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에 필자에게 있었던 일이다. 서울에서 천안으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두 차례의 환승을 거쳤는데도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하고 아픈 다리를 비비 꼬고 있던 중에 마침 필자의 바로 앞에 자리가 생겨 앉으려는 순간 어디에선지 5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뛰어와 마치 자신의 자리인 냥 자리를 잡고 앉아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필자는 그 분에게 ‘괜찮다’는 표정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여러 정류장을 거치는 동안 필자가 내리지 않자, 그분은 저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양심에 걸려서… 앉으실래요?’라며,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아직도 많은 정류장이 남아 있었으나 그분의 양심이 너무 아름다워 행복한 마음으로 끝까지 자리를 양보해 드렸다.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자리에 앉아 연신 미안해하신 그분의 마음이 전해진다.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삶의 울타리 안에 평안함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삶이란 들판에 거세지 않게 가슴을 잔잔히 흔들어 놓는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라는 어느 시인의 노래가 생각난다.
그 분의 양심이 준법정신의 출발선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양심은 필자에겐 고통을 참아낼 수 있는 힘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고, 마음을 평안하게 유지해 주어 양보라는 미덕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함께 사는 사람들이 나의 것이라고 믿었던 것을 빼앗으려고 할 때 분노하고 그 순간 미움이 싹트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양보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성옥 평택경찰서 형사지원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