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 내 엑스포시티 추진 여부에 대한 결정이 지연되면서 각종 피해가 우려된다. 이른 시일 안에 이와 관련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인천시는 엑스포유니버스코리아 측과 1년이 넘도록 엑스포시티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

엑스포시티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가구·실내장식품·소품 전시장인 월드마켓센터(World Market Center Las Vegas)와 유사한 형태다. 연중 상설로 다양한 상품이 있는 전시장을 운영하고, 전시장을 방문하는 업체나 개인에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에서는 엑스포시티가 송도국제도시 물류·관광·마이스 등 산업 발전에 필요한 앵커시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송도 6·8공구 남단 약 152만㎡ 부지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엑스포유니버스코리아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엑스포유니버스코리아 측은 시가 제시한 수준보다 낮은 조성원가에 땅을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고, 구체적 투자계획이나 자금조달계획을 내놓지 못하면서 협상은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전체적인 그림이나 경제적 효과가 있지만, 사업 각론에 들어가면 협의가 안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투자계획서 등을 제출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고, 현재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같이 엑스포시티 관련 계획이 확정되지 못하면서 6·8공구 개발 방향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151층 인천타워 무산 등 SLC(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의 사업규모를 축소시키고 6·8공구 내 개발계획을 새로 수립할 예정이었다.

총 사업비 20억원, 올해 예산으로 4억원을 반영했지만, 엑스포시티 추진 방향에 따라 계획이 변경될 여지가 커 용역발주 자체를 못하고 있다.

송도 6·8공구 내 토지매각이나 각종 사업추진도 지연되고 있다. 세대 수 조정 등으로 사업성을 높여야 하는 데, 엑스포시티 지연에 따라 개발계획수립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엑스포시티 예정지에 사업부지가 있는 SLC가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A11블록에서 힐스테이트 브랜드 아파트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친 SLC는 2단계로 A13, A14블록 공동주택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었는데, 엑스포시티 관련 결정이 늦어지면서 해당 토지매입도 미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행정기관이 예측 가능한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며 “엑스포시티를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빨리 매듭을 짓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