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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파워든 하드 파워든 미국에 필적할 나라는 없다.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한다면 지구사령관을 맡을 나라가 미국이고 ‘지구 경찰국가’가 미국이다. 태평양사령부(PACOM)에 속한 2만5천명의 주한미군 등 세계 5개 통합사령부 산하의 미군만 해도 30개국 25만명이다. 그 엄청난 주둔 비용은 상상도 못하고 그 때문에 미국 내 여론도 안 좋다. 바로 그 점을 노려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오바마다.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종식 등 군사비를 확 줄이겠다는 공약이 먹혔던 거다. 그래서 2011년 이라크에선 완전히 철수했지만 이슬람극단세력(IS)이 극성을 부리자 작년에 다시 공폭(空爆)을 개시했다. 9천800명의 아프간 미군은 또 어떤가. 지난 15일 오바마가 선언했다. “내년 말까지 완전히 철수키로 한 아프간 미군을 연장, 5천500명 선으로 계속 유지하겠다”고. 아프간 반정부 세력인 탈레반과 IS 때문이라지만 오바마가 대선 공약을 어긴 거다.

지난 14일 그는 또 나이지리아를 본거지로 한 이슬람 과격파 보코하람이 세력을 확장 중인 카메룬에 미군 300명을 파견한다고 의회에 통고했다. 경찰국가 임무 수행의 비용도 문제지만 2011년 철수한 이라크에서만 미군 2천200명이 희생됐다. 그런데도 시리아 독재에 항거하는 반체제파를 위해 미군 수송기 C―17이 엊그제 북부 하사카에 소화기(小火器)와 탄약, 수류탄 등 50t을 투하했다. 러시아도 20일 전 시리아 폭격을 개시했다. IS가 표적이라지만 일부일 뿐 사실은 아사드 정권 돕기라는 게 미국 측 주장이고 그를 뒷받침할 증거를 지난 13일 시리아 국영 시리아아랍(SANA)통신이 보도했다. ‘테러와 싸우는 러시아의 결의에 감사한다’고. 그러다가 미·러 시리아 대리전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염려를 존 매케인 미 공화당 중진의원이 엊그제 CNN 인터뷰에서 말했다.

1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핵이 인정되지 않자 북한이 대미 평화협정 카드를 치켜들었다. 그거 좋지만 ‘평화협정→주한미군 철수→적화통일’ 야욕이 숨겨진 카드 아닐까. 남측의 열성 김일성 신도들, 사회주의 신봉자들과 손잡고…. 경찰국가의 존재는 지구 종말까지 절실할지도 모른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