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성이는 할머니와 여동생과 지하 단칸방에서 살았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주변 불량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다 절도로 보호관찰을 받았다. 나쁜 맘이 들 때마다, 자신을 믿어 주었던 분들이 생각나, 몇 번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했다. 당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을 때, 여러 번 먹을거리와 생활용품을 한가득 안고 자신의 집을 찾아와 용기와 희망을 주셨던 법사랑위원님과 보호관찰소 선생님이 생각났다 했다.
반듯하게 성장한 청년 대성이를 보면서 언젠가 읽었던 긍정 심리학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1950년, 주민 대부분이 지독한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던 하와이 북서쪽의 카우아이 섬은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청소년 비행·범죄율이 높았다. 1955년에 이 섬에서 태어난 전체 신생아 833명을 대상으로 어른이 될 때까지 40년에 걸쳐 추적 연구를 하면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201명을 분류하여 관찰한 결과 이 중 72명이 올곧게 성장하였다.
이들 72명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자신을 전적으로 믿고 지지해준 어른이 1명 이상 존재했다는 것이다. 부모 또는 교사뿐만 아니라, 고아원 보모, 동네 어른, 친척 등 누구든 자신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 주고 지지해 주었던 분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분명한 범행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들은 피해망상 등 정신장애가 있거나, 폭력이나 성폭력을 비롯한 강력범죄 누범자들이었다. 경기대 이수정 교수는 “얼핏 보자면 묻지마 범죄자들은 대부분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사회적 외톨이일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런 사실 자체가 범행동기이기보다는 정신상태가 정상이든 비정상이든 간에, 장기간 사회 혹은 타인으로부터의 무시와 냉대를 받아온 것, 또는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만큼은 일관된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가정해체, 궁핍한 가정환경, 정신적 문제 등의 요인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이 28만여명에 이르고, 이들이 청소년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40%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이 무시와 냉대, 차별을 받지 않도록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대성이가 그러했듯이, 전적인 믿음과 지지가 이들이 맞닥트린 시련과 역경을 이겨낼 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장흥수 부천보호관찰소 집행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