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4호 태풍 '매미(MAEMI)'가 한반도를 강타, 80명이 사망.실종되고 20여명이 매몰된 가운데 143만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등 사상 최악의 정전사태를 빚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강풍으로 대형 컨테이너 크레인이 줄줄이 넘어지고 철도 및 도로가 유실되면서 대규모 산업피해가 발생했으며 농작물 침수와 낙과 피해, 양식장 파손 등 수산물 피해도 상당한 규모에 달했다.
쌀농사는 계속되는 궂은 날씨에 이번 태풍피해가 겹쳐 지난 1980년(2천465만섬)이래 처음으로 3천200만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여 23년만의 대흉작이 우려된다.
태풍 '매미'는 12일 오후 4시10분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 수월봉기상대에 설치된 풍속계에서 초속 60.0m를 기록, 최대 순간풍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남해에 453㎜의 집중호우가 내리는 등 영,호남,중부지방에 140㎜이상의 비가 쏟아졌다.
'매미'는 13일 새벽 2시30분께 경북 울진 부근 해안을 통해 동해로 빠져나갔으나 낙동강 수위가 계속 높아지면서 부산지역에 홍수경보가 발령되는 등 태풍의 여파로 인명.재산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명피해.수몰 = 13일 오후 3시 현재 태풍 매미로 사망 50명, 실종 30명의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침수된 건물에 20여명이 갇혀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12일 밤 11시께 전남 여수시 안산동 부영여고 인근 야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김모(42)씨 집을 덮쳐 김씨의 부인 최모(36)씨와 7살, 5살 남매가 숨졌다.
13일 오전 3시께는 경남 의령군 가례면 양성마을 계곡물이 불어 가옥 5채가 유실되면서 주성추(73)씨 등 일가족 5명이 사망했으며 김봉식(63)씨는 실종됐다.
이날 오전 2시께 거창군 가북면 중촌리 다전마을 주택 9채가 산사태로 매몰되면서 이 마을 이기환(67).김영순(65.여)씨 부부가 실종되고 김모(67.여)씨 등 3명이 부상했으며, 오전 6시께는 강원도 삼척시 오분동 백경도(72)씨 집이 매몰되면서 잠을 자던 백씨와 손녀 자욱(16)양 등 2명이 숨졌다.
오전 3시께는 경남 마산시 합포구 해운동의 지상 6층 지하 3층 건물인 해운프라자가 물에 잠기면서 건물 지하 노래방 등에 10-27명이 갇혀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구조작업이 진행중이다.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소방차와 양수기를 동원, 물빼기 작업에 주력하고 있으나 양수기 부족 등으로 9천여t에 이르는 건물안 물을 3분의 1가량만 빼내는 데 그쳐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물 안에서는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유류품이 다수 발견돼 건물침수에 따른 수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악의 정전사태 = 12일 오후 4시께부터 부산을 시작으로 울산.경남, 대구.경북, 전남, 제주 등 남부지방 143만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겨 약 500만명의 주민들이 어둠속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울산.온산공단과 여수, 대구 성서공단 등에는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S-오일, SK, 금호P&B 등 34개 석유화학업체들이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부산의 매리.물금취수장과 덕산.화명정수장도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돼 부산시내 100여만가구에서 4시간 이상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울산지역도 한전선로의 40%인 48개 선로가 끊어지고 변압기가 고장나 15만여가구가 정전됐고 경남 전역에서 전신주가 부러지고 전선이 끊기면서 55만3천여가구가 정전됐다.
대구와 경북지역도 19만여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으며 대구 동구와 수성구 지역도 정전에다 수돗물 공급도 끊기고 전화도 불통됐다.
12일 오후 10시15분께는 고리원전 3.4호기가 송전선로 이상으로 원자로와 터빈 발전을 정지한데 이어 고리 1.2호기도 13일 0시16분께 발전을 정지했다.
월성원전 2호기는 12일 오후 11시17분께 주변압기에 이상이 생겨 터빈이 정지됐고 월성 1호기는 원자로 출력을 92%까지 낮춰 운전중이다.
◆ 열차 탈선. 철도.도로 유실 = 이번 태풍으로 철도는 새마을호 열차가 탈선한 중앙선과 태백.여천.전라.영동선 등 5개 노선 10곳에서 열차운행이 중단됐다.
중앙.중부내륙.구마 등 3개 고속도로와 49개 국도에서 산사태 및 낙석, 침수, 도로유실 등으로 차량운행이 통제됐다.
13일 0시44분께 충북 단양군 단성면 북하리 중앙선 상행선에서 산사태가 나면서 낙석이 발생, 안동발 청량리행 새마을호 열차 3량(객차 1량 포함)이 탈선해 승객 28명이 부상했다.
철도청은 이날 오전 긴급 복구작업을 끝내고 오후 2시부터 중앙선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12일 오후 7시10분께 태풍에 따른 해일로 해안선 구간인 신풍-여수(익산기점 191㎞)구간이 일부 선로 유실로 14시간째 열차운행이 중단됐다 13일 낮 12시를 기해 운행이 재개됐다.
경전선도 군북-평촌, 덕산-진주 2개 구간에서 선로유실 및 노반 붕괴 등으로 열 차운행이 중단됐다 12일 오후와 1
태풍 남부 강타, 최악 정전사태
입력 2003-09-13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3-09-13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종료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