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란 최악의 정치제도지만 그보다 나은 제도도 없다(Democracy is the worst form of government, except for all the others)’. 윈스턴 처칠의 명언이다. 기원전 그리스에서 싹튼 민주주의는 몇 천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발전 완성 시키려는 불변의 ‘보다 나은’ 정치제도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민주주의엔 결정적,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민주주의가 싫은 세력이 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 민주주의를 거꾸로 이용, 민주주의를 파괴하는데도 방지수단이 없다는 거다. 1935년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당만 해도 적법한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의회에 진출했고 민주적인 절차로 독재 권력을 장악, 악명 높은 제3제국(Third Reich→세 번째 독일)을 건설했다. 그 결과 2차대전의 비극과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의 참극은 빚어졌고….
그래서 1949년 서독 건국 주역들이 주장, 실천했던 게 이른바 ‘방어적 민주주의’였다. 민주주의를 단속, 균열을 방지하고 건실하게 이끌자는 것이었고 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쓴 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짓, 그런 무리를 단죄하자는 민주주의 방어 수단이었다. 바로 그런 수단의 행사 중 하나가 1952년 독일사회주의제국당의 강제 해산이었고 나치 이념이 이유였다. 그로부터 4년 후 해산된 독일공산당도 반민주적이라는 이유로 해산당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선 내란을 음모, 국가 전복을 꾀하려던 이석기의 통합진보당이 작년 12월 해산 판결을 받자 오히려 ‘민주주의 말살’이라며 악을 썼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당리당략이냐 ‘국리국략’이냐부터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새누리당 정부를 위함이고 독재와 친일 미화를 위함이라면 반대하는 게 옳다. 하지만 국리국략, 오로지 나라의 장래가 걸린 올바른 청소년 교육을 위함이라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야당이 할 일은 과연 국사 교과서 내용 중 뭐가 어떻게 80% 이상이나 좌 편향이고 독소 대목인지 조목조목 따져보는 게 우선이고 당위다. 그런데도 반대만 하는 건 80% 이상 좌 편향이 옳다는 거나 다름없다. 국가는 영원하다. 정부와 국가를 혼동하는 정당은 존재 가치가 0.1%도 없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