각 해산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는 지난 8월 27일 광고문이야말로 통쾌했다.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라, 국회의원 수를 200명 선으로 줄이고 보좌관도 3명 이하로 하라, 국회의원 급여를 일당제로 바꿔라, 국회의원 스스로 결정하는 세비체계를 혁파하라, 200여 가지가 넘는 초호화 특권을 폐지하라’ 등 구구절절 시원했다.

그저께 신문 광고문은 또 ‘국회개혁 범국민연합’ 출범과 함께 1천만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것이었다. 국민이 맡긴 신성한 권력을 이용해 밥그릇이나 챙기고 팔자를 고치려는 국회의원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거다. 그래서 국회 해산제, 국민소환제, 전과자 출마 제한, 불체포 특권 폐지, 면책특권 박탈, 선진화법 폐기 등을 주장했다. 그리만 된다면 가렵던 등처럼 얼마나 시원할까. ‘미운 오리새끼’ 국회의원, 참으로 밉다. 국익을 위한 대사(大事), 국가 미래를 위한 신성하고도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일에 앞장서는 모습들을 단 한 번도 본 적 없다. 중국어 ‘타오이엔(討厭)’은 밉살스럽고 혐오스럽다는 말이지만 패주고(討) 싶도록 밉다는 뜻이다. 무턱대고 호통만 치는 국감장 의원들, 툭하면 푯말 치켜들고 광화문 거리로 뛰쳐나가는 짓 하며….

하긴 선진국 국회의원도 국민 혐오의 대상이다. 작년 6월 19일 갤럽 여론조사 결과 미국 국민의 의회 신뢰도는 7%에 불과했다. 그럼 대한민국 ‘국해’의원 신뢰도는? 7%는커녕 0.9%쯤 될 거다. 국회개혁 1천만 서명운동은 좋다. 하지만 누가 저들 사나운 들고양이들 목에 방울을 다느냐(猫項懸鈴→묘항현령)가 문제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