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도 때로는 헤까닥 도는 거 아닐까. 독일 자동차 폭스바겐은 이제까지 문제가 된 배기가스 부정 조작 말고도 일부 모델의 인증수속에서 이산화탄소(CO2)배출량과 연비(燃費)의 숫자를 실제보다 낮게 설정했음을 인정했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그렇게 새로운 부정이 발각된 건 디젤차를 중심으로 약 80만대, 개선대책 비용만 약 20억 유로(약 2조7천억원)라고 했다. 폭스바겐은 이미 디젤차 약 1천100만대에 부정 소프트를 사용, 검사 때의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도로 주행 때보다 낮게 조작됐던 게 발각돼 모두 회수됐고 무상수리 비용으로 무려 67억 유로를 계상(計上)했다는 거 아닌가. CEO도 사퇴했다. 그 덕(?)에 지난 1~9월 판매대수 1위를 차지한 건 일본 차 토요타(TOYOTA)였다. 폭스바겐이 743만대, 토요타가 749만대를 팔았다는 거다. 4~6월까지만 해도 뒤처졌던 토요타가 3개월도 안돼 폭스바겐을 앞질렀다고 지난달 27일 CNN이 보도했다.
그런데 좋아했던 토요타 등 일본의 기가 갑자기 팍 꺾였다. 왜? 이번엔 토요타, 폭스바겐 등 세계 유명 자동차로부터 에어백 리콜 사태가 벌어졌고 그게 바로 일본계 글로벌 에어백 공급업체인 타카타(TAKATA) 제품이기 때문이다. 타카타 에어백 리콜 사태는 수십 개 자동차 메이커에 미쳤고 미국에서만 3천380만대가 리콜을 했는가 하면 미국 사법부가 리콜 대응에 태만했던 미국 내 토요타에 부과한 제재금만도 12억 달러라고 했다. 그뿐인가. 자동차 사고 때 운전대로 튀어나와 목숨을 건져주기는커녕 최근 미국에서만 타카타 에어백 불량 작동으로 7명이 죽고 100여명이 부상했다는 거다. 게다가 정면뿐 아니라 측면 에어백까지 문제다. 기업도 진실하고 정직해야 오래 산다. 안 그러면 죽는 건 시간문제다.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맥주, 이름도 긴 미국 맥주 ‘밀러 밀워키 베스트 프리미엄(Miller Milwaukee’s Best Premium)’은 또 유통기간 조작이 드러났다. 미국 위스콘신 주 남동부의 호반도시(밀워키)의 물방아간 주인(밀러)이면 방아나 잘 돌릴 것이지 웬 맥주 메이커란 말인가. 자동차 운전도 에어백도 무섭고 징그럽고 맥주 맛까지 싹 가시는 거 아닌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