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연 인천시 수질환경과장
이의연 인천시 수질환경과장
굴포천은 인천 부평구에 있는 금마산 칠성약수터에서 발원해 부평구와 경기도 부천시, 김포시를 거쳐 한강으로 흐르는 하천이다. 굴포천은 하천 유역 중 40%가 한강 수위 이하의 저지대로, 과거부터 집중호우 시 침수 피해가 되풀이되던 하천이다. 1987년 7월 사망 16명, 이재민 5천427명 등 굴포천 유역에서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국가는 1992년 12월 굴포천 방수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여러 이유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했다. 1999년 8월 집중호우로 또다시 이재민 2천539명, 농지 침수 21.72㎢, 주택·공장 침수 798개소 등 치수사업이 진행되는 기간에도 수해는 계속됐다. 2008년 이후 굴포천 방수로 사업은 4대강 사업의 하나인 경인아라뱃길 사업으로 변경됐다. 국가가 아라뱃길 사업을 통해 굴포천의 ‘홍수 예방’과 ‘뱃길 조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 보니, 아라뱃길 오염 방지를 위해 굴포천의 물이 아라뱃길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보(洑)가 설치됐다. 이 때문에 굴포천은 과거보다 유속의 흐름이 거의 없는 호수로 변모했다.

굴포천의 물이 정체되면서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 비가 올 경우에는 홍수 예방을 위해 보를 여는데, 이 물이 아라뱃길 녹조 발생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염분 농도 차이에 의해 민물고기 떼죽음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보 때문에 물이 썩고, 비가 올 때만 보를 열다 보니 굴포천과 아라뱃길 모두 수질오염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고자 인천시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수십 차례 중앙정부에 굴포천을 국가하천으로 지정·관리해 달라고 건의했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타 시·도와의 형평성과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거절하고 있는 상태다.

굴포천이 국가하천으로 지정되어야 하는 이유는 하천 길이가 15.31㎞, 유역 면적이 131.75㎢, 인구 200만이 넘는 도심지를 관류하는 하천으로 ‘하천법’ 제7조 규정의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국가가 아라뱃길을 조성하면서 굴포천을 거대한 호수로 변모시킨 점, 굴포천과 아라뱃길을 함께 관리할 때 수질오염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점도 국가하천으로 지정해야 하는 이유다. 전국에서 3개의 광역시·도를 흐르면서 관리 주체가 다원화되어 있는 지방하천은 굴포천이 유일하다. 굴포천과 인접한 기초자치단체들(인천시 부평구, 계양구, 서울시 강서구, 경기도 부천시, 김포시)은 재원 조달의 어려움과 이원화된 관리 체계에 부딪혀 효과적인 하천 유지·관리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굴포천은 국가하천인 한강과 아라뱃길을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있다. 굴포천을 국가하천으로 지정해 체계적인 관리·개발 방안을 수립한다면,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인천 도심에서 출발해 굴포천, 아라뱃길을 거쳐 한강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지역의 대표적인 수변 공간이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

/이의연 인천시 수질환경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