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이승철 (수원 5)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대표의원
최근 일어난 국정 교과서 파동에서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거짓과 편향적인 역사서술에 선동된 국민들이 이처럼 많았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역사학자들은 물론 일선 교사들, 학부모들이 혹시 역사 도서와 역사 교과서를 혼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교과서는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식을 쉽고 체계적으로 편집한 학생용 도서다. 보통교육의 단계에서는 심오한 진리 탐구보다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기본적 품성과 보편적 자질을 배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데 보통교육 과정에 있는 학생들은 사물의 시비, 선악을 합리적으로 분별할 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에 가치편향적이거나 왜곡된 학문적 논리를 스스로 비판해 수용하는 일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점이 바로 공교육을 책임지는 국가가 교과용 도서에 관여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국정화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재판관들도 “교과서의 국정 제도 하에서도 운영 여하에 따라서 오히려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일부 교과서에서 북한 김일성 주체사상을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고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으로 소개하고, 북한 관련 기술에선 ‘독재’라는 단어가 2번, 남한 관련 기술에선 24번 언급될 정도로 남한을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젊은 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길러주기는커녕 잦은 사실 오류와 이념 논쟁, 편향적 서술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검인정제, 나아가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추세임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교과서라는 카드를 꺼내 든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교육부는 오류와 편향적 서술 부분에 대해 적법하게 수정 명령을 했지만, 집필진들이 이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과 2심 모두 패소한 후에도 다시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법령에 규정된 수정 명령을 거부하고 소송을 일삼는 몇 년 동안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학생들이 받았다. 이에 대통령이 고육지책으로 국정제를 펼쳐 보인 것이다.

지난 15일 경기도의회에서는 여야 간 몸싸움 끝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만 참석한 본회의장에서 반쪽짜리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촉구 건의안’이 날치기 통과됐다. 아직도 국민들의 뇌리에 ‘국정화는 유신시대로의 퇴행’이라는 이미지가 깊이 새겨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정화 반대 촉구 건의안을 저지하기 위해 나선 도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의 모습을 보고 현 검정 교과서의 문제점과 국정화의 필요성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과서 국정 제도가 교육이념과 현실에 비춰볼 때 가장 합리적이고 바람직하다고 고집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종북좌편향 사상이 깔린 현 역사 교과서를 균형잡힌 교과서라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소한 박 대통령이 태어나기 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좀 더 일찍 살해했어야 한다는 식의 역사 수업이 교실에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승철 (수원 5)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대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