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천 흐름이 변경돼 자신들의 땅을 지자체에 강제로 빼앗긴 뒤(?) 공유지 사용허가를 받아 하천 옆 땅을 사용하던 기업은 2년에 한번 씩 진행하는 갱신 신청을 했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의 잦은 보직변경으로 공무원 책상 밑에서 서류가 잠자는 동안 기간은 지나 버리고 졸지에 무허가 공장이 되어버렸다.
항의도 해봤지만 전임자가 처리한 일이라 난 모르는 일이란 답변뿐. 그래도 그 후 별다른 제재없이 부과금을 내며 그럭저럭 사업을 해오고 있던 이 기업에 본격적으로 어려움이 닥친 것은 올해다. 해마다 반복되는 홍수로 피해를 보고 있어 하천보수공사를 해달라고 지난 10년간 읍소한 것이 받아들여져 작년에 예산 24억원이 확보되어 사업이 추진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주변 지역 민원이 많아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것.
이러한 사정을 경기도청에 찾아가 사전컨설팅감사라는 내부 심의를 거쳤으나 광주시의 권고사항 등을 먼저 이행해야 예산을 집행하겠다는 일상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한다. 문제는 다른 조건은 기업체가 수용할 수 있으나 광주시의 권고사항은 기존 공장이 모두 불법이니 다 뜯어내고 철거하라는 것(원래 정식으로 허가받아 사용하던 것을 자기들이 행정처리 미숙으로 기한을 넘겨 무허가 시설이 된 것)이라 업체 입장에서는 도저히 들어주기 어려운 것. 하지만 울며겨자먹기로 업체가 공장을 뜯고 광주시가 원하는 자재로 새로 신축할 테니 하천부지 사용허가를 정식으로 내달라고 요청했으나 광주시는 그 건은 별도로 검토해야 할 일이라고 하니 참… 사안을 확인해 보니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 업체에 인접한 바로 이웃 업체는 버젓이 관련 허가를 받고, 연장도 하고,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으며, 이 업체보다 더한 악취를 내고, 무단으로 다리를 만들어 사용하는 등 지적하자면 문제가 한두가지 아니지만 광주시에서는 아무런 제재조차 안 한다고 한다. 객관적인 상황만으로 보더라도 이 기업에게 너무도 가혹한 지방자치단체의 업무처리가 납득이 안 된다.
광주시와 경기도, 그리고 관련 여성단체를 방황하던 이 업체가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 찾아와서 한 시간 이상 눈물로 호소하는 것을 필자는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 정부의 역점 사업 중 하나가 ‘중소기업 손톱 밑 가시’를 뽑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난 30년 동안 이런 어려움 속에서 특허를 내고 어렵게 살림을 꾸려 오는 기업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한 일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입만 열면 지자체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고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아는 지나 모르겠다. 다행히 이 업체의 읍소가 경기도에서 일부 받아들여져 현재 해당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기관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기업의 애로도 빨리 해결되고, 이번 기회에 전임자에게 미루고 나 몰라라 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노력도 진행되었으면 한다.
(■사전컨설팅감사 : 공무원 등이 사무처리 근거법령의 불명확한 유권해석, 법령과 현실과의 괴리 등으로 인하여 능동적인 업무 추진을 못하고 있는 경우, 사전에 그 업무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검토하여 컨설팅하는 예방적 감사)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