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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19, 미국에선 거꾸로 911이 긴급전화다. 2001년 뉴욕 테러는 9·11이었고 이번 파리 테러는 예수교도들이 질색하는 ‘13일 금요일’ 밤이었다. 예수의 ‘최후의 만찬’ 멤버가 13명이었고 배신자 유다가 13번째 의자에 앉았을 뿐 아니라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처럼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승천한 날도 13일 금요일이었다. 그래서 그 날엔 중대사 결정이 없다. 첨단무기의 미 해군까지도 13일 금요일엔 배를 진수시킨 적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9·11 테러 주범인 저승의 전 알 카에다(Al Qaeda)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Laden)과 이번 파리 테러분자들이 테러 D데이를 교감, 맞췄던 거 아닐까. 어쨌든 이번 파리 동시다발 테러는 끔찍했다. 어제 낮 현재 사망자 129명, 부상자 352명, 외국인도 다수라고 했다.

극장, 축구장 등 6곳 동시다발 테러에다 바타클랑(Bataclan)극장에서만 100여명이 AK47 소총 난사로 목숨을 잃었다. 사살된 범인 8명과 도망친 범인들이 모두 이슬람 극단세력인 IS라니, 얼마나 지독한가. 그들은 목숨 건 테러를 서슴지 않는다. 그런 테러도 ‘성전(聖戰:Jihad)’이라 일컫는 성전주의자(Jihadist)들이다. 지난주 아프가니스탄 남부 자불(Zabul)에선 어린이 3명까지도 참수했다. 그 또한 성전인가? 그들이나 이번 파리 테러범들이나 알라만이 위대하다며 예수교도를 혐오한다. 프랑스 국적으로 밝혀진 이번 범인 중 하나도 다를 바 없다. 6천600만 프랑스 인구의 10%가 모슬렘인데다가 미국과 함께 IS 공격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이유로 테러 대상이 된 거다. 게다가 주간지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가 무엄(?)하게도 이슬람 성전(聖典) 코란이 ‘똥(merde:메르드)에서 나왔다’는 풍자만화를 실어 지난 1월에도 12명이 피살당했다.

종교 간엔 상호 존중, 공존하는 게 당연한 보편적 가치다. 극단 테러조직이야 제거 대상이지만 타 종교를 매도하는 건 터부다. 그런데 파리가 그토록 무방비 상태였던가. 이달 하순 유엔기후변화대처 체약국회의(COP21) 파리 개최로 경계를 강화한다는 게 그토록 당한 거다. 대한민국, 얼마나 좋고 좋은 땅인가! 모른다면 눌어붙을 자격도 없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