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전역 29개지점 182명 바리스타 ‘행복한 타임’
세대간 소통 매개체로 창조적 복지 ‘자리매김’
20, 30대 젊은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누고 환한 미소로 커피를 내리는 어르신들을 보면 세대 간의 몰이해와 갈등이라곤 전혀 찾을 수 없다. 카페는 어르신들의 자부심과 젊은이들의 이웃을 보듬는 마음이 오고 가는 따듯한 현장이다.
행복한 노년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건강한 육체와 건강한 정신이 수반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미소 가득한 어르신 바리스타에서 보듯 고립되지 않은 주체적인 사회생활은 건강한 정신을 갖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과거 노년은 청춘을 뒤로 한 채 한발 물러나 있는 삶을 떠올리게 했지만, 이제는 60 청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전히 ‘현역’의 마음으로 사시는 분들이 많다.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 WHO가 발표한 ‘노령화와 보건 2015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 시대의 해답으로 노령층이 경제, 사회적 활동을 수반한 ‘건강한 늙음’을 유지할 수 있는 보건 정책과 노인 친화적 도시 만들기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 화성시는 어르신들이 당당하게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시 대표 노인일자리 브랜드로 ‘노노카페’를 만들었다. 노노카페는 영어의 ‘NO’와 한자의 ‘늙을 로 : 老’를 합친 말로 ‘늙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이름 그대로 화성시 전역 29개 지점에서 182명의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따듯한 활기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노노카페는 2017년까지 100개 지점에 1천명의 어르신 바리스타를 배출할 계획이다.
노노카페 사업은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도움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은 예산 후원으로 매장과 집기들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왔고, IBK기업은행과 농협, 한국농수산대학교, 남부 종합사회복지관 등 여러 기관은 무상으로 소중한 공간을 내주었다. 시민들은 편견 없이 어르신들의 커피를 사서 마셨다.
노노카페는 오래전 동네 어귀의 느티나무 아래 평상처럼, 시민들의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왔던 커피를 어르신들의 사회활동과 세대 간 소통의 매개체로 활용해 전국 지자체는 물론, 유럽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성공한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는 전국에 계신 모든 어르신이 연륜과 열정을 지역사회에서 펼칠 수 있도록, 올해 초 전국 29개 지방자치단체장이 모인 ‘전국 사회연대 경제 지방정부협의회’에서 노노카페 브랜드 무상 제공을 약속했다.
이제 복지도 ‘창조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노노카페를 통해 어르신들이 여전히 청년과 같은 열정을 지니고, 사회와 소통하고 싶어 함을 알았다. 또한 건강한 노년으로 살 기회가 많을수록 사회가 건강해짐을 보았다. 어르신 셰프들의 손맛을 살린 음식점이나, 손주를 돌보는 마음을 담은 탁아소처럼 제2, 제3의 노노카페와 같은 성공사업이 만들어질 수 있다. 어떤 형태가 되었든,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가 다양한 변주를 통해 창조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따뜻한 공동체의 힘으로 따듯한 공동체를 확장 시키는 꿈이 현실이 되어가는 기쁨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채인석 화성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