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짝퉁가이드들 유커에 잘못된 관광안내 ‘수두룩’
자격미달 현지인이 독점 활동 ‘질 저하’
역사전쟁만 할게 아니라 ‘한국사 날조’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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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수원대 교수·객원논설위원
“코끼리는 보지 못했으나 악어는 수두룩했다. 악어는 인육(人肉)을 먹는 공포의 괴물이다. 몇몇 야만인들은 악어 뱃속에서 절반쯤 먹어치운 어린이 시체가 한꺼번에 셋이나 나온 경우도 목격한 적이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열대우림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멜표류기로 알려진 이 책은 1668년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최초로 간행된 이래 1670년에는 프랑스어로, 1672년에는 독일어로, 1704년에는 영어로 각각 번역 출판되어 유럽전역에 퍼졌다.

신라의 왕도(경주)는 중국 시안(西安)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며 삼국시대의 의복과 금속활자는 중국 것과 똑같다. 고려청자는 당삼채(唐三彩)를 흉내낸 것이며 자격루(물시계)와 측우기는 모두 중국에서 들여간 것이다. 한글은 창살을 본 따 만들었고 허준은 대장금의 스승이다. 정조는 중국의 신하인 탓에 화성행궁을 북경 자금성의 화장실 만하게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여전히 중국의 속국(屬國)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전부 가짜로, 진품은 모두 일본에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에 수집한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들의 안내오류 사례들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언감생심이고 일본의 식민사관보다 더 심하다. 우리나라 땅에서, 그것도 조상들의 얼이 서린 역사현장에서 무자격 관광가이드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고유의 문화유산을 유린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희화(戱化)하는데는 불쾌하다 못해 어이가 없다. 역사문맹인 국민들이라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근래 들어 급증한 외국인 방한객수가 배후요인이다. 국내방문 외국인수가 2008년 689만 명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천420만 명으로 6년 만에 2배나 신장한 것이다. 중국인 유커(遊客)들의 방한 격증은 점입가경이어서 작년 기준 외국인 관광객 2명 중 1명이 중국인이다. 중국인 대상의 싸구려 관광이 근본원인인데 유커들의 ‘통 큰’쇼핑에 주목한 국내 여행사와 면세점간의 치열한 경쟁이 한몫 거들었다.

돈이면 지옥도 마다않는 저질가이드들의 기승은 압권이었다. 중국관광객수가 폭증한 반면에 한국정부 공인의 중국어 관광안내통역사수가 턱없이 부족한 때문이다. 정부는 2009년 9월부터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제를 실시해 매년 1, 2회 필기와 면접시험으로 선발하고 있으나 중국어 관광가이드 합격률이 지나칠 정도로 낮다. 한국인 응시자들에게 중국어시험이 특히 어려운 탓이다. 반면에 중국인들에겐 땅 짚고 헤엄치기여서 중국인 및 중국동포 등이 국내에 대거 몰려와 중국어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관광객 유치실적 상위 30위 전담여행사 관광가이드들 중 중국국적 75%, 대만국적 9%인데 반해 한국국적은 16%에 불과한 점이 상징적이다.

이방인 가이드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케 했으니 해프닝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관광통역안내사 필기시험에서 한국사와 관광자원해설 교과목의 점수비중이 각각 40%와 20%로 압도적인데다 각 과목별로 60점 이하는 불합격인데 중국인들이 어떻게 난관(?)을 극복했는지 의아하다. 더욱 문제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방한할 때 동반입국한 중국인 현지가이드들이다. 이들은 중국에서의 출발부터 귀국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정을 거의 독점적으로 소화해내고 있는데 그 숫자 또한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쇼핑센터에서 제공하는 매출액의 18% 리베이트에 관광객들이 주는 팁이 전부이니 양질의 관광안내서비스 제공은 언감생심이다.

유커들이 다시 몰리고 있다. 메르스로 한산했던 서울 명동거리에 점차 활기가 돌아 반갑다. 삼삼오오의 2030대 중국인 여성관광객수가 크게 증가했다. 가이드의 도움 없는 배낭여행이 세계적 대세인 것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해외여행붐이 아직 초기단계임을 감안할 때 향후 패키지방한객의 점증도 불문가지이다. 국내 관광업체들 간의 과당경쟁은 또 다른 변수이다.

만리장성은 중국의 역사 때문에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정부의 짝퉁가이드 근절대책은 별로이다. 국사전쟁만 할 것이 아니라 나라밖의 한국사 및 고유문화 날조에도 신경써야하지 않겠나.

/이한구 수원대 교수·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