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공(中共)’과 ‘자유중국’으로 불렸던 중국과 대만의 정상이 1949년 분단 후 66년 만에 만났지만 참 별난 정상회담이었다. 무엇보다 상대국 국명 호칭부터 ‘중궈(中國)’와 ‘타이완(台灣)’이 아닌 ‘량안(兩岸)’이다. 대만 해협 양 언덕이라는 뜻이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일부 지방정부로 여겨 ‘타이완’으로 부르기를 피하고 타이완 또한 66년 적대관계였던 중국을 ‘중궈’로 부르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지난 7일 오후 싱가포르 산그리라(Shangri-La)호텔―중국식 호칭 ‘향격리랍(香格里拉:시앙꺼리라)’ 호텔서 만난 두 정상은 서로 간 호칭 또한 ‘시 주시(習 主席)’와 ‘마 쭝퉁(馬 總統)’이 아닌 ‘시엔성(先生)’으로 불렀다. 뉴욕타임스야 ‘프레지던트 시진핑’과 ‘프레지던트 마잉쥬’가 만났다고 했지만…. 회담 스타일 역시 주거니 받거니 대화가 아니라 시 주석이 먼저 원고를 읽으며 조곤조곤 말하자 마 총통이 받아 적었고 그런 다음 마 총통도 원고를 읽는 식의 희한한 회담이었다.
어쨌든 중국 언론은 1945년 마오쩌둥(毛澤東)과 쟝지에스(蔣介石) 회담 사진을 띄우며 시·마 두 정상의 만남이 ‘역사적 만남(歷史性 會面)’이고 그들의 악수가 ‘대 악수’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회담 후 공동성명이나 협정 서명도 없이 관계 개선과 경제 협력 강화, 타이완 해협 평화 발전 등을 논의했고 시 주석은 형제 핏줄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 시점의 시·마 정상회담 의의가 뭘까. 대만 총통 선거가 코앞에 닥친 내년 1월이고 야당인 민진(民進)당의 차이잉원(蔡英文·여) 주석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그녀는 이번 정상회담을 반대했다. 게다가 6일 밤 타이베이(台北)시 타이완 입법원(국회) 앞에선 중국의 영향력 강화에 반대, ‘타이완 주권은 양도하지 않는다’는 철야시위가 벌어졌다.
시·마 ‘량안 시엔성(兩岸 先生)’이 만난 건 타이완의 대중(對中)관계 조타수는 친중 국민당이어야 하고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의 정책이 최선이라는 걸 중국이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주가 아닌 차이 민진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중·대 관계는 위험한 ‘重大 관계’가 될 거다. 한 핏줄의 양안 통합 문제도 간단한 게 아니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