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의정부 도심에 멧돼지가 자주 출현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지난 8일 의정부시 가능동 중랑천변 조깅코스에 멧돼지 3마리가 출몰해 시민을 놀라게 했다.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멧돼지는 인근 야산으로 달아났다.

지난달 26일에는 의정부시 가능동 미군부대 인근에서 무게 50∼60㎏인 멧돼지 2마리가 나타나 1마리가 실탄 4발을 맞고 사살됐다. 이에 앞서 같은 달 18일 새벽 어수정 어린이공원일대에서도 멧돼지가 모습을 드러내는 등 9∼10월 의정부시내에 멧돼지가 6번이나 출현했다.

의정부시는 잦은 멧돼지 출현으로 시민이 불안해하자 멧돼지 기동 포획단까지 운영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한상훈 박사는 잦은 멧돼지 출현에 대해 24일 "이 시기는 작년에 태어난 어린 멧돼지들이 독립하는 시기"라며 "독립한 멧돼지들은 3∼4마리씩 무리를 짓고 새로운 영역 구축을 위해 활발히 돌아다니는데, 이때 도심 안까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박사는 "도시로 나온 멧돼지는 건물 안이 안전하다고 인식하고 들어오려 한다"며 "멧돼지가 상가 건물 등에 진입해 난동을 피우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멧돼지는 원래 겁이 많고 유순하지만 낯선 도심으로 들어오면 겁에 질려 극도로 흥분하게 된다. 이때 사람을 만나면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해 먼저 몸으로 들이받거나 날카로운 이로 물어뜯으며 공격한다.

실제로 2013년 9월 경기도 포천시 신읍동의 한 교회 뒤편에 나타난 야생 멧돼지 1마리가 난동을 부려 행인 조모(74)씨 등 2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멧돼지는 다른 행인 3명도 공격해 타박상 등 경상을 입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도심 속에서 멧돼지를 마주쳤을 땐 어떻게 해야할까.

전문가들은 가만있는 것도, 달려서 도망가는 것도 위험하다고 설명한다.

한 박사는 "흥분한 멧돼지는 가만히 있는 사람도 먼저 공격하는 경우가 많고, 또 달려서 도망가면 더 흥분해 쫓아와 공격한다"며 "멧돼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주변 시설물을 이용해 빨리 몸을 숨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