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권력(公權力)이 뭔가. 국어사전은 ‘국가 또는 공공단체가 우월한 의사의 주체로서 국민에 대하여 명령, 강제하는 권력’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마디로 ‘정부의 힘(government power)’이 공권력이고 ‘법 집행 권위(law enforcement authorities)’가 공권력이다. 그런데 정부의 힘인 공권력이 바람 빠진 타이어나 터진 고무풍선의 ‘空權力’이 된다면 어떤가. 그게 바로 무정부 상태의 ‘공궐력(空厥力)’이다. 나라의 법 집행 권위가 무너지면 또 뭐가 되나? 불법, 무법, 비법(非法), 탈법 천지가 돼버린다. 중국에선 공권력을 ‘공법권력(公法權力:꿍파취엔리)’이라고 하지만 비슷한 뜻이다. 공권력이 살아 있어야 국가다. 어느 삼류 집단이 정권을 잡은 국가라도 다르지 않다. 公이란 국유의, 공유의, 공공의 公이고 공동 공통 공인의 公이기 때문이다. 공권력이 시퍼렇게 살아 있어야 나라고 행사할 수 있어야 정부다.
하지만 지난 주말 대한민국 심장부인 서울 광화문광장은 ‘空權力’의 무정부상태였고 무법천지였다. 어느 선진국 경찰이 폭력시위대에 100여명이나 북어처럼 얻어맞고 경찰 버스 50여 대를 파손당할 수 있다는 건가. 경찰 폭행이나 폴리스 라인 침범은 선진국에선 상상도 못한다. 총격당하기 일쑤다. 그야말로 ‘무서울 공’자 ‘恐권력’이다. 恐권력이 아닌 空권력 하나만 봐도 우리의 선진국은 요원하다. 시위대 부상은 평화시위가 아닌 과격 폭력 시위 탓이다. 불법 폭력 파괴시위를 진압하지 못하고 방어만 하느라 밀리다가 얻어맞고 장비를 파손당하는 경찰이야말로 불쌍하고 가련하고 처량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야당에선 과잉진압이니 뭐니 어쩌고 저쩌고 했다. ‘과잉 진압’이라는 말도 글렀다. 수효가 많아 넘치는 게 ‘과잉’이다. 과잉이 아니라 과도, 과격진압이 적절한 말이다.
국민이 선정한 대통령을 물러가라는 건 ‘국민 물러가라’는 소리와 같고 국가 전복, 적화통일을 기도하던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건 국가 전복에 찬동한다는 거나 다름없다. 어느 나라나 좌파는 있다. 하지만 과도한 진압 정도가 아니라 인권, 인간 말살의 북한 정권에 동조하는 좌파는 용납될 수 없다. 처량 처절한 空권력이라니, 오호(嗚呼)라!
/오동환 객원논설위원