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미사일기지 이전 약속후
힘들자 “존치”로 입장 바꿔
초우타이푹등 투자자 혼란
LOCZ 리조트 착공 지연도
투자의향자 “市 신뢰 하락”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내 고도제한 문제가 복합리조트 건물 높이를 150m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해결방안을 찾았지만, 그 과정에서 인천의 투자유치 행정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인천시는 뒤늦게 고도제한 문제를 인지했고, 문제 해결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며 투자자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앞으로 투자유치를 할 때 이번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단시티 내 고도제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말이다. 인천시는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사업자인 LOCZ코리아, 국방부와 복합리조트 건축 관련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인근의 공군 미사일(레이더)기지로 인해 건축물의 고도가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해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LOCZ코리아에 카지노 설립 사전심사 적합 통보를 하기 이전부터 인천시는 지속적으로 투자유치 협의를 진행했지만, 고도제한 문제를 몰랐던 것이다. 영종도 금산 미사일 기지 360도 반경에 있는 땅은 국방부와 건축 관련 협의를 하게 돼 있다.

인천시는 뒤늦게 문제를 인지한 뒤에도 이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투자자들에게 사실상 불가능한 미사일 기지를 용유도로 이전을 약속했다가 존치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현재 미사일 기지는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 있던 것을 옮긴 것이다.

기지 이전에만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었다. 지난 2005년 기지 이전을 기념해 ‘송도에서 영종도로 미사일 기지 이전의 발자취’라는 책을 발간한 인천시는 이 같은 역사도 모르고 섣부르게 용유도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가, 뒤늦게 존치로 방향을 바꿨다.

시는 존치로 방향을 바꾸고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아 시 행정의 신뢰도를 스스로 깎아내렸다. 미단시티에 170m 수준의 랜드마크 건립 계획을 갖고 있던 홍콩재벌그룹 초우타이푹(周大福)은 지난 3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천시에서 미사일기지를 옮긴다고 해 그런 줄로 알고 있었는데 다시 존치한다고 해 혼란스럽다. (인천시의 행정이) 예측 가능하지가 않다”고 했다.

인천시의 이 같은 대응은 LOCZ코리아의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도 지연되게 만들었다. 지난해 복합리조트 착공 계획을 갖고 있던 LOCZ코리아는 내년 초에야 공사를 시작한다.

익명을 요구한 인천 내 복합리조트 투자의향자는 “이번 고도제한 문제 해결 과정을 지켜보면서 답답했다. 수조원대 투자유치를 하면서 고도제한 문제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고, 미사일기지 이전과 존치를 왔다갔다하면서 투자자가 인천시를 신뢰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