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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부터 LED 이용 부조 시리즈등 선봬
‘사운드·빛·전자파’ 공감각적 작품 주목


메라 남 하이, 2014
전자파와 비닐, 턴테이블, 가구를 악기 삼아 작곡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하룬 미르자(사진)’의 국내 첫 개인전 ‘하룬 미르자:회로와 시퀀스’가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하룬 미르자(Haroon Mirza·영국)는 사운드와 빛의 파장 그리고 전자파의 상호작용과 마찰을 실험하는 설치 작업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다양한 기성제품과 시간을 베이스로 하는 재료로 오디오 장치를 만들고, 이 작업들은 퍼포먼스, 장소 특정적인 설치, 움직이는 조각 등으로 구현한다.

소음과 사운드 그리고 음악 사이의 개념적 구분을 다시 생각하고 이 질문을 문화적 형식으로 분류하도록 유도한다. 2014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수상하며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다.

미르자는 백남준이 시도했던 콜라주와 개입, 차용과 전유를 그 어떤 작가보다도 정확하게 현대화하여 계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들을 연결하고 통합시키면서 매체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또한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공감각적 공간의 새로운 지각을 유도하며 사운드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3년부터 작업해오고 있는 LED를 이용한 부조 시리즈 ‘LED 회로 구성(LED Circuit Composition)’를 선보인다. 턴테이블 먼지 커버, 버려진 창문, 아크릴 등에 LED와 전선, 케이블 등을 섬세하게 연결해 빛을 노출시킨 작품이다.

이 작품의 사운드와 빛의 밝기, 소리는 그날의 태양광의 밝기에 따라 결정된다. 작품의 전원이 옆방에 설치된 ‘태양 교향곡(Solar Symphony)’ 시리즈와 태양 전지판과 연결된 시스템에 의해 결정되고 전달되기 때문.

태양 교향곡 시리즈는 태양 전지판의 반복적인 그리드(grid) 사이로 미세한 LED 불빛이 새어 나오며 분절화된 노이즈에 가까운 소리를 만들어낸다. 이 설치 작품들은 빛 에너지와 공간을 채우는 소리와 전자파에 이르기까지 시각, 청각, 촉각을 융합하는 공감각적 감각을 일깨운다.

구조화되고 분절되어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아담, 이브, 다른 것들 그리고 UFO(Adam, Eve, Others and UFO)’도 선보인다. LED 불빛을 내는 원형의 UFO와 연결된 8개의 스피커는 비트와 빛을 발산하며 시각과 청각의 다층적인 리듬을 들려준다.

관객들에게 전자 회로에서 비롯된 빛과 소리로 가득 찬 공간 속에서 새로운 몰입의 경험을 선사한다. 오는 29일 5시 개막행사가 열린다. 같은 날 4시에는 서울도시재생박물관 최재원 학예사의 강연이 2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된다. 전시기간은 10월29일부터 2016년 2월 7일까지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